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석 과장 “허브 역할 병원도 하나의 사업에 묶여”…의료질평가 상종·종합병원 지표 분리 추진
보건복지부 양정석 의료체계혁신과장이 29일 포괄수련종합병원협의체 정책세미나에서 발표했다.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정부가 포괄 2차 종합병원 지원사업에 참여하는 193개 병원의 역할과 기능이 서로 다른데도 하나의 기준으로 묶여 있다며, 평가와 보상체계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에 같은 지표를 적용하는 의료질평가 역시 분리하는 방향을 추진한다.
보건복지부 양정석 의료체계혁신과장은 29일 포괄수련종합병원협의체 정책세미나에서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포괄 2차 종합병원 지원사업, 의료질평가의 추진 현황과 개편 방향을 설명했다.
양 과장은 포괄수련 종합병원이 상급종합병원과 일반적인 종합병원 사이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수행하지만, 현행 법령에는 이를 구분하는 개념이 없다고 짚었다.
그는 “정책을 설계할 때 특정한 역할과 정체성이 부여돼 있으면 제도를 만들기 쉬운데, 포괄수련병원은 현재 어디에 위치시켜야 할지 고민이 있다”며 현장 의견을 듣겠다고 했다.
현재 포괄 2차 종합병원 지원사업에는 193개 병원이 참여하고 있다. 당초 정부는 전국 70개 중진료권마다 포괄적인 진료 역량을 갖춘 종합병원을 적어도 한 곳씩 육성한다는 취지로 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일부 광역시 중진료권에는 참여 병원이 많게는 10곳까지 있는 반면, 경남·경북·전남 등에는 참여 병원이 없는 진료권도 있다는 설명이다.
같은 진료권에 여러 병원이 참여하더라도 수행하는 기능은 다르다. 양 과장은 앞서 발표된 환자 이동 분석을 언급하며 “실제로 허브형 병원이 있고, 상급종합병원의 역할을 상당 부분 수행하는 병원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병원까지 193개소가 하나의 포괄 2차 종합병원 사업에 들어 있다 보니 잘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형국”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현행 포괄 2차 종합병원 성과평가에서는 적합질환군을 주로 중등도 진료에 해당하는 DRG B군 중심으로 보고 있어, 중증 환자 진료 비중이 높은 병원의 실제 역할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 6월 성과지원 재원을 2000억원 증액해 사업에 연간 약 9000억원을 지원할 예정이지만, 양 과장은 재원 확대와 함께 병원별 기능에 맞는 평가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의료질평가 개편도 추진한다. 양 과장에 따르면 현행 의료질평가 지원금은 약 8400억원으로, 이 가운데 상급종합병원이 약 6000억원, 종합병원이 약 2000억원을 받는다. 의료질평가는 선택진료비를 단계적으로 폐지하면서 도입됐지만, 현재의 진료량 중심 보상 방식은 진료를 많이 할수록 지원금을 더 받는 구조라는 것이다.
양 과장은 의료전달체계에서 수행하는 기능과 지역·필수의료 기여도에 맞춰 보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마무리된 정책연구에서는 진료량에 따른 보상에 기관 단위 정액 보상 등을 혼합하고, 평가 성과에 따라 지원금을 차등화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과 포괄 2차 종합병원 지원사업의 성과지원 재원을 의료질평가와 연계하는 방향도 연구에 담겼다.
다만 이는 확정된 개편안이 아니다. 양 과장은 연구가 제시한 기본 방향에는 동의하지만, 재원과 평가 방식을 어떻게 설계할지는 더 다듬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평가지표에서는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의 분리가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양 과장은 “하나의 지표로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을 함께 평가하다 보니 서로 다른 역할에서 요구되는 가치가 섞여 현장의 혼란이 있었다”고 말했다. 상급종합병원에 필요한 교육·수련·연구개발 지표가 모든 종합병원의 역할을 평가하는 데 적합하지는 않다는 설명이다.
다만 포괄수련 종합병원에는 상급종합병원과 비슷한 수련 기능과 지역 종합병원 기능이 함께 있다. 양 과장은 “포괄수련병원에는 어느 지표를 적용해야 하느냐는 현실적인 고민이 있다”며 향후 지표를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병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양 과장은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과 포괄 2차 종합병원 지원사업의 성과평가, 의료질평가를 기능과 전달체계상 역할에 맞게 바꿔 나가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