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6.26 07:39최종 업데이트 26.06.26 07:39

제보

GLP-1 비만약, '얼마나'보다 '무엇이' 빠졌나…체성분·근기능 평가 주목

nference·SEMALEAN 연구, GLP-1 비만약의 체중 감량 넘어 제지방 보존·근기능 변화 조명

성수멜팅의원 박경민 원장 “체중 감량은 출발점…비만 치료 목표, Weight Loss 넘어 Wellness Gain으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최근 비만 치료의 평가 기준이 단순 체중 감량률에서 벗어나, 빠진 체중이 지방인지 근육인지, 근력과 신체 기능은 유지됐는지를 함께 살피는 '질적 감량' 개념으로 옮겨가고 있다.

과거에는 체중계 숫자를 얼마나 줄였느냐가 비만 치료 효과를 가르는 핵심 지표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감량 과정에서 체지방이 얼마나 줄었는지, 제지방(근육)은 얼마나 보존됐는지, 근력과 일상 기능은 유지됐는지까지 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가운데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사용 시 감량의 양뿐 아니라 질을 확인할 수 있는 실제 진료현장 데이터와 전향적 체성분 연구가 잇따라 나오면서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세마글루타이드 vs 터제파타이드…더 많이 빠진 쪽이 근육도 더 잃어

먼저 미국 의료 AI·실제진료데이터 분석기업 nference 연구진은 전자의무기록과 체성분 측정 자료를 연계해 세마글루타이드와 터제파타이드 사용자의 체중·제지방 변화를 비교했다. 첫 GLP-1 계열 치료를 시작한 67만422명 가운데 치료 전후 체성분 측정값이 있는 7965명을 대상으로 12개월간 변화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터제파타이드는 세마글루타이드보다 체중 감량 폭이 컸지만, 제지방 감소 폭도 더 큰 경향을 보였다. 12개월 기준 체중 감소율은 세마글루타이드군 평균 9.7%, 터제파타이드군 15.2%였고, 제지방 감소율은 각각 3.6%와 5.6%였다.

감량의 '양상'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체중이 20% 넘게 줄면서 제지방도 5% 넘게 감소한 'Depletive(고갈형)' 유형은 세마글루타이드군 6.7%, 터제파타이드군 10.3%로 터제파타이드군에서 더 많았다. 반대로 체중은 10% 이상 줄었으나 제지방 손실은 5% 미만에 그친 'Prime(이상형)' 유형은 두 약제 모두 일부 환자에서만 확인됐다. 체중 감소 폭이 크더라도 제지방 손실 정도에 따라 감량의 질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이 연구는 동료평가를 거치지 않은 프리프린트다. 실제 진료자료 기반 관찰연구 특성상 약제 간 인과관계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환자의 기저질환, 영양 상태, 운동량, 치료 지속 기간, 용량, 체성분 측정 방식 등이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프랑스 SEMALEAN 연구…"세마글루타이드, 지방 줄이고 근력은 지켜"

국제학술지 'Diabetes, Obesity and Metabolism'(Wiley)에 게재된 SEMALEAN 연구는 이런 논의에 근거를 더했다. 프랑스 루앙대병원에서 세마글루타이드 2.4mg을 투여받은 고도비만 환자의 체중·체성분·근기능 변화를 12개월간 추적한 전향적 실제진료 연구다.

최종 분석 대상은 106명, 평균 BMI는 46.3kg/㎡였다. 연구진은 이중에너지 X선 흡수계측법(DXA)으로 체지방량·제지방량·내장지방·사지 골격근량을 측정하고, 악력과 안정 시 에너지소비량도 함께 평가했다.

12개월 치료 결과 체중은 평균 12.7% 감소했다. 환자의 59%가 10% 이상, 26%가 15% 이상 감량을 달성했다. 줄어든 무게의 상당 부분은 지방이었다. 총 지방량은 7개월에 14.3%, 12개월에 18.9% 감소했고 내장지방도 유의하게 줄었다.

반면 제지방량은 치료 초기인 7개월 시점에 약 3kg 감소한 뒤 12개월까지 추가 감소 없이 안정화됐다. 전체 체중에서 제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은 오히려 늘었다. 근기능 지표인 악력은 7개월에 3.7kg, 12개월에 4.1kg 증가했고, 근감소성 비만 비율은 치료 전 49%에서 12개월 후 33%로 낮아졌다.

연구진은 "세마글루타이드 치료 중 제지방량이 일부 감소했지만 지방량과 내장지방 감소가 뚜렷했고 근기능은 보존 또는 개선됐다"고 해석했다.

다만 대상자가 106명으로 많지 않고 대조군이 없으며 추적 기간이 12개월에 그쳐, 장기 효과를 확인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체중계 숫자만으로는 비만약 평가 어렵다"

두 연구는 GLP-1 계열 비만 치료의 효과를 체중 감량률 하나만으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약물 치료로 체중이 줄어드는 과정에서 지방과 제지방이 각각 어떻게 변하는지, 근육 기능이 유지되는지, 환자의 활동성과 대사 상태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고령 환자, 기저 근육량이 적은 환자, 근골격계 통증이나 활동 제한이 있는 환자, 비만수술 병력이 있는 환자 등은 감량 과정에서 제지방 손실 위험을 더 면밀히 살펴야 할 환자군으로 꼽힌다.

이와 관련, 성수멜팅의원 박경민 원장은 비만 치료에서 체중 감량 수치는 출발점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박 원장은 "비만 치료에서 체중 감량 수치는 출발점일 뿐이다. 같은 양을 빼더라도 체지방이 줄고 근육이 보존됐는지에 따라 환자의 대사 건강과 장기 예후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며 "실제로 세마글루타이드 임상 데이터에서는 체중 감량 과정에서 지방 감소 비율이 높고 제지방이 상대적으로 잘 유지되는 패턴이 확인된다. 체성분 변화를 함께 추적하는 것이 비만 치료의 새로운 기본 원칙으로 자리 잡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박 원장은 "여러 임상을 통해 체중 감량 이후 환자의 삶의 질과 일상생활 능력이 실질적으로 향상되는 것이 확인된 만큼, 비만 치료의 목표를 단순한 체중 감량(Weight Loss)을 넘어 전반적인 건강 증진(Wellness Gain)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GLP-1 # 세마글루타이드 # 터제파타이드 # 비만약 # 체성분

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전체 뉴스 순위

칼럼/MG툰

English News

전체보기

유튜브

전체보기

사람들

이 게시글의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