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콘, 초기 안전성 확인 후 유효성 검증 본격화…세포주 뱅킹·CDMO·오가노이드로 사업 기반 확대
입셀 주지현 대표이사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유도만능줄기세포(iPSC) 기반 재생의료 기업 입셀이 주사형 골관절염 세포치료제 '뮤콘(MIUChon)'의 다음 단계 유효성 검증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3명 대상 초기 투여로 안전성을 확인했으며, 30명 규모 무작위 비교 방식 연구를 준비 중이다. 회사는 이를 발판 삼아 일본 진출과 상장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입셀 주지현 대표는 최근 메디게이트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회사 설립 배경과 주요 파이프라인을 소개했다.
이날 주 대표는 회사의 최우선 파이프라인으로 퇴행성 골관절염 치료제 뮤콘(YL111)을 꼽았으며, 임상등급 세포주 뱅킹, GMP 기반 CDMO, 오가노이드, 엑소좀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료=입셀
뮤콘, 초기 연구서 기능·통증·연골 두께 변화…유효성 탐색 연구서 본격 확인
뮤콘은 iPSC에서 유래한 연골세포를 3차원 스페로이드 형태로 구현한 주사형 치료제다. 스페로이드는 세포가 둥글게 뭉쳐진 3차원 덩어리로, 세포 간 접촉과 미세환경을 단일세포보다 더 잘 유지할 수 있는 구조다.
입셀이 골관절염을 첫 타깃으로 정한 배경에는 미충족 수요가 있다. 주 대표는 뮤콘 개발의 출발점으로 실제 진료 현장의 문제의식을 꼽으며 "치료제 없이 환자를 진료하는 건 괴로운 일이다. 인공관절 수술을 할 때까지 기다려달라고 하는 게 의사로서는 쉽지 않다. 이를 막을 수 있는 치료제를 개발하는 게 저희의 역할이자 미션"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현재 골관절염 치료는 통증 완화나 염증 조절에 머무는 경우가 많고, 말기 환자는 인공관절 수술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같은 문제의식이 회사 설립으로도 이어졌다. 대학 연구만으로는 실용화에 한계가 있었고, 기술이전과 자금 조달을 통해 상업화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회사를 설립했다는 것이다.
주 대표는 뮤콘을 "대략 연골세포 2000개가 들어 있는 스페로이드 형태의 주사형 제제"라고 설명했다. 입셀은 스페로이드 직경을 주사 바늘을 통과할 수 있는 약 200마이크로미터 수준으로 설계해 비수술적 투여가 가능하도록 했다. 주 대표는 "수술을 하지 않고 그냥 환자가 진료실에서 누워서 주사를 맞게 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큰 환자 접근성"이라며 외래 진료실에서 바로 투여 가능한 제형 자체가 중요한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회사는 이 같은 구조가 연골 결손 부위에 붙어 재생을 유도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골세포가 본래 체내에서 기질에 둘러싸인 형태로 존재하는 만큼, 단일세포보다 스페로이드 형태가 체내 환경과 더 잘 맞고 관절 내에서 오래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이에 입셀은 뮤콘을 골관절염의 구조적 개선 가능성을 겨냥한 골관절염 근본적 치료제(DMOAD) 후보로 보고 있다.
주 대표는 이 같은 구조적 특징이 기존 골관절염 세포치료제와 구별되는 지점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기존 주사형 세포치료제가 투여 후 비교적 빠르게 소실되지만, 뮤콘은 세포외기질(ECM)을 품은 스페로이드 구조를 통해 연골 결손 부위에 보다 오래 머물며 재생을 유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같은 가능성은 초기 연구에서 일부 확인됐다. 주 대표에 따르면 뮤콘은 3명 대상 초기 투여 연구에서 큰 안전성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 일부 환자에서는 골관절염지수(WOMAC) 등 기능·통증 지표 개선과 영상상 연골 두께 변화가 관찰됐다. 다만 주 대표는 "비교군이 없어서 이걸 효과가 있다, 없다라고 단정지어 얘기할 수는 없지만, 가능성을 봤다"며 "보통은 이를 유효성 시그널이라고 표현한다"고 말했다.
입셀은 이를 토대로 다음 단계 연구를 준비하고 있다. 회사는 30명 규모의 무작위 비교 방식 유효성 탐색 연구를 준비 중이며, 환자 등록은 마친 상태다. 주 대표는 독성 연구와 유효성 연구가 더 축적되면 첨단재생치료 제도를 활용한 후속 연구로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식 품목허가 이전이라도 제도 심의를 거쳐 환자 부담이 수반되는 형태로 치료 접근성을 넓히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입셀 주지현 대표이사
일본은 첫 해외 거점…장기적으로는 범용 iPSC 세포주 플랫폼 겨냥
입셀은 일본을 첫 해외 거점으로 두고 있다. 회사는 2024년 일본 쇼난 헬스 이노베이션파크에 입주하고, 이후 오노약품공업과 iPSC 기반 신약 효능평가 관련 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쇼난 아이파크, 가마쿠라 종합병원 등과 접점을 넓히며 현지 임상연구 진입을 준비 중이며, 일본 내 실증과 네트워크 구축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다국가 임상 데이터 확보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주 대표는 일본에 대해 "iPSC 종주국"이라며 현지 규제기관과의 이슈를 풀고 임상연구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축적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일본에서 후속 연구를 추진하고, 이를 통해 향후 다국가 임상과 사업 확장으로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이어 주 대표는 장기적으로 입셀이 단순히 골관절염 치료제 하나에 머물지 않고 범용 iPSC 세포주 플랫폼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가세포 기반 치료보다 다수 환자에게 적용 가능한 동종·범용(off-the-shelf) 세포치료제가 사업성과 확장성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입셀은 조직적합성항원(HLA)을 중심으로 한 면역거부 문제를 해결하는 저면역원성 범용 세포주 개발과 유전자교정 기술 적용 가능성을 함께 검토하고 있다. HLA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어 동종 세포치료제 투여 시 면역거부 반응과 관련될 수 있는 항원으로, 입셀은 HLA 매칭 또는 발현 조절을 통해 면역거부 가능성을 낮추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지금은 뮤콘이 가장 앞선 파이프라인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범용 세포주 자체가 입셀의 핵심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구상이다.
세포주 뱅킹·CDMO·오가노이드로 현금흐름 확보…시리즈B·IPO, 뮤콘 유효성이 관건
입셀은 뮤콘뿐 아니라 임상등급 iPSC 세포주 뱅킹도 주요 사업으로 키우고 있다. 주 대표는 세포 자체보다 품질관리 자료와 검증 데이터의 가치가 크다고 봤다. 임상등급 세포주를 만드는 데 수십억원이 투입될 만큼 진입장벽이 높은 데다, 실제 사업에서도 세포 그 자체보다 데이터 패키지의 가치가 더 크게 평가된다는 설명이다.
이를 바탕으로 회사는 식약처 허가 과정에 활용한 임상등급 세포주와 품질 데이터를 기반으로 외부 기업에 세포주 뱅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GMP 기반 CDMO도 주요 수익 축이다. 회사는 자체 GMP 시설을 활용해 외부 기업의 시료 생산과 공정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오가노이드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 등을 이용해 장기 일부의 구조와 기능을 모사한 3차원 세포 모델이다.
입셀은 iPSC 기반 피부·뇌·간 오가노이드를 활용해 동물실험을 보완하는 시험 플랫폼을 구축 중이며, 일본 오노약품과 관련 계약을 맺고 후보물질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 대표는 동물대체시험이 단기간에 기존 동물실험을 완전히 대체하긴 어렵더라도, 오가노이드를 통한 자료 확보가 임상 개발에 의미 있는 보완 자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사업 방향은 글로벌 규제 환경 변화와도 맞물린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최근 단클론항체를 비롯한 의약품 개발 과정에서 동물실험 요구를 단계적으로 축소·대체하고, IND 단계부터 오가노이드와 장기칩, AI 계산모델 등 사람 기반 비동물시험 자료 활용을 장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입셀이 추진하는 오가노이드 평가 플랫폼의 활용 가능성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외에도 엑소좀과 시크리톰 등 세포유래물질을 사업군에 포함하고 있다. 회사는 이를 화장품 원료와 연구용 소재 공급 등으로 연결하고 있으며, 치료제 매출이 본격화되기 전까지는 해당 사업을 통해 운영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했다.
입셀은 세포주 뱅킹, CDMO, 오가노이드, 원료 공급 등을 통해 매출을 쌓고 있으며, 상장 전까지 연간 30억원 수준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회사는 현재 시리즈B 투자를 진행 중이며, 누적 투자금은 약 300억원 수준이다.
상장 시점은 시장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지만, 내부적으로는 뮤콘의 유효성 자료가 확보되고 매출 구조가 어느 정도 자리 잡은 뒤 시장에 나간다는 방향을 잡고 있다. 상장 이후 확보된 공모자금은 생산 스케일업과 정식 허가 트랙 진입에 우선 투입될 전망이다.
주 대표는 "지금까지의 치료제가 없애고 중화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재생치료제는 없어진 기능을 다시 만들어주는 방향"이라며 "입셀은 사람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재생의료 모델리티를 개발해 사회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