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5.08.14 12:04최종 업데이트 25.08.14 13:22

제보

세계 최고 수준의 외래진료 실적 대한민국의 ‘의료 취약지’

[칼럼] 안덕선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장·고려대 의대 명예교수

사진=챗GPT 

[메디게이트뉴스] ‘의료 취약지’란 말 그대로 의료수요의 제한, 보건의료자원에 대한 접근 어려움, 환자의 적절한 이송 곤란, 미충족 의료 수준, 그리고 건강의 수준과 결과가 매우 낮은 지역으로 정의한다. 의료 취약지를 영어로 표현하면 주민들이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받는데 상당한 장벽에 직면하는 지역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의사나 간호사 등 의료 전문가의 부족, 저소득 또는 높은 빈곤율, 시골과 오지를 포함해 지리적으로 고립된 지역, 높은 질병 부담 또는 낮은 건강 지표 등이 그 원인으로 꼽힌다.
 
의료취약지, 거리 개념에 과도한 몰입 정작 중요한 이용 장벽은 간과
 
우리나라에서 공식적으로 ‘보건 의료 취약지(보건 의료 취약지역)’라는 개념의 기준은 의료 시설까지의 물리적 거리(예: 가장 가까운 병원이나 진료소까지의 시간(분 또는 킬로미터))을 매우 강조한다. 그러나 거리만으로는 진정한 접근성을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 의료 시설이 물리적으로 가까이 있어도 특정 전문 분야나 응급 치료가 부족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고령자나 장애인은 심각한 이동성 문제로 짧은 거리라도 접근이 어려울 수 있다.

예를 들어 일부 도시 외곽 지역은 기술적으로는 허용이 가능한 거리에 속하나 응급 상황에 대비한 충분한 의료 역량이 부족할 수 있다. 거리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실제 ‘의료 이용의 장벽’을 간과할 개연성이 크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OECD 보건 통계를 공표했다. 머리기사와 함께 우리나라 기대수명 83.5년, 경상 의료비 8.5%(연평균 증가율 3.5%), 그리고 병상수 인구 1,000명당 12.6개, 국민 1인당 외래진료횟수 18회로 OECD 국가 중 최고의 지표를 보여주었다. 2023년 국민건강통계연보를 분석한 결과는, 국민1인당 외래진료 횟수는 18.44로 나타나 자료의 정확성도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 의료취약지 외래진료 횟수 OECD 평균치보다 2.5배 많아
 

우리나라 자료인 2023년도 국민건강통계연보의 시군구별 외래 일수와 시군구별 적용 인구 자료를 이용하여, 시군구 단위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국 250개 시군구 중에서 1인당 외래진료 횟수가 18.44(OECD 평균) 이상인 시군구는 146개(58.4%)였다.

2023년 기준으로 분만, 응급의료, 소아청소년과, 인공신장실의 4개 의료취약 분야 중 어느 하나라도 ‘의료취약지역’으로 선정된 시군구는 110개인데 이 중 80개 시군구(72.7%)에서 1인당 외래진료 횟수가 18.44(전국 평균)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군’지역에서 젊은 인구 비중이 적어 1인당 외래진료 횟수가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추측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 취약지의 외래진료 횟수는 최저 연 15.59회로 나타나 취약지임에도 OECD 평균인 6.4회를 훨씬 넘어서고 있다.
 
최근 국내 논문이 영문학술지 ‘Geospatial Health 2025; volume 20:1295’에 게재됐다. 해당 논문의 연구 내용은 한국의 미충족 의료수요와 관련된 지역 의료 자원 공간 분석(Local healthcare resources associated with unmet healthcare needs in South Korea: a spatial analysis)으로 저자들은 공간 회귀 모형을 활용하여 의료 자원과 미충족 의료수요 간의 공간적 상호작용을 분석하여 미충족 의료수요의 지리적 격차에 기여하는 요인들을 조사했다. 전국 216개 지방자치단체(외딴 지역 제외)의 데이터를 활용하여 데이터 일관성을 확보하고, 미충족 의료수요의 공간적 클러스터를 파악했다.

공간 회귀 분석 결과, 종합병원과 의원은 미충족 의료수요 감소와 유의미한 연관성을 보였고 이는 지역 격차 완화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저자들은 강조했다. 반면 병원(병상 30개 이상)과 요양병원은 유의미한 효과를 보이지 않았는데, 이는 외래환자의 즉각적인 요구를 직접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전문 입원 및 장기요양 서비스에 중점을 두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미충족 의료 높은 경북 봉화군 외래진료 횟수 역시 OECD 3배
 

이러한 결과는 의료 자원 분배가 한국의 지역 차원에서 충족되지 않은 요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건강 형평성을 증진하기 위해 종합병원과 의원을 전략적으로 배치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한다고 주장하는 의미있는 논문으로 여겨졌다.

논문의 결과를 바탕으로 기존 의료 자원을 최적화하고 의료 서비스가 부족한 지역에 새로운 시설을 전략적으로 배치하는 근거 기반 정책을 수립하여 지역적 건강 격차를 줄이는 좋은 자료라고 생각된다. 이 논문에서 나타난 우리나라 미충족 의료가 높은 지역은 경북 봉화군, 전남 곡성군 등 10개 군의 순으로 제시됐다.

이 지역은 이미 보건의료 취약지로 지정된 곳이다. 그럼에도 미충족 의료가 가장 높다는 경북 봉화군을 살펴보아도 1인당 외래진료 횟수가 ‘18’을 넘는다. 이 통계의 사실을 달리 해석하면 우리나라 미충족 의료수요가 가장 많다는 지역도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진료 횟수를 보이며 주민들은 진료 혜택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높은 진료 횟수에도 의료 취약지거나 미충족 수요가 많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매우 궁금하면서도 그 답을 찾기가 어렵게 생각된다.

보건의료 취약지 선정에서 거리 중심적 취약지 선정도 중요하나 의료의 질적인 측면과 분석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특히 자료도 시대적 동시성을 확보하고 정밀하고 세밀한 자료를 확보하고 적용해야 한다. 소득수준, 학력, 인구, 의료인, 이송의 용이성 등 다양한 요소들이 함께 고려돼야 한다. 거리 중심적인 취약지 선정에서 영토가 작고 전국이 단일 진료권인 우리나라에서 취약지 선정과 해결책은 매우 고도의 정교한 작업이 선행돼야 할 과제로 보인다.

미국, 캐나다, 호주, 러시아, 중국 등 영토가 큰 나라에서 거리 개념과 영토가 작은 우리나라는 거리 개념 자체가 취약지 선정과 맞지 않는 매우 취약한 자료로 파악된다.
 
<참고자료>
OECD Health Statistics 2025
Local healthcare resources associated with unmet healthcare needs in South Korea: a spatial analysis. Geospatial Health 2025; volume 20:1295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메디게이트뉴스 (news@medigatenews.com)
댓글보기(0)

전체 뉴스 순위

칼럼/MG툰

English News

전체보기

유튜브

전체보기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