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정부가 자체 의료기관윤리위원회 설치가 어려운 중소 의료기관의 연명의료결정제도 참여 기반을 넓히기 위해 공용윤리위원회를 추가 지정했다.
보건복지부는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서울대학교병원과 경북대학교병원을 공용의료기관윤리위원회로 추가 지정했다고 6일 밝혔다. 이에 따라 전국 공용윤리위원회는 기존 13개에서 15개로 늘었다.
연명의료중단등결정과 이행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려는 의료기관은 연명의료결정법에 따라 의료기관윤리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 윤리위원회는 의료기관 내에서 연명의료결정제도와 관련해 환자·환자가족·의료진이 요청한 사항을 심의하고, 환자와 가족 상담, 의료인 대상 의료윤리교육 등을 수행한다.
다만 윤리위원회가 환자의 연명의료 여부를 직접 결정하는 기구는 아니다. 복지부는 연명의료에 관한 결정과 이행은 원칙적으로 환자 본인의 의사와 담당의사의 임종과정 판단에 따라 이뤄지며, 제도 이용 과정에서 윤리적 검토가 필요한 경우 윤리위원회에 심의를 요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담당의사가 연명의료중단등결정의 이행을 거부해 환자가 담당의사 교체를 요청하거나, 의료진이 환자를 임종과정으로 판단했음에도 환자가족이 치료 지속을 요구해 갈등이 이어지는 사례 등이 심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즉 윤리위원회는 환자의 연명의료 여부를 대신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의사를 안전하게 확인하고 존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현재 모든 상급종합병원은 윤리위원회를 설치했지만, 요양병원 등 중소 의료기관은 인력과 예산 부담으로 직접 설치·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중소 의료기관에서 국민들이 연명의료결정제도를 이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공용윤리위원회는 이러한 중소 의료기관의 참여 문턱을 낮추기 위한 제도다. 여러 의료기관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공용윤리위원회를 지정하고, 중소 의료기관이 해당 위원회에 윤리위원회 업무를 위탁하면 윤리위원회를 설치한 것으로 인정한다. 협약 의료기관은 공용윤리위원회로부터 연명의료중단등결정과 이행 과정에 필요한 심의·상담·교육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복지부에 따르면 6월 30일 기준 연명의료결정제도 참여 의료기관 540개 중 245개 의료기관이 공용윤리위원회와 위탁협약을 통해 제도에 참여하고 있다. 이번 추가 지정으로 서울·경기와 대구·경북 지역의 협약 수요를 일부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명의료결정제도 참여를 위해 위탁협약을 희망하는 의료기관은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에 협약을 신청하면 된다. 이후 지역별 관할 공용윤리위원회와 협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지원받을 수 있다. 공용윤리위원회별 관할 지역과 신청 방법은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협약 의료기관도 일정 요건을 갖추면 자체 윤리위원회를 설치한 의료기관과 동일하게 관련 수가를 청구할 수 있다. 요건은 연명의료 가능 장비 4가지 중 1가지 이상 보유, 담당 인력 1명 이상이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이 제공하는 기본 및 심화교육을 수료하는 것이다. 연명의료 가능 장비는 제세동기, 인공신장기, 인공호흡기, 체외순환막형 산화용 체외순환기 등이다.
이번 추가 지정에 따라 공용윤리위원회는 서울·경기 지역에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국립중앙의료원, 국립암센터, 서울대학교병원 등 4개 기관이 운영된다. 대구·경북 지역에는 경북대학교병원과 영남대학교병원이 관할 기관으로 지정됐고, 이손요양병원은 부산·대구·울산·경북·경남을 관할한다.
보건복지부 정경실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이번 공용윤리위원회 추가 지정으로 자체 윤리위원회 설치가 어려운 중소 의료기관의 연명의료결정제도 참여 기반이 더욱 확대되고, 환자와 가족이 연명의료결정에 대한 상담과 절차를 지원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 실장은 “내년에도 공용윤리위원회를 추가 지정하고 사업비 지원도 강화해 제도 수행 기반을 지속해서 확충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