최종 업데이트 21.03.26 11:18

"하룻새 실투자금 5천→1억" 서울 재개발도 '오!' 효과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6일 서울 강서구 양천로 증미역사거리에서 출근길에 오른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실투자금 5000만원대 매물이 야권 후보 단일화 발표 당일 7000만원이 되더니 지금은 1억원까지 뛰었습니다."(서울 창동 A공인중개사사무소(공인) 관계자)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재건축시장에 불어닥친 선거 효과가 비강남권 노후 단독주택가로 확산하고 있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을 크게 앞서면서 재개발 추진구역 내 다세대·연립 가격이 치솟고 있다. 심지어 구역지정조차 이뤄지지지 않은 초기 재개발시장에 투자자들이 몰려들면서 일각에서는 ‘제2의 뉴타운 광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로 확정된 이후 서울 외곽지역 노후 주택 밀집지역에서 저가의 초기 재개발 매물을 구하려는 투자자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오 후보의 핵심 공약이 재건축·재개발 활성화, 뉴타운 정상화를 통한 18만5000가구 공급이기 때문이다. 오 후보가 박영선 후보와의 가상 대결에서 크게 앞서면서 2·4 대책 이후 신규매수자 현금청산 우려에 급랭했던 노후 빌라시장도 분위기 반전을 맞았다.


특히 오 후보가 도봉구 창동 일대를 강남역과 같은 북부수도권의 중심지로 육성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이 일대 저가 매물은 과열 양상마저 나타난다. 취득세율이 1.1%인 공시가격 1억원 미만 매물은 씨가 말랐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창동 A공인 관계자는 "오 후보가 창동 개발에 관심이 많다보니 하루에 문의전화가 40통도 넘게 쏟아진다"면서 "시간마다 가격이 바뀌고 있어 전화로 급박하게 계약하는 투자자가 다수"라고 전했다.
매수 수요가 몰리면서 집값도 급격히 뛰고 있다. 인근 B공인 관계자는 "물건을 달라고 여기저기서 난리라 이제 실투자금(매매가-전세가) 1억원 미만은 없다"면서 "서울에 유일하게 남은 소액투자처이다 보니 다주택자부터 사회초년생까지 손님들이 다양하다"고 말했다.
구로동 일대 분위기도 비슷하다. 오 후보가 구로차량기지를 신속히 이전하고 이 일대에 마곡지구에 버금가는 핵심 기능을 유치하겠다고 공약했기 때문이다. 이 지역 C공인 관계자는 "당선되면 집값 상승이 불을 보듯 뻔하니 집주인들 사이에서 ‘꽉 쥐고 있자’는 분위기가 퍼졌다"면서 "매물이 잠기니 실투자금 수천만원 수준이던 빌라 가격이 1억3000만원까지 올랐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누가 시장으로 당선되든 재개발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오 후보의 경우 이미 민간 주도 정비사업 활성화의 필요성을 주장한 상태이며 박 후보 역시 공공 주도라는 전제를 달긴 했지만 "강북의 저층 노후 주거지를 재개발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다만 투기성 매매가 잇따르면서 과거 뉴타운 광풍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과거 뉴타운 대상지가 우후죽순 늘어났지만 사업 추진이 중단되면서 난개발, 주민 갈등 각종 부작용을 낳았다"면서 "정비계획이 불확실한 극초기 재개발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전체 뉴스 순위

칼럼/MG툰

English News

전체보기

유튜브

전체보기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