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0.12.23 13:07

부동산 과열·중개사 급증에…중개수수료 100만원 정액제까지 등장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부동산 중개수수료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데 강남권 등 서울시내 곳곳에서 수수료를 대폭 낮춘 중개업소들이 나타나고 있어 주목된다. 공인중개사 수가 45만명에 달하는 등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가격 경쟁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9510가구 대단지인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단지 내 상가에 입점중인 A공인중개사사무소(공인)는 최근 아파트 매매수수료를 0.1~0.19%만 받고 있다. 전ㆍ월세수수료는 가격에 상관없이 100만원 정액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 단지 전용면적 84㎡ 시세가 약 20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현행 서울시 중개수수료율체계 상 최대 1800만원을 받을 수 있지만 이 업소의 최고 수수료는 약 380만원에 그친다. A공인 대표는 "수수료를 낮추자 하루 평균 거래량이 약 3건으로 늘고 수익도 많이 개선됐다"라며 "이 단지 뿐만 아니라 인근 경기지역까지 저렴한 수수료를 받고있다"고 말했다.
주변 중개업소들도 경쟁에 가세하려는 분위기다. 단지내 중개업소들은 고객과 협의한다는 이유로 수수료 공개를 꺼리고 있지만 최근 일부 업소는 매매 수수료를 0.2%만 받겠다고 선언한 곳도 있다. A공인 대표는 "처음엔 인근 중개사들의 항의가 있었으나 최근엔 이들도 수수료를 대폭 낮추고 있다"라며 "인기가 높아지자 일부는 공동중개를 제안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강남권 뿐만 아니라 양천구 목동과 노원구 중계동 등 상대적으로 수요가 탄탄한 유명 학원가에서도 수수료를 대폭 낮추는 사례가 늘고 있다. 최근 목동에서 신혼집을 마련한 전모(35)씨는 "처음엔 당연한 것처럼 최대요율을 부르더니 결국 0.5%로 합의했다"라며 "아파트 시세가 워낙 치솟아 수수료를 낮춰도 이익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목동 C공인 관계자는 "개정 임대차보호법 시행 후 중개사가 보기에도 미안할 정도로 집값이 치솟아 전세에 한해 수수료를 최저가로 낮췄다"고 말했다.
중개수수료가 이처럼 낮아질 수 있는 배경에는 중개업소 수가 급증한데 따른 구조적 요인도 작용하고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7월 기준 전국 공인중개사 수는 약 45만명으로, 이중 약 11만명이 사무소를 등록해 중개업을 운영중이다. 올해 공인중개사시험의 경우 역대 최대 인원인 34만3076명이 응시해 1만6554명이 합격했다.
중개업소 과잉 우려에 정치권도 대응에 나서는 분위기다. 하영제 국민의힘 의원 등 10명은 지난 11일 공인중개사시험에 상대평가제를 도입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공인중개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지난 15일부터 입법예고에 들어간지 일주일만에 해당 법안설명이 등록된 국회 게시판에 벌써 1000여건의 댓글이 달렸다. "중개서비스의 질 향상을 위해 상대평가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찬성의견이 있는 반면 "중개사들의 제 밥그릇 챙기기"라며 반대하는 목소리가 엇갈리고 있다.
국토교통부에서도 중개수수료 체계를 6년만에 개편하기 위해 조만간 연구용역 발주 등 실태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이는 최근 국민권익위원회가 국토부에 중개보수 산정체계 개선을 권고한 이후 나온 후속조치다. 시장에서 적용되는 실제 수수료율과 더불어 전체 매매계약 중 중개업소를 통한 계약비중, 중개업소의 월평균 수입 등을 상세히 조사할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부동산 중개업 전반에 관한 종합적 검토가 필요하다"며 "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 중"이라고 말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전체 뉴스 순위

칼럼/MG툰

English News

전체보기

유튜브

전체보기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