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9.15 06:56최종 업데이트 26.09.15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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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리더십 전국으로…복지부, 국립대병원 공공기관 규제 해제 추진

문진수 “필수의료 인력·표준진료 확산하는 플랫폼”…백남종 “‘서울대병원 10개’ 획일적 확충 아냐”

복지부, 내년 1월 기타공공기관 지정 해제 안건 상정…교원 증원·필수진료과 인건비도 지원

14일 열린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서울대학교병원의 역할과 리더십’ 토론회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지역·필수·공공의료 위기가 개별 병원의 노력만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단계에 이른 만큼 서울대병원의 진료·교육·연구 역량을 전국으로 확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서울대병원이 중증·희귀·난치질환의 최종 치료기관에 머물지 않고 필수의료 인력과 표준진료 모델을 생산해 국립대병원과 공공병원에 전파하는 국가 의료역량 플랫폼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정부도 국립대병원의 확대된 역할을 뒷받침하기 위해 정원과 총인건비 규제 완화에 나선다. 보건복지부는 내년 1월 국립대병원의 기타공공기관 지정 해제 안건을 재정경제부 관련 위원회에 상정할 계획이다.

1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서울대학교병원의 역할과 리더십’ 토론회에서 이 같은 논의가 이뤄졌다.

“개별 병원 노력으로 한계…서울대병원 역량 전국에 확산해야”

서울대병원 문진수 공공부원장은 소아의료와 외과, 산부인과는 물론 내과의 주요 전문분야까지 지역의료 인력난이 확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문 부원장은 “지역 간 의료격차가 다시 복구하기 어려울 정도로 깊어지고 있다”며 “더 이상 개별 병원의 일반적인 노력만으로 상황을 바꾸기 어렵다”고 말했다.

2027년 3월 지역필수의료법이 시행되면 권역책임의료기관은 진료뿐 아니라 지역 의료기관의 협력체계 구축과 필수의료 인력의 역량 강화까지 담당한다. 전국 17개 권역책임의료기관 가운데 14곳은 국립대병원이다.

그러나 국립대병원은 공공기관 정원과 총인건비 규제로 필요한 의료인력을 자율적으로 확보하거나 새로운 조직을 운영하는 데 제약을 받고 있다.

문 부원장은 “진료협력 총괄과 지역에 대한 책임을 모두 감당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자율적이고 경영적인 차원에서 혁신하려면 정원과 인건비 등에 관한 공공기관 규제를 풀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서울대병원은 필수의료 인력을 양성하고 표준진료 모델과 정책 근거를 생산해 전국 의료기관에 확산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서울대병원그룹에서 공공의료 모델을 실증한 뒤 국립대병원과 공공의료기관에 전파하는 방식이다.

그는 “서울대병원은 국가 의료역량을 생산하고 연결해 확산하는 플랫폼으로 기능해야 한다”며 “서울대병원그룹의 노력뿐 아니라 정부 지원과 제도의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분당서울대병원 배희준 공공부원장은 서울대병원의 역량 확산이 지역 환자를 상급병원으로 흡수하는 방식이 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배 부원장은 분당서울대병원과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의 심뇌혈관질환 협력, eICU 원격지원 등을 사례로 제시하며 “분당서울대병원을 크게 만드는 전략이 아니라 경기도 각 지역의 의료역량을 크게 만드는 전략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백남종 원장

“서울대병원 10개, 모든 병원에 모든 진료과 갖추자는 의미 아냐”

서울대병원 백남종 원장(국립대병원협회장)은 서울대병원이 사실상 국가중앙병원으로 인정받아 왔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법적 지위와 역할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국가중앙병원이라는 법률상 개념이 없는 데다 국립중앙의료원, 국립암센터 등과 역할이 중첩되는 부분도 있어 서울대병원이 국가 의료체계에서 담당할 기능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서울대병원이 교육·수련과 연구, 표준진료체계 보급, 의료 인공지능 전환 등을 통해 국립대병원과 공공병원의 역량을 높일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지역에서 요청할 때마다 서울대병원 의료진을 직접 파견하는 방식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책임의료기관 역할을 이야기하면 대개 사람을 보내달라는 요구부터 나오지만 서울대병원도 인력이 여유로운 상황은 아니다”며 “특정 병원만이 아니라 네트워크 전체의 역량이 좋아지는 방향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 원장은 이른바 ‘서울대병원 10개 만들기’에 대해서도 모든 국립대병원이 모든 진료과와 시설을 서울대병원과 동일하게 갖추는 방식으로 추진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인구구조와 환자 분포가 달라진 상황에서 모든 국립대병원이 모든 고난도 진료역량을 자체적으로 확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설명이다.

백 원장은 소아흉부외과를 사례로 들며 “모든 지역에 소아흉부수술 시설을 갖춰야 하는지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며 “전국 1~2개 센터 오브 엑설런스에 인력과 자원을 집중하고 충분한 보상을 통해 해당 시설을 유지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역·필수의료 정책의 성과를 단기간에 건수 중심으로 평가해서도 안 된다고 밝혔다. 새로운 인력이 교육과 수련을 거쳐 현장에 배출될 때까지 시간이 필요한 만큼 향후 2~3년 동안 제도가 안착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재정을 투입했는데 1~2년 사이 달라진 것이 무엇이냐는 요구가 나올 수 있지만, 건수 중심으로 조급하게 평가하면 위험할 수 있다”며 “지역·필수의료체계가 조금씩 발전하도록 기다리고 버티는 기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복지부, 내년 1월 국립대병원 기타공공기관 지정 해제 추진

복지부 김도균 국립대병원정책과장은 국립대병원이 기타공공기관으로 묶여 있어 인력과 총인건비 운용에 제약을 받고, 기관 평가에서도 병원의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고 인정했다.

김 과장은 “내년 1월 재정경제부 관련 위원회에 기타공공기관 지정 해제 안건을 올릴 계획”이라며 “지정이 해제되면 인건비와 정원의 자율성을 강화하고 병원의 특성을 반영한 평가체계를 설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정 해제 여부는 민간위원들이 참여하는 위원회에서 결정된다. 김 과장은 “결과에는 불확실성이 있지만 위원회 개최 전까지 민간위원들을 최대한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국립대병원을 중심으로 교육과 임상·연구가 선순환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일정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지역 안에서 해결하는 지역 완결적 의료체계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9개 국립대병원의 교원 증원과 필수진료과 인건비 지원, 일부 필수진료과 장기근속 의료진에 대한 보상 예산을 반영했다.

김 과장은 “필수의료와 지역의료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수가 보상을 검토하고 지역의사제를 통한 지역 의료인력 확보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며 “내년부터 관련 사업을 추진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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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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