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방안이 논의된 16일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 본사 모습.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 고용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내년 4월 이후 인력 구조조정이 시작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현재는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지원받은 상태로 6개월간 고용 90% 이상을 유지해야 하는데 고용 유지 시한이 내년 4월 초로 끝나기 때문이다. 두 항공사의 통합을 추진하는 산업은행이 인위적 구조조정이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지만 통합 작업이 본격화되는 내년 상반기에는 인력 구조조정 문제가 더욱 쟁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24일 기간산업안정기금 2400억원을 지원받았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무산 이후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기간산업안정기금이 지난 9월 아시아나항공에 최대 2조4000억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기금 지원 조건에는 근로자 수의 90% 이상의 고용을 기금 지원 개시일로부터 6개월간 유지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된다. 다만 산업별로 상황이 약간씩 다를 수 있기 때문에 90%를 가이드라인으로 해서 업종에 따라 일부 가감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은 지원 약정일인 10월 7일부터 6개월 동안 90% 이상 고용을 유지해야 한다. 내년 4월 초까지는 대규모 구조조정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이후 고용 유지 시한이 끝나는 시점부터는 문제가 달라진다.
현재 대한항공 직원은 총 1만8000명, 아시아나항공은 9000명으로 양 사의 중복 인력은 관리직 등 간접부문에서 800~1000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내년 3월 말 아시아나항공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한 대한항공의 유상증자를 시작으로 통합 작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 노선과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두 항공사 모두 국내 직원의 70%가량이 휴직 중인 점을 고려하면 인수 이후 대규모 정리해고도 예상되는 시나리오다.
현재 대한항공은 미주 14개, 유럽 15개 등 29개 노선을, 아시아나항공은 미주 5개, 유럽 6개 등 11개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미주ㆍ유럽 노선은 1~2곳을 제외하고 대한항공과 모두 겹친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015년 비상경영을 선포한 이후 재무구조 개선 목적으로 러시아와 인도, 중국 등 노선을 일부 정리했지만 여전히 비수익 장거리 노선에서 막대한 운영비가 지출되고 있다. 이 때문에 채권단에서는 양 사가 운영 중인 '알짜' 미주와 유럽노선을 중심으로 정리 및 통폐합 방안을 논의ㆍ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은 동종업계 인수가 중복인력 발생으로 인한 고용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며 통합 결정을 철회해야 한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신규 노선 개척 등을 통해 여유인력을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상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경영지원 등 간접인력의 경우 조정 대상이 될 수 있지만 정년과 연간 자연감소 인력 규모를 고려하면 1년 내 중복 인원 문제가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대현 산업은행 부행장은 "두 항공사 모두 연간 자연감소 분이 큰 데다 통합 작업 및 신규 사업 추진 등으로 소요되는 인력을 감안하면 대규모 인력 감축은 현실성이 없다"면서 "이 때문에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을 것으로 판단하며 이 부분은 한진가의 확약을 받았다"고 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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