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살인적 세율 조정 없는 과세 범위 확대는 소상공인에겐 사형선고 입니다."
새해부터 연초의 잎 이외에 줄기, 뿌리 등으로 만든 담배에도 개별소비세가 부과되는 등 담배의 과세 범위가 확대되면서 전자담배 판매점이 당혹감을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 가뜩이나 유해성 논란으로 액상형 전자담배 판매가 줄고 있는데 과세로 가격까지 치솟으면 영업 환경이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어서다.
7일 담배업계에 따르면 연초의 잎이 아닌 다른 부분을 원료로 만든 담배도 개별소비세 부과 대상에 추가하는 내용의 개별소비세법 일부 개정 법률안이 최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이에 따라 당장 내년 1월부터 잎뿐 아니라 줄기, 뿌리 등에서 추출한 니코틴으로 만든 담배에도 개별소비세가 붙게 된다.
전자담배 판매점에서 파는 액상 니코틴은 보통 연초의 줄기나 뿌리 등으로 만들다 보니 그간 과세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에 따라 담배의 과세 범위 확대로 액상 니코틴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개별소비세법과 함께 남은 두 개의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액상 1㎖당 총 1799원(개별소비세 370원, 담배소비세 628원, 지방교육세 276원, 국민건강증진부담금 525원)의 세금이 매겨질 것으로 예상한다.
보통 액상 1병 용량이 30㎖임을 고려하면 5만3970원의 세금이 부과되는 셈이다. 현재 30㎖ 액상 니코틴 가격이 평균 3만원에서 3만5000원 정도다. 여기에 세금이 더해지면 액상 한 병의 가격은 9만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종로에서 전자담배 판매점을 운영하는 최모씨는 "액상형 전자담배의 유해성 논란으로 수요가 줄어들면서 판매 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액상 가격까지 오르면 아무도 찾지 않을 것"이라면서 "내년에는 수많은 전자담배 판매점이 문을 닫을지도 모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전자담배협회(전담협) 총연합회 역시 '살인적 세율 조정 없는 과세 범위 확대는 소상공인 사형선고'라는 성명서를 내고 정부의 세율 인상 기조에 대해 큰 우려를 표했다. 특히 전담협 총연합회는 당초 액상형 전자담배의 세율이 워낙 높게 책정됐기 때문에 이번 세율 인상 조정 방식은 잘못된 결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010년 액상형 전자담배 세율이 결정될 때 액상형 전자담배와 대척점에 있는 경쟁업체의 의견만을 듣고 2위보다 3.65배가 높은 전 세계 최고 수준의 세율이 결정됐다는 설명이다.
전담협 총연합회는 "높은 세율로 인해 부득이하게 현행 담배사업법상 담배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은 연초의 줄기에서 유래한 니코틴을 사용하게 된 것으로, 이 과정에서도 합리적인 세율이 결정돼 담배 시장에 정식으로 편입되기를 간청해 왔다"면서 "유사담배에 관한 합리적인 세율을 포함한 다양한 논의를 거쳐 담배사업법에 따른 담배에 유사담배를 포함할 것인지가 먼저 결정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오로지 과세만을 목적으로 세법에서 과세범위만 확대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조치이며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해 담배사업법 논의 경과를 반영한 심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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