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2.09.16 14:53최종 업데이트 22.09.16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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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2명 중 1명은 이상지질혈증…"전주기적 국가 건강검진 관리체계 아래 예방·관리해야"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새로운 이상지질혈증 팩트시트·인식도 조사 결과·진료지침 발표

사진: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김상현 진료지침이사, 정인경 홍보이사, 이상학 학술이사, 최성희 대외협력이사(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새로운 기준으로 이상지질혈증 유병률을 분석한 결과 20세 이상 한국 성인 2명 가운데 1명은 이상지질혈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가 16일 콘래드 호텔 서울에서 제11회 국제학술대회 ICoLA 2022 with APSAVD(International Congress on Lipid & Atherosclerosis with Asian-Pacific Society of Atherosclerosis and Vascular Disease) 개최를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2022 이상지질혈증 팩트시트 및 대국민 인식도 조사 결과 ▲2022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 개정 의의와 주요 개정사항 ▲제11회 ICoLA 개요 및 주요 학술 세션 ▲이상지질혈증 국가 관리체계 진단 및 보다 나은 관리를 위한 제언 등이 소개됐다.
 

고콜레스테롤혈증 14년 사이 유병률 2배 늘었으나 조절률은 절반 이하
 
첫 번째 발표를 맡은 정인경 홍보이사(경희의대 내분비내과)는 국내 이상지질혈증의 유병률 및 관리실태 등을 분석한 '2022 이상지질혈증 팩트시트'에 대해 발표했다.
 
팩트시트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우리나라 20세 이상 성인 4명 가운데 1명이 고콜레스테롤혈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에는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이 약 8.8%였던 반면, 2020년에는 약 20%로 14년 사이 유병률이 2배 이상 증가했다.
 
이처럼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 규모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임에도 국내 고콜레스테롤혈증 조절률은 47.7%로 절반도 되지 않았다. 이는 성인 환자의 절반이 고콜레스테롤혈증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상지질혈증은 당뇨병 환자의 90%, 고혈압 환자의 70%에서 동반되며, 비만인의 경우 55%에서 동반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팩트시트에서는 기존과 달리 저HDL-콜레스테롤혈증의 기준을 남녀 간 다르게 적용해 이상지질혈증의 유병률을 추가로 분석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 LDL 콜레스테롤 160mg/dL 이상, 중성지방 200mg/dL 이상, HDL 콜레스테롤 40mg/dL 미만 중 한 가지 이상을 가진 경우를 살펴보면, 국내 20세 이상에서 이상지질혈증 유병률은 40%로 나타났다.
 
하지만, 여성의 HDL 콜레스테롤 정상치가 남성 대비 10mg/dL 이상 높은 점을 반영한 새로운 기준으로 이상지질혈증 유병률을 추가 분석한 결과는 48%로 나타나 보다 높은 유병률을 보였다.
 
이어 정 홍보이사는 7월 25일~8월 26일 일반인 대상으로 실시한 이상지질혈증 인식도 조사 결과도 소개했다. 이번 조사는 네이버 배너, 지하철 광고 및 학회 홈페이지를 통해 진행됐다. 총 3987명이 참여했고 그중 2882명이 설문을 완료했다.
 
그 결과,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이 높으면 어떤 위험이 발생할 수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71%가 알고 있다고 응답했으나, 이상지질혈증이 어떤 질환인지 알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46%에 그쳤다.

또한 응답자 중 65%가 음식을 조절하고 운동을 하면 약을 중단해도 된다고 답해, 콜레스테롤 관리를 위한 약물치료의 중요성과 인지 또한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학회는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약이 꼭 필요한 당뇨병, 고혈압, 심혈관질환 환자들이 약을 중단하면 다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지기 때문에 약물 중단 여부는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할 것을 당부했다.

초고위험군서 LDL 콜레스테롤 치료 목표 기존보다 낮은 55mg/dL로 권고
 
김상현 진료지침이사(서울의대 순환기내과)가 '2022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 개정 의의와 주요 개정사항'을 주제로 발표했다. 2018년 이후 새롭게 업데이트된 이번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은 지난 4년 간 축적된 이상지질혈증 분야의 최신 국내외 연구결과들을 반영하고, 국내 임상 환경에 적합하게 개정됐다.
 
특히, 이번 진료지침에서 주목할 부분은 심혈관 위험도 분류에 따라 LDL 콜레스테롤 목표치를 세분화하고 한층 강화한 점이다. 먼저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인 관상동맥질환에 대한 부분을 보다 자세하게 서술했고, LDL 콜레스테롤 치료 목표를 기존의 70mg/dL보다 낮은 55mg/dL로 권고했다. 또한, 유병기간 및 주요 심혈관질환 위험인자 동반 개수에 따라 당뇨병과 뇌졸중의 위험도를 세분화했다.

선택적인 권고사항으로 표적장기손상(알부민뇨, 신병증, 망막병증 및 신경병증) 또는 3개 이상의 주요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를 동반한 당뇨병 환자에서는 LDL 콜레스테롤 목표치를 55mg/dL 미만으로 고려할 수 있다고 권고했다.
 
심혈관 위험군별 치료 전략에서는 스타틴을 주된 치료 약제로 권고하고, 목표 LDL 콜레스테롤 수치 도달하지 않은 경우에 추가 투여하는 에제티미브, 그리고 초고위험군에서 세 번째로 투여하는 PCSK9 억제제에 대한 권고 수준을 상향 조정했다.
 
또한, 고중성지방혈증 치료를 식사요법, 아이코사펜트 에틸(Icosapent ethyl), 피브레이트(fibrate) 및 오메가-3 지방산에 대한 권고 내용을 세분해 기술하고, 식사와 운동 관리도 실질적인 내용으로 권고했다. 식사관리에서 하루 콜레스테롤 섭취량 제한 수치를 제시하지 않고 구체적 실질적인 식단 조합을 강조했다. 알코올은 하루 1~2잔 이내로 제한하고, 가급적 금주를 권고했다. 운동처방 부분도 구체적으로 서술했으며, 웨어러블 장비 활용 방법과 신체활동 촉진을 제시했다. 공복이 아닌 상태의 혈중 중성지방 검사 수치의 의미를 강조했다.
 
검진·통보·사후관리까지 이상지질혈증 전주기적 예방 및 관리체계 있어야

최성희 대외협력이사(서울의대 내분비내과)는 '이상지질혈증 국가 관리체계 진단 및 보다 나은 관리를 위한 제언'을 주제로 발표했다.
 
최 대외협력이사는 "이상지질혈증은 국내 사망원인 2위인 심뇌혈관질환의 주요한 선행질환 중 하나로 매년 유병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에도, 국가적 차원의 여러 만성질환 정책에서 아직까지 '이상지질혈증 패싱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일반 건강검진 결과 통보서는 '고혈압/당뇨병 질환 의심'과 '일반 질환 의심' 판정을 구분하고 있으나, 이상지질혈증은 별도의 항목이 아닌 일반 질환으로 분류돼 질환 심각성에 대한 경각심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또한, 건강검진에서 고혈압이나 당뇨병 의심 판정을 받은 경우 이후 본인부담금 없이 무료로 해당 질환에 대한 확진 검사를 받을 수 있지만, 여기에 이상지질혈증은 포함되지 않아 질병 간 국가지원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최 대외협력이사는 "무엇보다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의 등록대상에서도 이상지질혈증이 빠져 있어 조속한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이상지질혈증의 검진부터, 통보, 사후관리까지 전주기적 예방 및 관리체계를 통해 뇌혈관질환 주요 위험인자 간 통합 관리를 실현하고 심혈관질환 발생률을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최동훈 이사장은 "이상지질혈증은 심근경색, 협심증, 뇌졸중 등 여러 심뇌혈관질환의 발생 위험을 높이는 동맥경화의 핵심 위험인자다. 조기에 발견해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으면 혈관을 계속 좁히고 체내 피의 흐름을 막아 결국에는 급성 심장 돌연사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그러나 여전히 당뇨병, 고혈압 등 다른 만성질환에 비해 인지도가 낮아, 환자들이 치료 적기를 놓치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이상지질혈증 분야 관련 대국민 인식 개선은 물론, 국가적 정책 개선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오고 있다. 앞으로도 국민의 혈관 건강 유지와 증진에 역점을 두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박도영 기자 (dypark@medigatenews.com)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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