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과 서울대 연구팀이 갑상선암에서 흔히 발견되는 EZH1 Q571R 돌연변이가 염색질 응축 능력을 높여 종양 억제 유전자 발현을 차단하고 암 성장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24일 밝혔다.
서울의대 약리학교실 이철환 교수, 서울대병원 유방내분비외과 이규언 교수,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류제경 교수 공동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몰레큘러 셀(Molecular Cell)' 최신호에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갑상선암은 2023년 기준 국내 유병자가 약 58만 7000명으로 전체 암 환자의 21.5%를 차지한다. 여포성 및 호산성 갑상선암 환자에서는 EZH1 단백질의 변이인 'EZH1 Q571R 돌연변이'가 자주 관찰되지만, 암 진행에 미치는 정확한 영향은 명확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환자 조직과 세포주를 활용해 생화학적·단일분자·후성유전체 분석을 실시했다. 분석 결과 EZH1 Q571R 돌연변이는 효소 활성과 염색질 응축 능력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억제성 히스톤 표지가 활성 히스톤 표지 영역으로 확장되며 두 표지가 비정상적으로 공존했고, 주요 종양 억제 유전자의 발현이 차단됐다.
이러한 기전은 실제 환자 조직과 동물 실험에서도 확인됐다. EZH1 Q571R 돌연변이를 가진 환자 조직에서는 종양 억제 유전자 발현이 감소했다. 동물 실험에서는 해당 돌연변이가 정상형에 비해 암 성장을 약 34%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갑상선암에서 상동성 단백질인 EZH2의 돌연변이는 발견되지 않는 이유를 규명하기 위해 자기 집게 분석을 추가로 시행했다. 그 결과 EZH2 Q570R 돌연변이는 효소 활성이 증가하더라도 염색질 응축 능력이 낮아 암 발생 위험이 적었다. 연구팀은 암 성장의 핵심 요인이 염색질 응축 능력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철환 교수는 "EZH1 Q571R 돌연변이의 기능을 분자 수준에서 설명할 수 있게 됐으며, 향후 후성유전 관련 변이의 생물학적 기전을 표적으로 하는 치료 전략으로 연구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규언 교수는 "EZH1 Q571R 돌연변이가 종양 억제 유전자 발현을 차단하고 암 성장을 촉진하며, 염색질 응축 능력이 이를 좌우하는 핵심 요인임을 규명한 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류제경 교수는 "의료·생물·오믹스·물리를 융합한 접근을 통해 단분자 생물물리 기법으로 EZH1 Q571R 돌연변이가 염색질 응축을 강화한다는 사실을 최초 규명한 것은 뜻깊은 성과"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