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치엘지노믹스, 파트너형 API 기업으로 도약…김호진 대표 "제2공장 구축은 선택 아닌 필수"
3년 평균 영업이익률 31.7%…제2공장 신축에 공모자금 투입, CMO/CDMO·마이크로니들로 사업 영역 확장
에이치엘지노믹스 김호진 대표이사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에이치엘지노믹스가 제2공장 증설을 통해 원료의약품(API)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완제의약품 고객사의 개발부터 상업 생산까지 지원하는 파트너형 CMO/CDMO 사업으로 영역을 넓힌다.
에이치엘지노믹스 김호진 대표이사는 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코스닥 상장 계획과 중장기 성장 전략을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김 대표는 API 사업 역량 강화, 신규 사업·시장 진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중장기 성장 로드맵으로 제시하며 "제2공장 구축은 현 단계에서 선택이 아니라 필연적으로 해야 하는 일이다. 그동안 여건상 충분히 할 수 없었던 글로벌 CMO/CDMO 사업과 EU 등 고규제 시장 진출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에이치엘지노믹스는 2000년 설립된 원료의약품 전문기업이다. 고순도 결정화와 불순물 제어 기술을 기반으로 심혈관계, 알러지, 근골격계·대사, 신경계 등 만성질환 중심의 API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김 대표는 국내 원료의약품 시장을 둘러싼 환경 변화로 공급망 다각화와 고품질 API 수요 확대를 꼽았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공급망 편중 이슈가 부각되면서 글로벌 공급망 다각화와 원료의약품 생산 아웃소싱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고품질 원료의약품에 대한 수요 확대로 원료의약품 시장은 구조적으로 성장 중"이라고 설명했다.
고령화에 따른 만성질환 치료제 수요 증가도 성장 배경으로 제시했다. 김 대표는 "심혈관, 호흡기 등 만성질환 환자의 증가에 따라 관련 의약품 수요도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라며 "원료의약품 국산화와 제약·바이오 산업 전반에 대한 우호적인 정부 정책 기조도 가시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평균 영업이익률 31.7%…고마진 품목·공정 개선·효율 운영이 수익성 배경"
에이치엘지노믹스의 주요 품목은 고지혈증 치료제 원료인 피타바스타틴 칼슘, 고혈압 치료제 원료인 에스암로디핀 니코틴산염, 알러지성 비염 치료제 원료인 베포타스틴 베실산염 등이다. 2025년 기준 매출 비중은 심혈관계 45.2%, 알러지 27.6%, 근골격계·대사 7.9%, 신경계 7.3%로 구성된다.
김 대표는 "피타바스타틴, 에스암로디핀, 베포타스틴 등 3대 주력 제품군 매출 비중이 60%로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며 "7대 제품군 매출 비중도 2023년 19.2%에서 2025년 26.3%로 확대되며 수익 구조 다변화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실적도 수익성 중심으로 강조했다. 에이치엘지노믹스의 연결 기준 매출은 2023년 248억원, 2024년 282억원, 2025년 289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7억원, 90억원, 9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2023년 30.9%, 2024년 31.8%, 2025년 32.3%로 최근 3년 평균 31.7%다.
김 대표는 높은 수익성의 배경에 대해 "대표 품목을 중심으로 고마진 제품을 보유하고 있고, 전 품목에 대한 제조 공정 개선을 통해 원가를 절감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출발물질 대체, 합성 공정 최적화, 공정 일관성 확보, 생산 시스템 최적화 등을 통해 원재료비 절감, 생산 리드타임 단축, 수율 증가 등 제조원가 절감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영업, 구매, 생산계획을 전략사업팀 3명의 단일 조직에서 수행하는 등 슬림하고 효율적인 운영도 수익성에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료의약품 사업의 진입장벽도 강조했다. 완제의약품 제조사가 원료 공급처를 변경하려면 제조원 적격성 평가와 원료-완제 연계심사 등을 다시 거쳐야 해 시간과 비용이 발생한다.
김 대표는 "완제의약품 제조사의 원료 선택 기준이 단가 중심에서 공급 안정성과 품질 신뢰도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당사는 평균 거래 기간 10년 이상의 장기 안정 공급을 통해 고객사와 신뢰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회사 한림제약에 대한 매출 의존도도 낮추고 있다. 이를 통해 캡티브 마켓 기반의 안정성을 유지하면서도 독립적인 영업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2016년 90.2%였던 한림제약 매출 비중은 2022년 이후 50%대로 감소했다"며 "한림제약이라는 캡티브 마켓을 통해 안정적인 매출을 실현하는 동시에 완제 제약사, 원료 도매상, 해외 수출 등으로 고객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생산능력 확대가 이뤄지면 한림제약에 대한 매출 의존도는 낮아질 것"이라며 "한림제약 매출도 성장하겠지만 타사 매출과 신규 사업 매출을 늘려 50% 미만, 40%대까지 지속적으로 낮춰가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제2공장 2026년 3분기 착공…공모자금 신주 발행분 투입 계획
에이치엘지노믹스는 상장 이후 핵심 투자 계획으로 제2공장 구축을 제시했다. 현재 제1공장은 2개 라인으로 구성돼 있으며 최근 3년 평균 가동률은 116% 수준이다.
김 대표는 "현재 생산 캐파로는 증가하는 수요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추가 생산 캐파 확대와 글로벌 품질 대응력 확보를 위해 제2공장 구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제2공장은 대형 라인 1개와 소형 라인 2개로 구성된다. 회사는 제2공장에 글로벌 GMP 기준과 자동화 설비를 반영해 해외 고객사 대응이 가능한 생산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대형 라인은 기존 제품 생산능력을 1.5~2배 확대하는 역할을 맡는다. 김 대표는 "대형 멀티 라인의 경우 제품별 생산 캐파를 1.5배에서 2배로 확대해 고객사 수주 대응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생산 캐파 확대에 따라 품목별 제조원가도 10~30% 개선돼 단가 경쟁력이 제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소형 라인은 신규 원료의약품 공정개발과 시험생산, 고객사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데 활용된다. 제2공장은 기존 API 생산능력 확대뿐 아니라 향후 CMO/CDMO 사업을 위한 생산 인프라로도 활용될 예정이다.
제2공장은 2026년 3분기 착공해 2027년 4분기 준공을 목표로 한다. 이후 2028년 말까지 인허가와 적격성 평가를 완료하고, 2029년부터 상업 생산을 개시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올해 6월 공장 부지에 대한 경기도 산업단지 승인을 받았고, 3분기 착공해 2027년 말까지 건물을 준공할 계획"이라며 "GMP 승인을 위한 PV 등 준비 기간을 거쳐 2028년 말까지 구축을 완료하고 2029년에는 제2공장에서 생산과 매출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주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은 제2공장 구축에 투입된다. 김 대표는 "제2공장 구축 자금은 759억원으로 예상하고 있고, 현재 121억원이 집행돼 나머지 자금이 필요하다"며 "공모자금과 보유 현금, 매년 발생하는 잉여현금흐름을 통해 제2공장 구축과 준비 중인 사업을 유동성 걱정 없이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공모는 구주매출이 3분의 1, 신주 발행이 3분의 2 구조"라며 "신주 발행을 통해 조달되는 자금은 에이치엘지노믹스의 제2공장 구축 자금으로 사용하고, 구주매출을 통해 조달되는 한림제약 자금은 한림제약의 제2공장 구축과 시설 투자에 사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2공장 구축 전까지는 공정 개선을 통해 생산 여력을 확보한다. 김 대표는 "2024년 가동률은 124%, 2025년은 118%, 올해 1분기는 108%로 낮아지고 있지만, 그 기간 동안 매출과 생산량은 증가했다"며 "교차 생산, 수율 향상 등을 통해 가동률을 낮추면서도 생산량과 매출을 늘리는 작업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올해도 7개 품목에서 63일 동안 공정 개선을 위한 PV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제2공장 가동 전까지 기존 설비의 생산 효율을 높여 수요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김호진 대표이사 발표자료 中 일부.
완제사 파트너형 CMO/CDMO 추진…마이크로니들 수익화도 준비
에이치엘지노믹스는 제2공장을 기반으로 국내외 완제 제약사와 스타트업 제약사를 대상으로 파트너형 CMO/CDMO 사업을 추진한다.
김 대표는 "파트너형 CMO/CDMO 사업은 연구, 임상, 허가까지 사업화 전 과정에서 원료의약품과 완제의약품 공동 연구개발을 협업하고, 완제의약품이 출시되는 양산 단계에서 원료의약품을 고객에게 공급하는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한림제약과 다수의 개량신약 및 제네릭 원료의약품을 개발·생산하면서 축적한 연구개발 경험과 전문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외 완제의약품 기업과 스타트업 제약사를 대상으로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회사는 한림제약과 황반변성 치료제 HL267 공동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향후에는 연구·임상 단계 유망 파이프라인을 조기 발굴하고 허가와 생산까지 연계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모델도 추진할 계획이다.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는 백신 마이크로니들 위탁생산 사업을 제시했다. 에이치엘지노믹스는 2023년 마이크로니들 전문기업 쿼드메디슨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글로벌 상용화 백신 3종에 대한 독점 생산권을 확보했다.
김 대표는 "쿼드메디슨이 마이크로니들 기술 개발과 글로벌 사업화, 제조기술 및 설비를 제공하고, 에이치엘지노믹스는 백신 마이크로니들 위탁생산 공장을 구축해 글로벌 수요처에 독점 생산·판매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마이크로니들 사업은 쿼드메디슨의 연구개발 진행 상황과 글로벌 수요처 계약 여부에 따라 수익화 시점이 구체화될 전망이다. 김 대표는 "쿼드메디슨의 연구개발 사업이 진척돼 3상 또는 CMO 단계가 되면 상업화 제조소에서 마이크로니들을 생산해야 한다"며 "이를 위한 제조소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글로벌 수요처와 연구개발 사업을 진행하며 기술료 매출이 발생할 경우 쿼드메디슨과 에이치엘지노믹스가 수익을 공유하도록 돼 있다"며 "향후 제조소를 구축해 제품을 납품하게 될 때도 매출 관련 수익을 공유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한편 에이치엘지노믹스는 이번 상장에서 총 256만5000주를 공모한다. 희망 공모가는 1만8500~2만1500원으로 총 공모 예정 금액은 475억~551억원이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은 7월 2~8일 진행됐으며, 일반 청약은 7월 13~14일 실시된다. 상장 예정 주식 수는 776만4054주, 예상 시가총액은 1436억~1669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