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연구팀이 소아 만성췌장염 환자의 췌장관 협착 치료에 ‘이탈 방지 금속 스텐트’를 사용했을 때 스텐트 이탈이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으며 치료 성공률이 90.3%였다고 22일 밝혔다.
만성췌장염은 반복적인 염증으로 췌장 조직이 손상되는 질환이다. 장기간 지속되면 소화효소 분비와 혈당 조절 기능이 저하될 수 있으며, 심한 복통으로 삶의 질이 떨어진다. 특히 췌장액이 흐르는 주췌관이 좁아지는 ‘주췌관 협착’이 생기면 췌관 내부 압력이 높아져 통증과 염증이 반복된다. 이때 내시경으로 좁아진 췌관에 스텐트를 삽입해 췌장액 배출을 돕는 ERCP(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 조영술)를 시행한다.
기존 소아 ERCP에는 주로 플라스틱 스텐트를 사용했다. 하지만 플라스틱 스텐트는 직경이 좁아 시술 후 막히거나, 소아의 얇고 짧은 췌장관 특성상 삽입한 스텐트가 쉽게 이탈하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에 따르면 췌관 협착으로 내시경 시술을 받은 소아 환자 2명 중 1명이 스텐트 이탈을 경험했다. 금속 스텐트는 직경이 넓어 배출 효과가 좋지만, 이탈 시 새로운 협착을 유발할 위험이 있어 소아에서는 거의 쓰지 않았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박도현·허건 교수, 단국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송윤제 교수와 소아소화기영양과 김경모 교수팀은 스텐트 양 끝에 고정용 날개가 달린 금속 스텐트의 치료 효과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2010년 1월부터 2025년 4월까지 서울아산병원에서 이탈 방지 금속 스텐트로 ERCP를 받은 만 18세 이하 소아 만성췌장염 환아 31명을 약 7년간 추적했다.
분석 결과 스텐트 삽입 성공률은 100%였다. 치료 기간 중 스텐트 이탈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치료 성공률은 90.3%로 나타났다. 치료 성공은 좁아졌던 주췌관이 충분히 확장되고 진통제 사용량이 치료 전보다 절반 이상 감소한 경우로 정의했다. 협착된 췌관이 해소된 비율은 96.8%였다. 중증 합병증은 없었으며, 환아 1명에서 경증 췌장염이 발생했으나 보존적 치료로 회복됐다. 연구팀은 이탈 방지 금속 스텐트 사용으로 반복 내시경 시술 횟수가 줄면 치료비용도 절감될 것으로 분석했다.
박도현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이탈 방지 기능을 갖춘 금속 스텐트가 소아 만성췌장염 환자의 주췌관 협착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고 높은 협착 해소율과 임상적 성공률을 보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기존 플라스틱 스텐트의 반복적인 이탈이나 치료 실패를 경험한 환아에게 정교한 소아 맞춤형 내시경 치료가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모 서울아산병원 소아소화기영양과 교수는 “소아 만성췌장염은 어린 나이부터 반복적인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며 “서울아산병원은 세계적으로도 드문 ‘소아 ERCP 1000례’ 달성 경험을 기반으로 환아의 성장과 학업, 삶의 질까지 고려한 장기적인 치료 전략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공동 연구 성과가 반복적인 시술과 입원 등 환아와 가족의 치료 부담을 실질적으로 줄이는 발판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소화기내시경학회 공식 학술지 ‘소화기내시경(Gastrointestinal Endoscopy, 피인용지수 8.0)’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