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비은행 부문 포트폴리오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주캐피탈과 아주저축은행 인수를 시작으로 최근 우리종합금융 유상 증자를 추진하는 등 인수합병(M&A)에 거침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1등 종합금융그룹'을 목표로 해 온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행보가 증권사 인수로 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최근 계열사인 우리종금에 대한 1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완료했다. 이번 증자는 주주 배정 후 일부 일반공모로 진행됐다. 대금 납입은 지난 5일 완료됐고 신주 상장은 오는 17일 이뤄질 예정이다. 우리금융은 2017년에도 우리종금에 1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했고 이는 우리종금의 자기자본 및 이익을 2~3배 가량 늘어나게 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우리금융은 이번에 유상증자로 조달된 자금을 투자은행(IB)영업 및 채권운용 등 사업을 확대해 나가는데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우리종금의 유상증자가 향후 증권사 인수와 동시에 종금을 증권사로 전환해 합병, 단숨에 중대형 증권사로 올라서기 위한 복안에서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우리금융은 우리종금의 증권사 전환, 증권사 인수로 우리종금과 합병안을 모두 검토한 바 있다. 손 회장도 2017년 12월 취임할 당시 "종합금융그룹으로 가려면 우량의 비은행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면서 종합금융지주로서 완전체를 만들어갈 계획을 선포했다. 우리은행은 2013년 우리투자증권을 우리아비바생명 등과 함께 NH농협금융에 패키지로 매각하면서 증권 계열사를 갖고 있지 않다.
특히 올해 증시 활황 속 증권사들이 견조한 실적 흐름을 이어가면서 중소형 증권사 인수를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꿈틀거리는 것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M&A 추진을 자제해왔던 우리금융의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금융권에서는 대구은행을 주력 계열사로 갖고 있는 DGB금융그룹이 최근 DB금융투자와 현대차증권, KTB투자증권 등에 매각 의향 의사를 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DGB금융이 2018년 인수했던 하이투자증권은 올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87%나 증가한 순익을 기록하며 그룹 실적을 방어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앞서 우리금융은 지난달 23일 이사회를 열어 아주캐피탈 인수를 결의했고, 3일 뒤인 26일 아주캐피탈 지분 74.07%를 장외매수했다. 또 최근에는 금융위원회에 아주캐피탈을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한 신청서를 제출하는 등 아주캐피탈을 연내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해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아주캐피탈을 가져오면 아주캐피탈이 지분 100%를 보유한 아주저축은행도 우리금융의 손자회사로 편입된다. 각 금융지주사의 실적이 비은행 포트폴리오에서 판가름난 것이 속도를 내고 있는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1016억원의 순이익을 낸 아주캐피탈에 대한 우리금융 지분이 78%인 점을 감안하면 800억원의 연간이익이 내년부터 더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그룹이 두 분기 연속 실적 순위에서 농협금융에 밀린 가장 큰 이유도 증권 자회사가 없어 증시 호황의 반사 이익을 놓쳤기 때문"이라며 "대형 M&A를 통한 사업포트폴리오 확충이 손 회장의 숙원인 점을 감안하면 우리금융이 증권사 인수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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