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0.12.17 11:27

부동산 뒷북 규제 하나마나…"집값만 부추겨"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정부가 집값이 급등한 수도권과 지방 일부 지역을 규제지역으로 추가 지정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핀셋 규제' 효과에 대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이미 수차례의 핀셋 규제 과정에서 어김없이 반복된 풍선 효과로 주변 집값 상승만 부추기고 있어서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국토교통부와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 개최한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거쳐 17일 오후 비규제지역 중 풍선 효과로 집값이 급등한 일부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추가 지정할 예정이다.
추가 지정 대상 지역은 지난달 경기 김포, 부산 해운대ㆍ동래ㆍ연제ㆍ수영ㆍ남구, 대구 수성구를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면서 풍선 효과가 나타난 곳들이다.
앞서 정부는 '6ㆍ17 대책'을 통해 수도권 대부분 지역을 규제지역으로 지정한 데 이어 지방 비규제지역으로 풍선 효과가 번지자 지난달 추가 지정에 나섰고, 한 달 만에 또다시 대상 지역을 확대하는 셈이다.
이번에 추가 지정이 유력한 대상지로는 경기 파주와 경남 창원 의창ㆍ성산구, 대구 달서구가 꼽힌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수도 이전 논의로 세종과 함께 집값이 동반 상승한 충남 천안 서북구도 지정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파주의 경우 김포의 조정대상지역 지정을 전후해 집값이 가파르게 뛰었다. 최근 3개월간 아파트값이 4.18% 급등했다. 같은 기간 창원 의창구와 성산구는 각각 6.09%, 8.67%나 뛰었으며 천안 서북구의 상승률도 4.24%에 달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정부의 반복되는 규제가 전혀 효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규제지역 지정 제도 자체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규제지역으로 묶인 지역들을 중심으로 집값이 다시 상승하면서 규제 효과가 전혀 나타나지 않는 탓이다. 지난달 19일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김포조차 지난 7일 기준 아파트 매매가격 주간 변동률이 0.32%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시장을 안정시킬 만한 공급 대책 없이 두더지 잡기식으로 규제지역만 늘려서는 집값 안정 효과를 거둘 수 없다"면서 "시장에 맡겨 자율적으로 조정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여당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전날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국토부의 부동산 조정대상지역 정책에 대해 "풍선 효과로 인접한 비지정 지역의 가격 급등을 초래할 것이 명백한데도 도식적 기준으로 지정, 아파트 가격 폭등이 전국으로 확산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지정 지역 주민의 고통과 불만을 가중했다"며 "사실상 실패한 정책으로, 다 해제해 시장에 맡기는 게 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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