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0.12.24 17:04

"원자력, 지속가능 대안 아냐"…신한울 3·4호기 건설재개 안한다(종합)

경상북도 울진군 한국수력원자력 한울원자력본부에 있는 신한울 3·4호기 부지 전경.(사진제공=한국수력원자력)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원자력발전소가 온실가스 감축에 효과적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안전한 에너지에 대한 국민적인 요구와 사용후핵연료 처리 문제를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지속 가능한 대안이 되긴 어렵다고 본다."
24일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온라인 공청회에서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2050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현 원전 정책을 재고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있다'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2034년까지의 우리나라 중장기 전력수급 계획에서 원자력발전소의 비중을 차츰 줄여나가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날 온라인 공청회엔 윤요한 산업부 전력산업과장, 이옥헌 산업부 전력시장과장 등 정부 인사와 9차 전기본 자문기구 '워킹그룹'의 유승훈 서울과기대 교수(총괄분과위원장), 김창식 성균관대 교수(전력수요전망 분과), 이성인 에너지경제연구원 박사(수요관리 분과), 노재형 건국대 교수(신뢰도 분과), 임재규 에경연 박사(정책 분과), 박호정 고려대 교수(분산, 신·재생 분과), 이병준 고려대 교수(전력계통 분과)가 참여했다.
9차 전기본은 전기사업법 제25조에 따라 '국회 상임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보고-공청회-전력정책심의위 심의-산업부 장관 최종 확정 공고' 절차를 밟은 뒤 이달 말 발표될 예정이다.
"신한울 3·4호기, 공급물량에서 제외"

신한울 원자력발전소 건설 현장 모습.(사진제공=한국수력원자력)




공청회에 참석한 산업부와 워킹그룹 관계자는 건설 중단된 신한울 3·4호기 같은 신규 원전은 국가정책상 공급물량이 아니라고 못 박았다. 온실가스 감축에 효과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사용후핵연료 처리 등 리스크 때문에 장기적인 국가 주요 에너지원으로 쓰기엔 무리가 따른다는 판단을 유지했다.
윤 과장은 "'에너지전환 로드맵'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8·9차 전기본' 등에서 신규 원전 건설 중지, 노후원전 수명 연장 금지의 기본 원칙을 다시 확인했다"며 "이런 원칙에 따라 원전은 향후 60년 이상 점진적으로 감축될 계획이므로 2050 탄소중립 목표실현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원전은 주요 전력공급원 역할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워킹그룹 정책분과 위원장인 임 박사는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하는 데 불확실성이 있는 발전설비는 공급물량에서 불가피하게 제외할 수밖에 없었다"라며 "사용후핵연료, 국내 수용성 문제 등을 고려하면 (신한울 3·4호기 등 원전은) 탄소중립에 대한 근본적인 대안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석탄발전기 폐지, 사업자 의사 반영"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강릉 안인화력 1·2호기, 삼척화력 1·2호기, 서천 신서천화력 1호기, 고성 하이화력 1·2호기 등 현재 건설 중인 석탄발전 7기는 예정대로 준공한다. 그러나 2031~2034년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으로 바꿀 예정인 영흥 1·2호기에 관해 "사업자 의향을 반영한 조치"라고 발언했다.
임 박사는 "9차 전기본에 반영된 영흥 1·2호기 2034년 폐지 건의 경우 사업자의 의향에 따라 진행하기로 한 사안"이라며 "보상은 국회에서 논의 중인 법제화 이후 발전 사업자와의 협의를 통해 검토해 나가야야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미세먼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석탄발전소 제약에도 불구하고 최소한의 운전유지비 보장에 관해서는 협의를 끝냈고, 관련 규정 개정을 완료했다고 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산업부와 워킹그룹은 석탄발전총량제를 가격입찰제와 함께 도입함으로써 석탄발전 사업자 간 경쟁을 유도하고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앞서 지난 10월7일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국회 산중위 국정감사 업무현황 보고를 통해 석탄발전량 상향을 제한하는 '석탄 총량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2023년에 도입·시행한다.
내년부터 배출권거래제 비용 발전원가에 반영


산업부는 내년부터 배출권거래비용을 발전원가에 반영하는 환경급전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 과장은 "이번 9차 전기본 가장 큰 핵심 과제 중 하나가 온실가스 감축인데, 감축 수단으로 전력시장에서 환경급전 시행, 석탄발전 상항제를 병행 추진할 예정"이라며 "환경급전은 내년 1년 동안의 배출권 거래비용을 평균한 뒤 원가에 반영하는 구조로 가져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한전이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 온실가스 배출권거래비용(ETS), 미세먼지 계절관리제에 따른 석탄감축비용 등 3가지 환경비용을 모두 부담하고 있었는데, 지난 17일 밝힌 전기요금 개편안을 적용해 내년부터 소비자 전기요금 고지서에 분리 고지하게 된다.
환경급전이 전기요금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지는 예단하기 어렵다는 게 정부의 시각이다. 이 과장은 "석탄-LNG 통합 벤치마크(BM) 계수를 어떻게 정할지에 따라 비용 변동성이 커지고, 한국가스공사의 개별요금제가 적용되면 LNG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는 등 여러 변수가 많아 환경급전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 폭을 예상하기가 현실적으로 굉장히 곤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4차산업혁명 전력수요 전망치는 10차 전기본에"


산업부와 워킹그룹은 9차 전기본에서 2034년 신·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을 77.8GW로 늘리기로 했다. 2029년 이후 22% 수준의 설비예비율을 달성하는 게 목표다. 이런 수요 전망치에 대해 '과하게 높게 잡았다'는 의견과 '지나치게 낙관적인 판단 때문에 낮게 잡았다'는 의견 모두 제기됐다.
지나치게 높게 잡았다는 의견에 대해 전력수요전망 분과 위원장인 김 교수는 "기획재정부의 지난 9월 전망치를 업데이트해 올해부터 2034년까지의 예상 경제성장률을 2.06%로 잡고 수요예측을 했다"며 "외환위기 직후인 2000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10년 모두 경기가 반등하면서 전력수요도 늘었던 예가 있는 만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후 전력수요가 급감할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낮다는 지적에 대해선 "4차산업 관련 전망치를 많이 감안했는데 스마트 공장, 스마트 시티, 스마트 홈 여러 변수가 많아 정확한 소비량 증감 수치를 판단하기가 매우 힘들었다"며 "4차 산업에 따른 전력수요 증감, 최대전력 수요 예측을 이번 9차 전기본엔 명시적으로 반영하지 않고 차기 수급계획에 반영하는 것으로 결론냈다"고 전했다.




세종=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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