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빠르면 이번 주 국내 1, 2위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합쳐 매머드급 대형항공사(FSC)로 재탄생시키는 방향으로 항공업 구조조정 방안이 추진된다. 코로나로 항공산업 위기 상황 길어지면서 초대형 인수·합병(M&A) 딜을 주선해 항공업을 재편하기 위한 복안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주도하는 아시아나항공 정상화 방안이 오는 16일 열리는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 회의(산경장)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무산된 직후인 지난 9월부터 통합의 밑그림을 그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등 관련 정부 부처와 함께 한진그룹과 접촉하며 빅딜 시나리오를 그렸다.
산은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빅딜을 추진하면서 우리나라와 인구 규모가 비슷한 프랑스, 독일 등의 해외 사례도 참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항공사 간 합병을 통해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는 사례들도 많았다.
미국에선 델타항공과 노스웨스트항공이 통합됐고 유럽에선 루프트한자가 스위스항공 등을 인수했고 에어프랑스가 네덜란드 국적항공사인 KLM과 합병하기도 했다.

앞서 이 회장은 현대중공업지주에 대우조선해양 맡기는 등 비슷한 거래를 수행한 적도 있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대우조선 지분 전량(55.7%, 5973만8211주)을 현물출자해 현대중공업과 함께 중간지주회사(한국조선해양)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대우조선 민영화를 진행했다.
이 때문에 이번 빅딜이 진행될 경우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 방식과 유사하게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한진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한진칼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자금을 투자하면 한진칼이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30.77%)을 사들이는 방안이 거론되는 이유다.
이는 산은이 사실상 재무적 투자자로 인수에 참여하는 구조로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한진칼은 그만큼 인수 부담을 덜 수 있다.
또 다른 시나리오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MRO(정비) 조직을 분리해 별도 법인을 만드는 방안이 거론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산은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지원받은 3조3000억원을 소진했고 기간산업안정기금 자금 2400억원을 추가로 지원받았다. 또 대한항공은 올해 4월 산은과 수은으로부터 1조2000억원을 지원받았고, 조만간 기간산업안정기금 신청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대한항공을 보유한 한진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국내 점유율 60%가 넘는 항공사가 탄생하게 되기 때문에 앞서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를 받아야 하는 점이 변수다. 반면, 공정위가 제주항공-이스타항공,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 합병을 승인한 것과 같이 아시아나항공을 회생 불가능한 회사로 판단할 경우 양사의 결합을 허용할 수 있다.
여기에 해외 경쟁당국의 심사도 받아야 한다는 점도 존재한다. 공정위가 승인하더라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매출이 있는 외국에서 기업결합을 승인하지 않을 경우 두 회사의 합병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
정부 측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항공업이 벼랑 끝 위기에 내몰리면서 이 회장의 '메가빅딜안'에 공감하고 있는 분위기인 것으로 파악된다.
도규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13일 열린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 이후 "산은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고 다양한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굳이 뭐 마다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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