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03.06 15:45최종 업데이트 23.03.06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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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회의까지 불과 2주...비대위 내부서도 강경 투쟁 vs 협상 병행 찬반 엇갈려

의협 비대위 50인 내에서도 의견 분분...박명하 위원장 “협상 위해서라도 강력한 파업 필요"

사진=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유튜브 갈무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간호법과 의사면허취소법을 막기 위해 결성된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가 6일부터 행동을 실시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향후 투쟁 방향성에 대해선 내부 이견이 뒤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50명 이내로 이르는 비대위 내에서도 파업까지 불사하자는 ‘강경파’와 완고한 투쟁 기류는 유지하되 파업은 안 된다는 ‘중도파’, 협상이 병행돼야 한다는 ‘온건파’ 등 주장이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짧은 시간 고려하면 협상도 필요?…이견 불구 비대위 강경 노선 가능성 多

비상대책위원회는 4일 발대식을 갖고 6일부터 투쟁을 시작하겠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투쟁 방향성에 대해선 이견이 나오고 있다. 법안 저지를 위한 시간이 촉박하다는 게 위원들 사이에 의견이 엇갈리는 가장 큰 이유다.

앞서 지난 3일 여야 원내 수석부대표는 이달 23일과 30일 두 차례 본회의를 열기로 합의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법안의 본회의 직회부를 결정한 후 30일이 지났기 때문에 일정대로라면 23일 본회의에서 간호법 등의 본회의 부의 여부를 무기명투표로 결정할 수 있다. 사실상 비대위에게 2주 가량 밖에 시간이 남지 않은 셈이다.

이에 남은 2주 동안 최대의 효과를 내기 위해선 강경투쟁도 필요하지만 이와 별개로 절충안 모색을 위한 여지를 남겨둬야 한다는 의견이 비대위 내부에서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의료계가 지금이라도 저지 의사를 필사적으로 보여야 법안을 막을 수 있다는 주장도 강하게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박명하 비대위원장도 협상 가능성에 여지를 남겼다. 그는 지난달 27일 본지 인터뷰에서 "두 법안을 저지해야 비대위가 성공한 것으로 본다. 다만 수정안 도출을 차선으로 볼 수 있을지는 비대위 내부에서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비대위 A위원은 "법안 자체가 잘못된 것인데 이를 두고 대안을 협상할 수 있도록 여지를 남기는 것 자체가 잘못된 일이다. 비대위는 무조건 원천적인 법안 저지를 위한 강경한 투쟁 노선을 밟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대위 B위원은 "현실적으로 시간이 얼마 없다. 투쟁만 하다가 그나마 독소조항을 뺄 수 있는 기회조차 잃어버릴 수 있다"며 "예전에 투쟁만 강조하다가 의협 자체가 패싱 당하는 일도 있었다"고 맞섰다.

다만 투쟁에 있어 가장 중요한 비대위 산하 투쟁위원회가 박명하 위원장 측근으로 구성됐다는 점에서 비대위가 향후 강경한 투쟁 노선을 밟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박명하 위원장은 투쟁위에서 직접 수장을 맡고 부위원장들 모두 서울시의사회에서 오래 손발을 맞춰왔던 인사들로 구성됐다. 박 위원장은 그동안 의협 집행부와 선을 그으며 강경투쟁을 주장해왔다.

비대위 김경태 부대변인은 "절충안 모색은 아예 생각하고 있지 않다. 투쟁을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이런 얘기가 언급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며 "비대위 투쟁 로드맵에 절충안과 협상은 없다"고 답했다.

 
의료계 파업 놓고도 비대위 내부 찬반여론 갈려

비슷한 맥락에서 의료계 파업을 놓고도 찬반 여론이 존재한다.

실제 파업을 최종적으로 염두하고 강경투쟁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짧은 기간을 고려했을 때 파업을 끌어올릴 동력이 부족하다는 게 반대파 주장의 골자다. 또한 정부나 대통령이 아닌 일개 정당에 대한 반대 급부로 의료계 총파업이 진행될 경우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우려는 비대위 발대식에서도 공개적으로 제기됐다. 의협 대의원회 박성민 의장은 인사말을 통해 "촉박한 일정과 (비대)위원들의 패기와 위용으로 인해 자칫 투쟁이 사회적 규범을 해치는 우를 범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에 대해 비대위 김경태 부대변인은 "대의원들을 걱정해서 하신 말씀 같다. 이 부분에 대한 다른 대의원들의 특별한 언급은 없었다"고 일축했지만 내부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비대위 C위원은 "파업처럼 강력한 카드가 있어야 투쟁도 힘을 얻을 수 있다. 파업까지 염두하지 않는다면 강경 투쟁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실질적인 것들이 적어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비대위 D위원은 "파업은 대통령이나 정부에 대한 잘못을 지적하며 시작해야 명분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단순히 한 정당에 대한 반대로 의료계 파업이 진행되면 지지를 받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파업 여부에 대해 박명하 위원장은 “협상을 위해서라도 강력한 파업을 염두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다음 비대위 회의는 3월 15일에 진행될 예정이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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