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05.18 17:43최종 업데이트 23.05.18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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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가협상 보이콧도 고려한 의협…"예년과 동일한 수가협상 이어진다면, 참여 무의미"

공단, 재정운영위와 가입자-공급자 테이블 만들겠다 약속…의협 "밴딩폭 늘지 않으면 무의미"

대한의사협회 수가협상단은 18일 오후 4시 국민건강보험공단 영등포남부지사에서 1차 수가협상을 진행했다.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대한의사협회 수가협상단이 지난해 결렬로 끝난 수가협상 이후 수가협상 거부까지 고려했다고 밝히며 최소한 물가와 임금 상승률을 반영한 수가인상폭이 아니면 회원들을 설득할 수 없다고 엄포를 놓았다.

의사협회 수가협상단이 18일 오후 4시 국민건강보험공단 영등포남부지사에서 1차 수가협상을 진행했다.

의협 수가협상단 대표를 맡은 김봉천 의협 대외협력부회장은 "지난해 수가협상 이후 의원유형 수가협상을 맡은 대한개원의협의회가 SGR 수가모형의 문제점, 재정운영위원회의 일방적인 밴딩 규모 설정과 공급자 배제의 문제점, 최소한의 밴드 내에서 나눠먹기식 경쟁을 부추기는 협상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협상권을 반납하고, 의협에도 수가협상을 거부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고 무겁게 말문을 열었다.

김 부회장은 "이후 공단은 SGR 개선 모형 등 새로운 모형을 제시했으나 이번 수가협상에서도 기존과 비슷한 형태의 수가 모형은 지속되고, 공급자단체의 재정위원회 참여 및 밴딩 사전 공개 등 의료계의 요구가 전혀 수용되지 않아 불공정한 협상이 예상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수가 협상은 회원의 생존권과 직결되는 만큼 조금이라도 수가 인상률을 더 올리기 위해, 일차의료를 살려야한다는 절박한 사명감을 갖고 이번 협상에 참여하게 됐다"며 "급변하는 세계정세 속에 물가 상승률이 예년에 비해 월등히 치솟았고, 한국은행에서도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점검하면서 아직도 의료 환경을 둘러싼 많은 변수가 있다"고 우려했다.

김 부회장은 "우리 회원들은 저수가가 지속됨으로써 필수의료가 붕괴되고 있다는 점을 현장에서 몸소 느끼고 있으며, 연일 의협에 강력한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며 "기존과 같은 수가 인상 수치로는 회원들을 설득하기 불가능하다"고 호소했다.

이에 김 부회장은 "금년 협상에서 예년과 동일한 방식의 수가협상이 지속된다면 더 이상 수가 협상 참여는 무의미하다"고 선언하며 "재정위원회 구성이 늦어지고 참여단체가 변경됨에 따라 원활한 협상이 진행될 수 있을지 심히 우려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적정 수가 보장이 오히려 불필요한 재정 낭비를 줄이고 건강보험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는 방안임을 공단 측에서 잘 설명해 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요청했다.

뒤이어 국민건강보험공단 협상단장인 이상일 급여상임이사는 의협이 요구했던 수가모형 개선에 대해 "기존 SGR모형의 개선점을 찾기 위해 공단에서 연구용역을 시행했고, 기존 모형 외에 4가지 모형을 참조하려 한다. 현재 적절한 수가 인상 수준을 산출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인건비 지표에 관한 자료가 고용노동부에서 발표되면 5월 25일 경에는 적정 수가인상폭을 산출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나아가 "지난해 처음으로 최종 밴드를 정하는 재정운영위원회 소위원회를 통해 가입자와 공급자가 만날 수 있는 자리를 가진 바 있다. 처음 해보는 시도라 양측 모두 적절한 소통 방법이 마련되지 않은 채 진행되는 바람에 오히려 공급자 단체가 불만을 더 크게 가지게 됐다"며 "올해는 재정운영위 가입자 위원의 동의를 얻어 가입자와 공급자가 충분한 시간을 갖고 소통할 기회를 마련하려고 한다"고 약속했다.

다만 이 급여상임이사는 "2022년 처음으로 건강보험 의료비 지출이 100조를 돌파했다. 숫자가진 상징적인 의미도 있고, 비율로 보면 전년 대비 이제 9.5% 증가해 전체 유형에 관계없이 전체적으로 의료비 지출이 증가했다"며 "밴드를 정하는 데 있어서 가입자들이 상당히 이런 부분들을 의식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1차 협상을 마치고 나온 의협 수가협상단 조정호 보험이사는 "지난해 가입자와 공급자가 협상 전에 처음으로 만나는 자리가 있었다. 굉장히 어색하고 일방적인 자리였다. 우리는 상호 동등한 위치에서 서로의 입장을 설명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는 게 제대로 된 협상이라고 생각한다"며 "공단 재정운영위가 밴드를 설정한 근거를 공급자단체에게 설명하고, 공급자단체도 우리의 입장을 설명하는 자리가 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강창원 보험부회장은 "이번 수가협상에서는 최소한 물가 인상률, 최대 임금 상승폭 만큼은 수가가 올라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병원 경영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현실을 중점적으로 설득하고 협조를 구하겠다"고 전했다.

김봉천 부회장은 "결국 밴딩이 늘지 않으면 협상의 의미가 줄어든다. 밴딩을 늘려 공급자와 가입자가 공평하게 수가 협상을 하는게 대한민국의료발전에 기여하는 방향이라고 생각한다"며 "건보재정이 늘어난 만큼 밴딩도 늘어서 의료 시스템도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가 인상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가인상폭은 회원들이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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