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2.06.27 05:37최종 업데이트 22.06.27 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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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로 증가 서맥성 부정맥 환자..."무전극선 심장박동기 새로운 무기"

메드트로닉 초소형 무전극선 심장박동기 '마이크라'...합병증 위험 낮고 환자 편의성∙미용 측면 장점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서맥성 부정맥은 맥박이 60회 미만으로 심장박동이 느려지는 상태를 뜻하며 어지러움, 실신, 호흡곤란 등 다양한 증상을 초래한다. 주로 65세 이상에서 발생하는데 인구 고령화에 따라 지난 5년 동안 환자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서맥성 부정맥 중 하나인 동기능 부전은 2017년 9439명이었던 환자수가 2021년 1만2959명으로, 완전방실차단은 같은 기간 8825명에서 1만1884명으로 증가했다.

이처럼 서맥성 부정맥 환자가 늘면서 치료법 중 하나인 이식형 심박동기 삽입도 늘어나는 추세다. 국내 이식형 심박동기 삽입수는 2017년 3781회에서 2020년 4954회로 30% 이상 증가했다.

이식형 심장박동기는 1950년대 처음 등장했는데, 전통적인 심장박동기의 경우 흉곽(쇄골)을 절개해 심장박동기와 전극선을 연결해야 한다. 피부 절개가 필요하다보니 감염 등 합병증 우려가 있고, 전극선이 손상될 우려가 있어 이식후 활동에 제약이 생긴다. 쇄골 부분에 이식된 기기가 두드러져 보여 미용적으로도 단점이 있다. 반면, 전달 카테터를 통해 대퇴정맥을 지나 우심실에 직접 이식하는 무전극선 심장박동기는 감염 등 합병증 위험이 낮으며, 피부 돌출(bump)이 없어 미용적으로도 우수하다.

메드트로닉은 25일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대한부정맥학회에서 국내에서 최초로 무전극선 심장박동기 ‘마이크라 AV’를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다. 마이크라는 기존 유전극선 심장박동기 대비 크기를 93% 줄인 초소형 무전극선 심장박동기로 지난해 8월 국내 식약처의 승인을 받았다.

다수의 마이크라 시술 사례를 보유한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차명진 교수는 이날 의료기기 기자단과 간담회에서 “(마이크라의 출시로) 서맥성 부정맥 환자를 위한 좋은 무기가 하나 더 생긴 것”이라고 평가했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차명진 교수가 메드트로닉의 무전극선 심장박동기 '마이크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Q. 서맥성 부정맥의 증상은 무엇이며 어떤 경우에 심장박동기를 이식하게 되나.

서맥성 부정맥 종류에 따라 증상이 다르지만 대표적으로는 실신, 어지러움, 호흡곤란 등이 있다. 비유를 하자면 서맥성 부정맥은 선풍기 본체는 튼튼한데 전기가 공급이 제대로 안 되면서 강풍을 눌렀는데 약풍이 나오거나 툭툭 끊기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증상이 다른 질환으로 인한 것이 아닌 환자들 중에 원인이 서맥이란 것이 확인이 되면 위험도에 따라 심장박동기 이식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Q. 기존의 유전극선 심장박동기와 마이크라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유전극선 심장박동기는 배터리 파트가 있고 거기에 달린 전극선 1~2개가 심장까지 연결돼 심장이 제대로 뛰지 않을 때 전기 에너지를 공급해주는 방식이다. 유전극선 기기도 과거에 비해 기술이 발전하긴 했지만 배터리 삽입을 위해 피부 절개를 해야 하고 혈관 내부에 전극선이 들어가야 한다. 피부 절개와 혈관 내부를 통과하는 전극선으로 인해 감염, 혈관 협착 등 여러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반면, 마이크라는 별도의 전극선이 필요없이 초소형 기기를 심실 안에 직접 이식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이 같은 우려가 낮다. 실제로 기존 유전극선 기기를 이식한 환자 중 감염이 발생하거나 혈관이 좁아지는 등의 합병증이 발생해 마이크라로 교체한 경우도 있다.
 
Q. 어떤 환자들에게 마이크라가 적합한가.

기존 유전극선 심장박동기에서도 전극이 하나만 필요한 경우가 가장 좋은 적응증이다. 서맥성 부정맥 환자라고 해도 위쪽과 아래쪽의 조율 즉, 양방 조율이 중요한 환자들이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다. 마이크라는 아래 쪽에 위치한 심실에 이식하는 형식이기 때문에 양방 조율이 필요하지 않은 환자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심방이 전기적 기능을 상실한 심방세동의 경우는 기존 심장박동기를 이식하더라도 전극선을 하나만 연결한다. 또 배터리를 상대적으로 적게 사용하는 환자에게 적합하다. 초소형이라 기존 심장박동기에 비해 배터리 수명이 짧은 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맥이 항상 있는 게 아니고 가끔씩 발생하는 환자들 즉 패이싱(박동) 부담이 적은 경우가 적합하다.
 
Q. 마이크라의 장점은 무엇인가.

앞서 언급했듯이 기기 삽입을 위한 피부 절제가 필요없고, 전극선으로 인한 혈관 합병증 우려도 없어진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미용적 측면에서도 도움이 된다. 마른 체형의 환자들은 쇄골에 이식한 기기가 튀어나오거나 심하면 피부를 뚫고 나오기도 한다. 특히 사회생활이나 미용적 측면에서 젊은층은 더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 마이크라는 이런 문제를 해결해 준다. 또한 기존 유전극선 기기는 이식 후 활동이 제약된다. 삽입된 전극선이 손상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무전극선 심장박동기인 마이크라는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Q. 추가적으로 단점 개선이나 발전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없나.

양방 조율이 중요한 환자들이나 배터리 사용이 잦은 환자들에게는 부족한 측면이 있다. 또한, 마이크라는 3개까지 이식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의사 입장에서 와직 와닿진 않는다. 실제 이를 확인하기 위해선 배터리 수명 등을 고려하면 30~40년 가량이 필요하다. 향후에 이식한 기기를 제거할 수 있게 되거나, 양방 조율이 가능해져 기존의 유전극선 심장박동기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다면 더 좋을 것이다.
 
Q. 현재 유전극선 심장박동기는 보험적용률이 95%인데, 마이크라는 선별급여 치료항목으로 본인부담금이 보험상한가의 50%다. 이런 비용 문제로 마이크라가 적합한 환자임에도 다른 옵션을 택하는 경우들이 있나.

마이크라의 경우가 전통적인 유전극선 심장박동기에 비해 비용이 3배 가량 비싸다. 환자들로선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마이크라가 편의성과 미용적 측면 외에도 여러 장점을 갖고 있음에도 보험이 충분히 보장되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의사 입장에선 환자들의 선택 기준이 비용이 되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낀다. 비용이 아니라 정말 이 기기가 누구에게 더 적합한지에 따라 결정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Q. 마이크라를 먼저 사용하기 시작한 해외 현황은 어떤가.

적응증이 조금씩 확대되는 추세다. 처음에는 정말 도움이 될 것 같은 환자로 시작했다. 고령에 박동이 많이 필요하지 않으면서 심방세동처럼 양방 조율이 필요없는 환자들이다. 그런데 최근에 미국 데이터를 보면 젊은층까지도 연령 적응증 확장이 이뤄지고 있다. 또한, 양방 조율이 필요한 환자임에도 박동기 배터리 사용량이 많지 않을 걸로 예상되거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환자가 원해서 사용되는 경우들도 있다. 의사도 환자도 단일 전극선 심장박동기에 비해 마이크라의 이점이 더 있다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Q. 시술 난이도는 어떤가.

심장 시술이 워낙 어려운 것들이 많은데, 마이크라 시술은 아주 어려운 편은 아니다. 하지만 새로운 시술이다보니 약간의 규제가 있다. 아직까지는 이 시술과 발생 가능한 합병증에 대해 완벽히 이해하고 있는 인정받은 의사만 시술이 가능하다. 기존에 충분히 트레이닝 된 부정맥 시술 의사라 하더라도 기존에 이 시술 경험이 있는 이에게 한 번 더 트레이닝을 받은 후 시술하도록 하고 있다.
 

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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