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의대 현대의학 교육 비중 턱없이 낮아...강의 내용 매칭 비율 22.5%에 불과
김석일 교수 "한의대 교과서 매칭 비율도 한의협 주장 75% 아닌 51.6%....한의대의 현대의학 교육 빵점 수준"
사진=가톨릭의대 김석일 예방의학교실 교수 발표자료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한의대 교과서의 현대의학 매칭 비율이 51%에 그치고, 특히 한의대의 강의 내용은 현대의학과 매칭 비율이 22.5%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한의사협회는 한의대 교과 내용이 현대의학 내용과 75% 이상 일치한다며 의료일원화를 주장하고 있지만, 실상은 한의대에서 현대의학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가톨릭의대 김석일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최근 '한의과대학의 현대의학교육 현황' 연구를 진행한 결과를 19일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최고위과정 운영위원회에서 처음으로 공개했다. 김 교수는 2023년 기준으로 의대와 한의대의 내과학, 산부인과학, 소아과학 등 교과서 내용, 강의 내용 등을 심층 분석했다.
우선 한의대 내과학 교과서의 평균 의학 매칭 비율은 49.7%였다. 구체적으로 한의대 내과학 교과서 중 완전히 현대의학을 포함하는 대상 개념 비율은 40.1%였고 부분적으로 포함되는 비율은 19.2%, 포함되지 않는 비율은 40.7%였다.
사진=가톨릭의대 김석일 예방의학교실 교수 발표자료
다른 과목 역시 한의대 교과서의 의학 매칭 비율을 보면 부인과학은 48.4%, 산과학은 57.2%, 소아과학은 51.2%를 기록해 4개 과목 평균 매칭 비율은 51.6%였다.
김석일 교수는 "한의대 내과학 교과서 내용은 전신에 영향을 끼치는 질환의 경우 간계, 폐계, 비계, 심계, 신계 5개 내과학 과목에서 해당 신체기관에 관련된 경우만 다루거나 전혀 다뤄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점수가 낮게 나타났다. 일례로 감염병 파트는 한의대의 의학 교과서 매칭 비율이 22.2%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근골격계와 피부 질환 교과서는 5개 내과학 과목이 아닌 별도 과목에서 다루고 있어 관련 영역의 점수가 낮게 나타나는 영향이 있었다"며 "유전자, 재생의학, 생물테러, 환경적 노출 등은 한의대 교과서 내용을 찾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부인과학 교과서에서 여성 골반 질환 관련 내용은 한의대 교과서에 포함돼 있지 않았다. 또한 외음부암, 질암 등 부인과 종양 내용도 포함돼 있지 않았다"며 "이외 하부 생식기계의 양성질환, 소아 부인과학, 해부학적 질환, 심리사회적 건강 등에 대한 내용도 매칭 점수가 낮았다"고 말했다.
특히 한의대의 의학 교과서 매칭 비율도 절반 수준에 불과했지만, 한의대의 강의 내용에서 의학과의 매칭 비율이 턱없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가 한의대 강의를▲이론적 배경 ▲증상·검사·진단 ▲질환·장애·문제 ▲치료·건강증진 등으로 강의 내용을 나눠 분석한 결과, 한의대에서 내과학 강의 매칭 비율은 18.9%에 불과했다.
또한 산부인과학은 31.5%, 소아과학은 39.1%를 보여 한의대에서 평균 현대의학 강의 매칭 비율은 22.5%를 기록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4개 한의대를 분석한 결과, 영상의학과 교수 1인을 제외하고 한의대에서 현대의학을 강의하는 교수 중 의사는 전무했다.
강의 시간 관점에서 봐도 한의대 임상의학 강의 중 현대의학 비중은 주당 14.7 시간으로, 의대(주당 56.8 시간) 대비 4분의 1에 불과했다.
김 교수는 "의학 전문가가 아닌 한의대 교수가 현대의학 교육 전체를 진행하고 있다. 한의대가 현대의학 교육과정을 만들어놨더라도 그 자체를 '빵점'으로 볼 수밖에 없고, 한의대의 현대의학 교육은 그 의미를 상실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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