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주상돈 기자] 신종 코로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나타난 고용절벽에 실업률이 21년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고용 시장의 뇌관으로 꼽히는 일시휴직자 규모는 1982년 통계작성 이래 가장 많다. 반면 정부가 직접 제공하는 공공일자리의 증가로 60세 이상 고용률은 집계이래 38년만에 최고 수준을 보였다.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률은 3.7%로 전년 동기 대비 0.7%포인트 증가했다. 2000년 10월 동률을 제외하면 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10월(5.0%) 이후 21년만에 가장 높은 것이다. 실업자 수는 102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16만4000명 늘었다. 반면 취업자 수는 42만1000명이 줄어든 2708만8000명으로, 지난 4월(-47만6000명) 이후 6개월만에 최대폭 감소했다.
고용 상황을 연령별로 살펴보면 청년층, 특히 '경제 허리'라고 할 만한 30대의 실업률이 심상치 않다. 10월 30대 실업률은 4.0%로 동월 기준 99년 10월(4.2%) 이후 가장 높다.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고용시장에서 고전하던 40대 역시 실업률이 2.6%를 기록하며 2005년10월(2.7%) 이후 최대치를 나타내고 있다.
◆청년층 고꾸라지는데 60세 이상 고용률은 역대 최고= 코로나19 사태 이후 3월부터 지속적으로 나타난 '청년 고용 부진·고령자 고용 개선' 추세는 지난달에도 이어졌다.
전체 취업자 수는 3월(-19만5000명), 4월(-47만6000명), 5월(-39만2000명), 6월(-35만2000명), 7월(-27만7000명), 8월(-27만4000명), 9월(-39만2000명)에 이어 8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 1∼8월 이후 최장 기간이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60세 이상에서는 37만5000명 늘었으나 나머지 연령대인 30대(-24만명), 20대(-21만명), 40대(-19만2000명), 50대(-11만4000명)는 일제히 고꾸라졌다.
스스로 백수 상태에 가깝다고 생각하는 청년도 통계 이래 가장 많다. 실업자 뿐 아니라 현재 일하는 것보다 더 많은 시간을 일할 수 있다고 여기는 경우를 포함해 산정한 청년층 확장실업률(고용보조지표3)은 지난달 24.4%로 전년 대비 3.9%포인트 상승했다. 2015년 1월 부터 작성된 이 지표는 동월 기준 역대 최고수준이다.
취업시간대별로 봐도 주당 36시간 이상을 일하는 취업자는 2096만명으로 전년 대비 122만4000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르바이트로 불리는 단기 근무(1~17시간) 일자리는 같은 기간 8만2000명 늘었다.

◆일시휴직자 38년來 최고…숙박·음식업 등 타격= 산업별로 살펴보면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조정으로 숙박·음식업(-22만7000명)과 도·소매업(-18만8000명)의 취업자 감소폭이 전월보다 다소 줄었고, 제조업에서는 감소폭(-9만8000명)이 확대됐다. 반면 공공행정·국방·사회보장행정(12만3000명),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10만5000명),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서비스업(6만2000명) 등 분야에서는 취업자 수가 오히려 늘었다.
종사상 지위별로는 임금근로자가 30만6000명, 비임금근로자가 11만5000명 감소했다.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는 1만4000명 늘었으나 임시근로자(-26만1000명)와 일용근로자(-5만9000명)가 감소했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0.4%로 1년 전보다 1.3%포인트 줄었다. 2012년 10월(60.3%) 이후 최저치다.
비경제활동인구는 1673만6000명으로 한 해 전보다 50만8000명 늘었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으로 분류된 사람은 235만9000명이었는데, 50대(-4000명)를 제외하고 20대(7만1000명), 30대(5만7000명), 40대(5만6000명), 60세 이상(6만3000명) 등에서 모두 증가했다. 구직활동을 아예 하지 않는 단념자는 61만7000명으로 11만2000명 늘었다.
일시휴직자의 경우 전년 대비 19만명 증가한 49만7000명을 기록했는데, 이는 동월 기준으로 1982년 작성 이래 가장 많은 숫자다. 일시휴직자는 복직을 전제로 쉬고 있기 때문에 취업자로 분류되지만, 무급휴직 기간이 6개월 이상으로 길어질 경우 실업자 또는 비경활인구로 전환된다. '고용 시장의 뇌관'으로 불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된 이후에도 고용 상황이 더 나아지지 않은데 대해 "대면업종의 경우 거리두기가 완화됐어도 여전히 코로나 영향을 받아 상황이 썩 좋지 않다"면서 "제조업은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 금속 가공업 등에서 취업자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번 고용동향 발표와 관련해 "정부는 코로나19 사태로 고용 상황의 어려움이 8개월여 지속된다는 사실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면서 "그간 마련한 고용시장 안정 조치를 착실하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의 경기개선 흐름이 신속한 고용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내수?수출 활력 제고에도 더욱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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