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7.12.21 05:46최종 업데이트 17.12.21 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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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대병원 폭행사건, 아직도 미해결

사건 후 가해자는 여전히 병원 근무, 피해자는 정형외과 포기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황재희 기자] 지난 7월 발생한 전북대병원 전공의 폭행사건이 아직도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공의 K씨는 지난 7월 초, 2016년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전북대병원 정형외과에서 전공의 수련을 받던 도중 선배 및 동기로부터 폭언과 폭행, 현금갈취를 당했다고 폭로했다.
 
당시 전북대병원 정형외과는 K씨가 정식 전공의 업무를 시작하기 7개월 전부터 수시로 K씨를 호출해 의료행위 및 잡무를 시켰으며, 가해자인 상급 전공의 J씨와 전임의 G씨, 동기였던 또 다른 J씨가 상습적으로 K씨에게 폭언과 폭행 등을 일삼았다는 것이다.
 
이에 결국 수련을 포기한 K씨는 언론을 통해 해당 사실을 폭로했고, 보건복지부 및 병원협회, 대한전공의협의회 등으로 구성된 복지부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몇 달 간의 조사·논의 끝에 지난 10월 전북대병원에 전공의 정원 감축 및 과태료 100만원의 행정처분을 내렸다.
 
당시 복지부는 "전북대병원을 두 차례 현지조사한 결과, 폭행 외에도 수련환경평가 제출자료 허위작성, 입사 전 사전근무 지시, 상급년차의 임의 당직명령 등의 사실을 확인했으며, 두 차례 수련환경평가 위원회 심의와 전북대병원 의견청취를 거쳐 행정처분 내용을 최종확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복지부의 이와 같은 행정처분에도 불구하고, 해당 사건의 가해자 2명의 전공의와 1명의 전임의는 여전히 전북대병원에서 수련 및 근무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북대병원 측은 "이 사건은 서로 주장이 달라 병원에서 징계를 내릴 수가 없다. 지금 피해자 K씨가 3명을 경찰에 신고한 상태로, 검찰에서 결론이 나와야 우리도 거기에 따라 조치를 할 수 있다"면서 "지금 상황에서는 3명에게 징계를 내릴 수 있는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복지부 수련환경평가위원회가 이미 폭행사건을 포함해 수련환경평가 제출자료 허위작성, 입사 전 사전근무 지시 등 여러 문제점을 확인하고 행정처분을 내렸음에도 전북대병원은 근거가 없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전북대병원 측은 "당시 폭행사건이 시발점이 돼 조사를 했기 때문에 복지부는 폭행을 확인했다고 발표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검찰조사 이후 폭행이 확실히 인정되면 그때 병원에서 징계를 내릴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이하 전공의법)이나 의료법에 따르면 전공의 폭행 등과 관련해서는 의사에게 직접적인 징계를 내릴 수는 없다.
 
전공의법 제15조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 따라 해당 수련병원을 조사하고 행정처분 할 수 있지만, 실제 피해자 및 가해자에 대한 조치는 각 병원에 권한이 있는 것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복지부가 행정처분을 내린 것은 해당 수련병원으로, 실제 가해자에 대한 처벌은 현재 복지부에서 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 각 병원에서 징계조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결국 전북대병원 폭행사건 가해자에 대한 징계는 검찰조사결과에 좌우될 것으로 보이는데, 만약 조사가 늦어질 경우 가해자 3명 중 1명인 상급 전공의 J씨는 징계를 피할 수도 있어 보인다.
 
현재 J씨는 전공의 4년차로, 곧 전공의 과정이 끝이 나고 전문의 자격증을 따게 된다. 검찰의 결과가 늦어진다면 전북대병원의 징계는 의미가 없는 것이다.
 
전북대병원 측은 "우리도 빨리 이 사건을 마무리하고 싶지만, 만약 J씨의 전공의 과정이 끝나기 전까지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병원에서도 어쩔 수 없다"고 설명했다.
 
피해자 K씨는 "경찰이 이 사건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긴 뒤 11월 중순에 대질조사를 받았다. 검찰이 말하기를 가해자 측에서 거짓말탐지기를 거부했다고 했다. 아직 다음 조사연락은 받지 못했다. 빨리 결론이 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한 K씨는 "이번 사건으로 정형외과 전문의는 영원히 포기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렇게 된 이상 나를 받아줄 병원이 있을지 두렵다. 같은 과는 병원 교수들끼리 너무나도 잘 알고 있어 나를 받아주는 병원은 눈치가 보일 것이다. 답답하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열린 '전공의 폭행 근절 및 재발방지 대책 마련 토론회'에서 복지부도 법상에서 폭행 등으로 의료인을 처벌할 수 없는 문제에 대해 동의하며 진료영역 밖의 직무상 비인권적 행위에 대해서 별도의 제재 및 처벌규정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복지부는 수련병원이 전공의 폭행을 인지했을 때 적절하게 대처하는지를 판단하고, 관련해 사법적 책임도 물을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면서 "가해자에 대해 내부적으로 징계 처분이 이어질 수 있도록 법률 개정이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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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희 기자 (jhhwang@medigatenews.com)필요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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