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04.08 17:21최종 업데이트 24.04.08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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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단 위원장-윤 대통령 만남 당시 의협 비대위는 "만남 주선" 임현택 당선인은 "결사 반대"

임현택 당선인, 비대위원장직 요청 배경은 양측의 분명한 입장차…'대통령 만남' 발단으로 내부 갈등 드러나

제42대 대한의사협회 임현택 회장 당선인.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제42대 대한의사협회 임현택 회장 당선인이 8일 "의협 비상대책위원장직을 당선인이 수행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는 공문을 의협 비대위와 대의원회에 보내면서 의협 내부 갈등이 사실상 수면 위로 드러났다.

앞서 임 당선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무리 가르쳐도 이해하지 못하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밖의 거대한 적보다 내부의 적 몇 명이 나를 더 힘들게 한다"는 글을 올려 의문을 자아냈다. 

이날 메디게이트뉴스 취재결과에 따르면, 임현택 당선인과 기존 의협 비대위 의견 충돌은 지난달 3월 26일 임 당선인의 당선 이후 줄곧 이어졌다. 

임 당선인은 의협 회장 선거 결과 발표 직후 "현재 의협 회장이 사표를 내고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곧바로) 제가 의협 비대위원장을 맡아서 회무를 이끌어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3월 31일 의협회장 선거 이후 첫 비대위 회의 이후 임 당선인의 의지와 다르게 비대위는 기존 김택우 비대위원장이 그대로 맡는 것으로 결정났다. 이 과정에서 비대위 내부에 정책분과위원회가 신설됐고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김창수 회장이 위원장을 맡게 됐다. 

이와 관련, 의협 회장직 인수위는 "회장 당선인은 김택우 비대위원장이 당선인의 뜻을 충분히 존중해 비대위와 회장 당선인의 뜻이 다르지 않게 비대위를 운영하겠다는 전제하에 김택우 위원장이 계속 직책을 맡는 것에 동의했다"라며 "그러나 이후 비대위 운영 과정에서 당선인 뜻과 배치되는 의사결정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의협 비대위 관계자는 "비대위 회의 이후 임현택 당선인 목소리는 비대위 내부에서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31일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대한전공의협의회 박단 회장 모습.


임현택 당선인과 의협 비대위 측 갈등은 지난 4일 윤석열 대통령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의 회동 과정에서 절정으로 치달았다.

당시 임 당선인은 '윤 대통령과의 만남을 결사 반대'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임 당선인은 "총선 전에 협상 준비를 제대로 하지도 않고 단순히 만나는 것은 의미가 없다"라며 "둘이 만났다는 사진만 찍히고 박단 위원장이 정치적으로 이용만 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반면 의협 비대위는 임 당선인의 입장과 달리 일단 만남을 시작하는 자체에 무게를 뒀다. 

의협 비대위 한 관계자는 "의협 비대위가 윤석열 대통령과 박단 위원장의 만남을 주선하고 가운데서 적극적으로 조율하는 역할을 수행했다"고 말했다.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 관계자도 "총선이 끝나면 오히려 정부와의 협상이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라며 만남 자체에 의미를 부여했다. 

임 당선인과 의협 비대위 간 갈등 상황이 계속되자 7일 비대위 회의에 임 당선인은 대면이 아닌 온라인 참석으로 대신 했다. 

양측의 갈등으로 비대위를 승인했던 의협 대의원회도 난감해졌다. 양측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는 상태다.  

박성민 대의원회 의장은 "당선인 신분으로 비대위원장을 맡는 것이 당연하다고 주장하면 안 된다. 현 회장도 아니지 않나"라며 "비대위원장 선출과 관련한 운영위원회 규정을 보면 비대위원장은 4월 말까지로 정해져 있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협조가 되지 않으면 당선인이 비대위원장과 내부적으로 상의해서 풀어야 하고, 비대위원장 자리를 주장해선 안 된다"며 "4월 말 의협 정기총회까지 얼마 남지도 않았는데 내부적으로 논의해 잘 마무리됐으면 한다"고 했다.  

다른 의협 대의원은 "그간 의협 회장이 공석이었고 회장 선거 기간이라 제3의 인물이 비대위원장을 맡았을 뿐이다. 회장 선거가 마무리된 시점이기 때문에 임현택 당선인이 비대위원장을 맡아 비대위를 이끌어가야 한다"라며 "대정부 대응 방향의 일관성을 위해서라도 차기 회장이 비대위원장을 맡는 것이 맞다"고 다른 의견을 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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