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0.12.28 13:28

"배민 사려면 요기요 팔아라"…배달앱으로 시장 한정하고, 쿠팡이츠 경쟁력 낮다고 본 공정위(종합)

배민-요기요 점유율 99%…기업결합시 경쟁제한돼
쿠팡이츠 등 후발주자·신규 사업자 경쟁압력으로 보기 힘들어
"6개월 내 요기요 매각하라…불가피할 경우 6개월 연장"

조성욱 공정위원장이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DH-우아한형제들의 기업결합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주상돈·문채석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딜리버리히어로(DH)에게 우아한형제들(이하 우형)을 인수하려면 '요기요'를 팔라는 시정조치를 최종 결정했다. 기업결합 심사의 핵심인 관련시장을 전화주문시장을 뺀 배달애플리케이션으로 한정해 DH-우형 결합시 점유율이 99%에 달하게 돼 배달앱 시장의 경쟁이 제한된다고 본 것이다. DH 측이 주장했던 쿠팡이츠 등 후발주자의 경쟁력도 공정위는 약하다고 봤다. 결국 요기요를 매각하지 않으면 배달앱 시장의 경쟁이 제한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28일 공정위는 DH가 우형의 주식 약 88%를 취득하는 기업결합을 이 같이 조건부로 승인했다고 밝혔다.
조성욱 공정위원장은 "음식점과 소비자, 라이더(배달원) 등 배달앱 플랫폼이 매개하는 다면시장의 다양한 이해관계자에게 전방위적으로 미치는 경쟁제한 우려가 크다고 판단돼 DH에게 DH코리아 지분(100%) 전부를 매각하는 조치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를 통해 배민-요기요간 경쟁관계는 유지해 소비자 후생을 증진하고 혁신경쟁을 촉진하는 동시에 DH와 우형간의 결합은 허용해 DH의 기술력과 우형의 마케팅 능력의 결합 등 당사회사간의 협력을 통한 시너지 효과는 달성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앞서 2019년 12월13일 DH는 우형의 주식 약 88%를 취득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같은달 30일에 공정위에 기업결합 신고를 했다.
공정위는 이번 기업결합을 심의하면서 관련시장을 배달앱으로 한정했다. 조 위원장은 "기능 및 효용의 차이와 소비자와 음식점 측면에서의 대체가능성 등을 고려해 직접 전화주문과 프랜차이즈 음식점 앱, 인터넷 검색서비스 등과는 다른 '배달앱' 시장으로 획정했다"며 "일반 음식점 및 프랜차이즈를 포함하는 다양한 음식점 정보 제공 및 검색 기능, 이용후기 및 평점, 할인 혜택, 비대면의 편리한 결제 등의 측면에서 다른 서비스들과 구별된다"고 설명했다.
또 공정위는 배달앱을 이용해 본 소비자들은 앱 자체의 고착효과와 배달앱의 기능적 편리성 및 할인혜택 등으로 인해 배달앱을 계속 이용할 의사가 강하고, 배달앱의 매출증대 효과가 커서 음식점들은 광고비의 대부분(85.9%)을 배달앱에 지출하고 전단지 등 다른 광고수단의 지출 비중을 줄이는 경향이 강하다는 점도 관련시장은 배달앱으로 한정한 이유로 들었다.
공정위는 이를 토대로 DH-우형 결합시 경쟁제한성이 충족된다고 봤다. 공정위는 ▲점유율 50% 이상 ▲1위 ▲2위와의 점유율 격차가 자신의 점유율의 25% 이상인 경우를 경쟁제한성 추정요건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두 회사의 점유율 합계가 2019년도 거래금액 기준 99.2%로 1위이고, 2위인 카카오 주문하기와의 격차가 25%포인트 이상으로 경쟁제한성이 추정된다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또 최근 쿠팡이츠의 점유율이 서울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관련시장인 전국시장을 기준으로 한 점유율은 아직 5% 미만이라는 점도 고려됐다. 쿠팡이츠가 전국적으로 당사회사에게 충분한 경쟁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본 것이다.
조 위원장은 "할인 프로모션 경쟁을 하던 유력한 경쟁자가 제거되면 소비자에 대한 쿠폰 할인 프로모션이 감소하거나 음식점 유치를 위한 수수료 할인경쟁이 축소돼 기존 입점 음식점들에 대한 수수료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며 "음식점들의 당사회사 배달앱을 통한 매출비중이 상당한 상황에서 수수료가 인상되더라도 당사회사 배달앱을 계속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배달앱 시장의 '동태성'을 공정위가 지나치게 제한적으로 해석해 요기요 지분 전량매각 조치를 결정한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조 위원장은 "'쿠팡이츠가 전국적인 규모에서 배민에 대항해서 전국적으로 경쟁압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인가'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는 '충분한 근거가 아직은 없다'고 판단했다"며 "'새로운 경쟁자가 진입할 것 인가' 이 부분도 봤는데 여러 가지 계약상의 조건과 다른 조건을 감안했을 때 그 부분은 어렵다고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판단을 근거로 공정위는 구조적 조치로 DH에게 시정명령을 받은 날로부터 6개월 이내에 DH가 보유하고 있는 DHK 지분 전부를 제3자에게 매각하도록 했다. 다만 해당 기간 내에 매각을 할 수 없을만한 불가피한 사정이 인정될 경우 6개월의 범위 내에서 그 기간의 연장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최대 12개월 안에 DHK를 팔아야 하는 셈이다.공정위 관계자는 "당사회사가 자산매각 명령을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 기업결합 자체를 스스로 포기를 하면 되는데 일반적으로는 이런 공정위 자산 매각명령을 수용하는 경향이 있다"다"며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거액의 이행강제금을 부과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매각 완료시까지 현상유지을 명령하는 행태적 조치도 함께 부과했다. 매각대상인 요기요 배달앱 서비스의 품질 등 경쟁력 저하를 방지하고 매각대상자산의 가치를 유지시키기 위해 DHK의 매각이 완료될 때까지 현재의 상태를 유지하도록 한 것이다. 구체적으론 ▲요기요 및 당사회사 다른 배달앱 간의 분리ㆍ독립 운영 ▲음식점에게 적용하는 실질 수수료율 변경 금지 ▲소비자에 대한 매월 전년 동월 이상의 프로모션 금액 사용 및 차별 금지 ▲배달앱 연결ㆍ접속 속도, 이용자 화면 구성, 제공 정보항목 등 변경 및 결합당사회사 계열 배달앱으로의 전환 강제 또는 유인 금지 명령 ▲요기요 배달원의 근무조건 등의 불리한 변경 및 우형으로의 유도 금지 ▲정보자산의 이전 및 공유 금지 명령 등이 포함됐다.
조 위원장은 "(이번 기업결합에) 경쟁제한성이 있다고 판단했고, 앞으로도 일정 기간 완화할 요인에 대한 충분한 근거가 없다고 판단한 이상 공정위는 당연히 소비자와 입점 업체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기업결합의 목적이 독점이윤의 추구가 아니라 서로의 강점을 결합해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것이라면 DH도 공정위가 요청하는 조건부 승인을 받아들이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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