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07.27 15:40최종 업데이트 23.07.27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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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앞둔 민주당 마음 급했나?…간호법 쟁점 사항 빠진 채 9월 내 발의 예정

간호조무사 학력 제한‧지역사회 등 문구 빠지면 법안 통과 핵심 키는 간협에게로

더불어민주당은 27일 정책의원총회에서 간호법안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간호법안이 9월 정기국회 내에 재차 발의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21대 국회 내에 간호법 통과를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산적해 있어 결과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많다. 
 
민주당 “보건의료계 갈등 최소화 방향으로 9월 내 발의 예정”
 
더불어민주당은 27일 정책의원총회를 열고 간호법 통과 무산에 따른 후속대책 차원에서 간호법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5월 윤석열 대통령 거부권 행사 당시, 법안 거부 명분이 ‘보건의료계 단체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는 이유였던 만큼 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법안이 다시 만들어질 예정이다.
 
구체적으론 가장 큰 논란이었던 '간호조무사 학력 제한' 문제와 '지역사회' 문구가 삭제되는 것이 현재로선 가장 유력하다.
 
또한 21대 국회 안에 간호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오는 10월 실시되는 국정감사 이전에 법안이 발의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 이소영 원내대변인은 이날 정책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간호법 부결은 윤 대통령이 스스로 공약 사항을 파기한 것으로 여당 의원 50여명이 공동 발의했지만 이를 거부한 것은 국민에 대한 기만 행위"라며 "민주당은 처리가 무산된 간호법을 국정감사 이전에 다시 발의하는 방향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재추진의 기본 원칙은 법의 수용성을 높이고 의료 직역 간 갈등을 최소화하는 것"이라며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사이의 간호사 자격, 학력 인정 문제를 유연한 관점에서 최대한 합의를 도출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대한의사협회가 제기하는 '간호사의 지역사회에서의 역할'과 관련해서도 간호사의 병원 밖 역할에 과도한 해석을 줄이는 방향으로 조율할 예정"이라고 첨언했다.
 
‘직역 갈등 최소화’ 방향 속 핵심 키는 간협에게로
 
이번 간호법 재추진 과정에서 핵심 키는 대한간호협회가 쥐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간호조무사 학력 제한'과 '지역사회' 문구 삭제는 지난 간호법 논의 당시 수 차례 이해단체 간 논의가 이뤄졌으나 불발됐던 사안이다.
 
결국 보건복지부와 여당까지 나서 해당 내용이 삭제된 절충안까지 내놨으나 끝내 간협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결국 대통령 거부권에 의해 법안은 폐기됐다.
 
즉, 간협이 보건의료계 직역 간 갈등을 최소화하는 방향의 새로운 간호법 내용에 얼마나 동의할 수 있을지가 법안 통과 여부를 가르는 새로운 관전 포인트인 셈이다.
 
국회 사정에 밝은 의료계 관계자는 "민주당이 애초에 '보건의료계 갈등 최소화'를 밝힌 상황에서 핵심은 간협이 새안을 받을 수 있을지가 될 것"이라며 "간호조무사 학력제한 문제가 빠지면 간무협도 마냥 반대만 하긴 어려울 것이다. 간무협이 빠지면 의협도 반대 입장을 유지하기 어렵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도 총선 앞두고 간호법 재차 발의하며 부담 덜어
 
민주당 입장에서도 간호법 재추진을 공식화하면서 어느 정도 부담을 덜게 됐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최대 우군인 간호계 표를 유지하기 위해선 21대 국회에서 간호법을 통과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간호법을 최초 발의할 당시부터 "21대 국회에서야말로 간호법을 반드시 통과시키겠다"고 언급해왔고 간호법 불발 이후에도 "재차 간호법을 발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회 임기 내 간호법 통과를 위해선 국정감사 등으로 바빠지는 10월 전에 법안 발의가 필요했던 것이다. 민주당은 8월까지 관련 단체 간 의견 조율 과정을 거치고 9월에 쟁점사안을 최대한 제거한 이후 새 간호법을 발의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에서 처음부터 '직역 갈등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히면서 간호조무사 학력 제한 문제와 '지역사회' 문구 삭제를 염두한 듯한 발언을 낸 부분도 주목할 만하다.
 
간호법에서 해당 쟁점이 사라지면 앞서 정부와 여당이 내놓은 중재안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당시엔 민주당과 간협이 이 같은 중재 내용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엔 당시와 상황이 다르다는 평가가 많다. 대통령 거부권 행사의 가장 큰 이유였던 직역 간 갈등을 조절할 수 있는 대책이 담겨야 야당 입장에서도 새로운 간호법을 내놓을 수 있는 명분이 생기기 때문이다.
 
특히 처음부터 ‘직역 갈등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간호법이 논의돼야 한다’는 점을 밝히면서 민주당 입장에선 향후 재차 발생할 수 있는 이해단체 간 설전에서 공을 간협 측에 넘길 수 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즉 민주당은 간협만 새로운 발의안을 받을 수 있다면 간호법을 통과시킬 수 있어 실리를 챙기게 되고, 만약 간협이 해당 안을 받지 못한다고 해도 어쨌든 간호법을 재차 발의해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는 명분을 얻을 수 있다.
 
민주당 복지위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법안 내용이 나온 것은 아니다. 다만 큰 틀에서 직역 단체 갈등을 줄이자는 합의는 이뤄진 상태"라며 "8월까지 의협과 간협, 간호조무사협회 등 관련 단체들과 만나 조율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협 김이연 대변인은 "간호법은 보건복지의료연대 단체장들이 단식까지 감행하며 그 부당성을 널리 알렸던 악법"이라며 "의협은 앞으로도 총선기획단 등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올바른 의료정책을 제시해 나아갈 것"이라고 법안 반대를 밝혔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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