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1.01.22 10:37

경영난 서울 특급호텔들, 주거복합타운 탈바꿈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경영난을 겪어온 서울시내 주요 특급호텔들이 잇따라 주거복합타운으로 탈바꿈한다. 대부분 강남, 용산 등 요지에 위치해 있어 지역내 랜드마크급의 고급 주거시설로 개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강남과 용산 등 주요지역에 위치한 호텔을 인수해 주거시설로 변경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특급호텔의 경우 입지가 워낙 좋아 주거시설로 개발할 경우 고급화가 가능하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르메르디앙 서울’은 지난 20일 현대건설과 부동산개발회사 웰스어드바이저스에 약 7000억원대의 가격에 인수됐다. 시행사 웰스어드바이저스는 개발을, 현대건설은 시공을 맡는 구조로, 강남 중심지인만큼 향후 아파트나 오피스텔, 복합상업시설 등 고급 주상복합시설로 개발될 가능성이 높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개발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호텔을 리모델링하는 것이 아닌, 주거시설을 포함한 주상복합 등으로 개발하는 방안이 고려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르메르디앙호텔의 대주주인 전원산업은 삼성증권을 매각주간사로 선정하고 지난해 4월부터 새 주인을 찾아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탓에 전반적으로 호텔 사업이 침체된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이 건물은 원래 1995년에 리츠칼튼서울로 문을 열였으나 1100억원의 대규모 리모델링을 통해 2017년 9월 르메르디앙호텔로 재단장했다. 지하 7층~지상 17층에 대지면적 1만362㎡, 연면적 60만5661㎡ 규모다.
이달말 영업을 종료하는 서초구 반포동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 역시 주상복합 개발이 추진중이다. 이 호텔은 1982년 강남권에 최초로 문을 연 특급호텔이다. 부지 면적은 9968㎡로 크지 않지만 입지는 탁월하다. 지하철3·7·9호선이 만나는 고속버스터미널역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 3500억원에 호텔을 매입한 부동산개발업체 더랜드 측은 이곳에 최고급 주상복합건물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용산구 이태원에 위치한 크라운호텔(대지 7011㎡)도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이다. 현재 현대건설·하나대체투자운용·알비디케이(RBDK)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오는 3월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매각가는 2000억원 중반대로 알려졌다. 크라운 호텔 역시 인근에 한남뉴타운 개발사업과 유엔사업부지 복합개발사업, 용산공원 확장사업,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B 개통 및 신분당선 연장 사업 등이 예정돼 있어 고급 주거시설로 개발될 가능성이 높다.
이들 외에도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호텔들이 잇따라 매물로 나오고 있어 주거시설 개발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현재 하나투어가 지분 100%를 보유한 티마크호텔 명동의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 용산에 있는 4성급 호텔인 서울드래곤시티도 매각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회사 측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4500억원 규모의 스위스그랜드호텔이나 머큐어엠배서더호텔 등도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코로나19로 가장 타격이 심했던 자산군은 호텔로 펀더멘털이 크게 약화된 상황"이라면서 "올해에는 호텔의 ‘자산 전환(컨버젼·conversion)’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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