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5.11.18 16:47최종 업데이트 25.11.18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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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광약품, 국내-해외 잇는 이노베이션 허브로 도약…RNA 플랫폼 자회사 신설

향후 5년 로드맵 공개…CP-012 등 선택과 집중·국내외 오픈이노베이션 확대 통해 경쟁력 강화

부광약품 안미정 회장 발표 자료 중 일부. 자료=부광약품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부광약품이 아침 무동증 환자에 대한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개발 중인 CP-012와 RNA 플랫폼 분사를 중심으로 한 R&D 전략을 발표했다. 회사는 AI 바이오 기업과의 협력과 국내·외 오픈이노베이션 확대를 통해 신약개발 역량을 고도화하고 이노베이션 허브 구축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부광약품은 18일 중앙연구소에서 '오픈이노베이션 성과 및 전략 발표회'를 개최해 자회사 콘테라파마의 핵심 파이프라인과 자체 신약개발 전략을 공개했다.

이날 콘테라파마 토마스 세이거 대표는 파킨슨병 치료제 CP-012와 RNA 플랫폼의 경쟁력 등을 설명했고, 부광약품 안미정 회장은 회사의 신약개발 전략으로 선택·집중 전략과 국내·외 오픈이노베이션 로드맵을 제시했다.
 
콘테라파마 토마스 세이거 대표

CP-012로 파킨슨병 환자 아침 무동증 해결 기대…룬드벡과의 계약으로 입증된 RNA 플랫폼 기술은?

토마스 세이거 대표는 발표에서 콘테라파마의 핵심 영역으로 파킨슨병과 RNA 치료 플랫폼 두 가지를 꼽았다.

현재 콘테라파마의 주요 파이프라인 중 가장 개발이 앞선 파이프라인은 CP-012로, 파킨슨병 환자의 아침 무동증(early morning OFF)을 개선하는 치료제다.

파킨슨병 치료에 사용되는 레보도파는 반감기가 짧아 야간과 이른 아침에는 약효가 소진된다. 약효 소진 기간에는 운동 능력 상실 증상이 나타나며, 파킨슨병 환자 50~70%가 아침 무동증으로 고통받고 있다. 이에 세이거 대표는 기존 레보도파·카비도파와 달리 CP-012는 미충족 수요를 해결할 수 있다며, 높은 상업적 잠재력을 가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CP-012는 취침 전 복용으로 밤사이 안정적인 노출을 유지하는 새로운 지연·이중 박동성 방출 특성을 가진 레보도파·카비도파 경구제제"라며 "임상 1b상에서 이러한 약동학적 특성이 확인되면서 세계 최초로 아침 무동증 개선을 표적으로 한 치료제를 획득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시장에서는 최대 9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CP-012의 차별성과 상업적 우위에 대해 "현재 시판 중인 속방형·조절방출형·서방형은 밤사이 혈중 농도가 떨어져 아침에는 다시 OFF 증상이 나타난다"며 "CP-012가 기존에 널리 사용돼 온 레보도파·카비도파 기반 제형이어서 생물학적 위험이 낮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임상 2상에서도 개념증명을 상대적으로 빠르게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이거 대표는 콘테라파마의 RNA 발굴 플랫폼을 소개했다. 해당 플랫폼은 ▲어택포인트 디스커버리(AttackPoint Discovery) ▲올리고디스크(OligoDisc) ▲스플라이스매트릭스(SpliceMatrix) 세 가지 기술로 구성된다. 구체적으로 RNA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정상적 패턴을 찾아내고, 그 지점을 교정할 수 있는 안티센스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ASO) 또는 저분자 화합물 치료제를 가장 적합한 방식으로 설계·발굴한다.

어택포인트 디스커버리는 RNA 처리 과정에서 비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지점을 찾아내는 출발점으로, 질환과 연관된 RNA 조절 이상을 데이터베이스 형태로 식별해 후속 설계 단계의 방향을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이어 올리고디스크 또는 스플라이스매트릭스로 이어진다. 올리고디스크는 이러한 타깃에 대해 ASO를 설계한다. 스플라이스매트릭스는 RNA 스플라이싱이나 RNA 처리 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저분자 화합물을 고속으로 탐색한다.

세이거 대표는 콘테라파마 RNA 기술은 단일 모달리티에 한정되지 않고 ASO와 저분자 화합물을 모두 아우르는 범용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플랫폼 경쟁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룬드벡과의 RNA 기반 공동개발 계약을 소개했다.

그는 "룬드벡과는 사전에 선정된 타깃들에 대해 RNA 치료제를 공동으로 발굴하는 협력을 진행 중이며, 어택포인트디스커버리를 통해 룬드벡이 보유한 타깃 중 개발이 정체된 영역을 다시 진전시키고, 올리고디스크를 활용해 신규 후보 물질을 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룬드벡이 기존 파이프라인이 아닌 RNA 플랫폼에 집중해 계약한 이유는 기존 파이프라인의 경쟁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에 "룬드벡의 목적은 명확했다. 룬드벡이 가진 기존 파이프라인의 발전이 없던 상황에서 해당 플랫폼을 통해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으려고 했다"며 "어떤 목표가 있었던 이를 잘 충족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에 우리와 협력하게 됐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부광약품 안미정 회장

부광약품 3대 전략은? 선택과 집중, 국내·외 오픈이노베이션 확대…RNA 플랫폼 신규 자회사 설립한다

안미정 회장은 부광약품의 향후 5년 전략으로 ▲선택과 집중 ▲신규 해외 오픈 이노베이션 확대 ▲국내 오픈이노베이션 활성화를 꼽았다.

구체적으로 지난 10년간 축적한 파이프라인과 플랫폼 기술을 재평가해 육성·협업·정리 등 후속 전략을 마련한다. 이 가운데 CP-012의 신속한 2상 진입, RNA 플랫폼 기반 신규 자회사 설립, 싱가포르의 재규어(JaguAhr)와 이스라엘 프로텍트(Protekt) 투자 효율화를 우선 추진한다.

안 회장은 "신약을 개발하고 회사가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파킨슨 환자들의 불편을 해소하는 것이 제약사가 해야 할 일"이라며 "단독 개발, 공동 개발, 라이선스아웃 등 다양한 전략을 검토하되 가장 빠른 임상 진입을 목표로 한다. 현재 일부 회사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RNA 플랫폼 기반 신규 자회사 설립은 투자 유치 및 사업 확장을 위한 조치다. 이날 부광약품 이제영 대표는 "투자자들이 파킨슨과 RNA라는 전혀 다른 두 분야를 동시에 판단해야 하는 구조 때문에 투자 결정을 주저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분사를 통해 투자 초점을 명확화해 활발한 투자 유치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재규어와 프로텍트와의 협업은 연구 성과와 전략 적합성을 재평가해 추가 투자, 파트너링, 투자 중단 등을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해외 오픈 이노베이션 확대를 통해서는 차세대 바이오 모달리티를 재발굴하고 AI 바이오 혁신기술에 대한 확장을 추진한다.

안 회장은 "부광약품은 현재 AI 역량이 충분하지 않다"며, 내부 개발보다 글로벌 AI 바이오 기업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역량을 빠르게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부광약품은 미국 콜로라도에 조성 중인 글로벌 AI-바이오 인큐베이션 펀드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이 펀드는 초기 5000만 달러 규모로 출발해 이후 3억 달러 규모로 확대될 예정이다. 이미 더 콜로라도 헬스앤테크센터(The Colorado Health & Tech Centers)에 벤처 인큐베이터를 설립했으며, 6개 AI 바이오 기업이 입주해 있다.

마지막으로 안 회장은 국내 오픈이노베이션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부광약품은 30여개 국내 초기 바이오 기술을 검토했으며, 현재 5개 대학·연구소의 특허·기술을 정밀 분석 중이다.

또한 안 회장은 부광약품 주도의 신규 바이오 펀드 조성 계획도 소개했다. 그는 "단순한 재무투자가 아니라 실제로 함께 일한 파트너 기업을 중심으로 펀드를 만들고 있다"며, 해당 펀드는 ▲바이오 플랫폼 혁신 기술 ▲CNS 혁신 기술 ▲AI-바이오 기반 기술을 3대 투자 타깃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술 발굴부터 협업, SI 투자, M&A 또는 내재화까지 이어지는 풀 밸류체인을 구축해 국내 혁신 기술을 글로벌 임상과 개발로 연결하는 오픈이노베이션 허브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에 좋은 AI 바이오텍이 있다면 콜로라도 글로벌 AI 펀드와 바로 연계해 멘토링이나 해외 진출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설명했다.

이지원 기자 (jwlee@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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