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9.01.18 06:09최종 업데이트 19.01.18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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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직하는 봉직의사들을 위한 꿀팁

[칼럼] 김효상 재활의학과 전문의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김효상 칼럼니스트] 바야흐로 3월에는 신규 전문의 선생님들이 5월에는 군의관. 공보의 선생님들이 일자리를 구하는 철이다. 새로 봉직을 시작하거나 이직하는 선생님들이 신경을 써야할 정보들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1. 직장을 구할 때 충분히 알아보도록 하자

병의원을 알아볼 때 근무 의사들의 약력은 보통 홈페이지에 있으니 읽어보고 지인이 있거나 본인 같은 학교 출신이 있다면 미리 연락해 병원 분위기를 근무하고 있는 사람에게 직접 듣는 것이 좋다.

그럴만한 사정이 안된다면 근처 지역에 근무하는 지인을 통해서라고 충분히 파악을 하고 가야 나중에 후회할일이 적어진다. 그리고 의사들 커뮤니티에서 문의들을 하면 피해야할 속칭 블랙 병원들의 사정은 알 수 있으니 참고하면 좋다.

그리고 전임자의 이야기를 다 믿지는 말길 바란다. 슬픈 일이지만 본인이 그만 두기 위해 병원에 대한 거짓말을 하거나 정보를 숨기는 경우가 있다.

2. 가지 말아야 할 직장

1) 사무장병원에 근무하지 않도록 주의하자. 개설이든 봉직이든.

사무장병원이 안 좋다는 말은 많이 들어보았을 텐데 사무장병원은 간단히 말하면 병의원의 주인이 의사가 아닌 일반인인 곳을 통칭하는 단어이다.

의료법상 병의원의 개설자격은 의사에게만 있기 때문인데 문제는 일반인들이 자본을 투자하고 실질적인 주인행세를 하며 원장역할을 할 개설원장들을 얼굴마담으로 내세우기 때문에 밖에서 보기에는 쉽기 알 수 없고 근무하다가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또 나중에 근무했다는 것만으로도 처벌이 가능하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사무장병원이 불법이기 때문에 의사들의 구인구직 사이트에 자기 병원이 사무장병원이라고 적시하는 곳은 없다.

그래서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우선 올라온 채용공고에 의사원장이 직접 전화 상담을 하지 않는 곳이나 행정원장이나 사무국장. 원무부장 등이 상담을 하는 곳은 우선 의심을 해보긴 해야 한다.

그리고 전화 통화가 끝나고 면접을 보러갔는데 의사 원장 말고 행정직들이 면접을 보거나 상세 근무조건을 조율하는 곳은 사무장 병원일 가능성이 높다.

또 막상 근무를 했는데 병원 회의를 일반인이 주도하거나 물품 구입이나 중요 결정사항들이 의사원장의 권한이 아니라면 사무장병원일 확률이 크므로 다른 자리를 알아보는 것이 좋다.

사무장병원에 근무하다가 의료행위에 대한 환수조치가 벌어질 때 대리, 바지 의사들이 책임을 먼저 지기 때문에 이런 곳에 근무하다가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주의해야한다.

사무장들이 노리는 것은 아직 실정을 잘 모르는 일반의, 초보 봉직의 선생님들이다. 계약서 잘 써서 나중에 문제없게 해주겠다는 말 믿지 말자. 지금 달콤한 말과 급여 좀 더 받다가 잘못 낚이면 평생 고생할 수 있다. 의사 면허는 하나뿐이다.

2) 네트워크 병의원의 대리원장, 선배의 바지역할원장 등도 위험하다

대형 치과 네트워크 문제로 촉발된 문제로 인해 현재는 의료기관 1인 1개소 법에 따라 의료인은 1곳의 의료기관만 개설할 수 있다.

일부 한 개의 병의원으로 자본을 모은 후 다른 의료인들을 개설원장으로 내세워서 지분투자를 시키고 수익을 배분하는 곳들이 있는데 모두 불법이라고 생각하면 되고 나중에 적발 시 공동책임을 져야할 수 있다.

특히 선후배 관계, 신규 전문의들을 대상으로 이런 제안이 들어오는 경우가 많은데 주의해야한다. 월급 좀 더 받고 선배말 믿고 바지 원장하다가 바지에 빵꾸난다. 

3) 의사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는 곳은 피하자: 얼마까지 알아보셨어요?

시장이나 마트에 가서 뭔가를 사려면 나오는 말들이다. 초빙 구인구직사이트에 적힌 공고를 보고 연락을 했는데 의사 원장님이나 행정직등이 본인은 봉직의 급여 잘 모른다고 하며 얼마 받기 원하냐고 물어본다면 연락을 끊고 가지 말라고 하고 싶다.

이미 원장님들은 그 지역 시세를 다 알고 있으면서 그렇게 물어본다는 것은 시세를 잘 모르는 봉직의들의 월급을 많이 주고 싶지 않기 때문이며 본인들은 그것이 얼마나 품격이 떨어지는 일인지 모르나 보다.

어디 상인도 아니고 어디까지 알아보았냐고 물어보는 곳보다는 드물지만 정중히 함께 할 선생님을 초빙하는 곳을 찾는 노력을 해보자.

3. 근로 계약서가 제일 중요하다.

예전에는 계약서 없이 근무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계약서 미작성으로 인한 벌금 등으로 인해 최근에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는 곳이 늘고 있고 바람직한 일이다.

그렇지만 의사들이 대부분 근로 계약서를 제대로 써본 일이 없기 때문에 근무하고자 하는 곳에서 서명하라고 하는 계약서를 잘 읽어보지 않고 서명하고 나중에 법적 분쟁이 생겼을 때 피해를 보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우선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자고 하면 바로 서명하지 말고 받아서 꼼꼼하게 읽어보고 미리 이야기했던 합의 조건들이 잘 명시가 됐는지 확인하고 서명하자. 구두상의 약속은 입증하기 어렵기 때문에 법적 분쟁 시에 문서상의 계약내용이 중요하다.

인터넷에서 표준근로계약서를 검색해서 받아보면 대부분이 대동소이하고 의사들이 주의해야할 점은 다음과 같다.

1) 급여의 문제

보통 네트제(월급에서 근로자 세금분을 회사가 부담하고 지급하는 형식으로 연말정산에서 환급금이 발생해도 회사가 가져가거나 부담한다는 계약조건)나 그로스제(일반적인 대학병원 전공의 시절에 하던 일반인들과 같은 근로 급여체계) 중에 고르게 된다.

웬만하면 그로스제로 하는 추세고 중도 퇴사하는 경우에도 그로스제가 깔끔하기 때문에 네트보다는 그로스인 직장을 고르는 것이 좋다.

2) 중도퇴사시의 퇴직금, 연말 정산 환급금 문제

최근 퇴직금은 퇴직 연금제 도입을 많이 해서 지급하고 있으며 1년 이상 근무해야 퇴직금이 법적으로 지급된다.

그렇지만 의사들의 경우는 이직이 많기 때문에 1년 미만에 중도 퇴사하는 경우 퇴직금 지급 문제 등과 퇴사 시 진행하는 간이 연말정산에 의한 환급금 문제가 분쟁의 사유가 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 계약을 할 때부터 중도 퇴사 시 근무기간에 따른 퇴직금 지급과 연말 정산 환급금 지급을 계약서에 명시하도록 합의하는 것이 좋다.

3) 당직의 문제

이전 칼럼에도 언급했지만(http://www.medigatenews.com/news/3405916377) 여전히 병원급 중에서 당직의료인이 상주하지 않는 곳이 있고 단속에서 걸리는 뉴스가 나온다.

근무하기 전에 당직의사가 있는지 꼭 확인을 하고 야간에 당직의가 있어도 환자관련 연락이 오는 것은 아닌지, 본인이 당직 스케줄에 들어가 있는지 등을 확인해야한다.

일부병원은 등록 의사들의 이름만 당직으로 올려놓고 비등록 전공의나 의사 등을 당직을 세우는 경우가 있는데 모두 불법이다. 의사에게도 불행한일이 될 수 있고 환자에게도 마찬가지이다.

4) 의료배상 보험과 의료분쟁 시 책임 소재 여부

일선의료현장에서 의료분쟁이 늘어가고 의사의 책임을 묻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계약 시 의료배상보험이 들어져 있는 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의료배상보험 한도를 넘어서는 배상이 나오는 경우 등에 대해서 병원이 먼저 책임을 질 것인지 봉직의가 책임을 지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 내용을 계약서에 명시하는 것이 나중에 법적 분쟁 시 책임소재를 가리고 적극적인 진료를 가능하게 한다.

5) 휴가, 공휴일 근무 등의 문제

의사들이 봉급이 높다는 이유로 급여의 추가 지급 없이 법적으로 정해진 휴가들을 제한하거나 추가 근무를 시키는 경우가 많다.

계약서 작성 시에 총 휴가가 얼마인지 병원에서 쉬는 공휴일은 언제인지. 법적 공휴일에 근무 시에 추가 수당이나 이런 여부 등에 대해서도 확인을 미리 하는 것이 좋다. 학회 휴가 같은 것이 있는지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6) 퇴사 시 통보시기의 문제

일부 병원들은 봉직의를 퇴사시킬때는 1개월 전 통보, 봉직의가 퇴사의사를 밝힐 때는 3개월 전 통보 등의 문구를 계약서에 넣고 이를 어길 시 손해배상을 청구한다는 무시무시한 문구를 넣는다.

근로 계약서에서 법적으로 통용되는 일반적인 퇴사 통보 시기는 1개월 전이다. 계약서에 공평하게 1개월로 할 것으로 요구하고 명시해달라고 요구하자.

7) 법적분쟁을 너무 두려워하지는 말자.

근로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근로계약조건은 무효이다. 봉직하다가 문제가 생겼으면 혼자 끙끙대지 말고 노동청에 상담하거나 변호사님들과 상의하자.

우리가 보통 블랙이라고 하는 병원이나 의원들은 봉직의들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가 상당하기 때문에 정당한 소송을 거쳐서라고 문을 닫게 하거나 다시는 봉직의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야한다. 결국 블랙 병의원을 줄이는 노력은 스스로 해야한다.

4. 봉직하며 해서는 안되는 대표적인 일.

1) 부당청구에 협조하는 일
2) 진단서나 본인이름으로 나가는 서류를 의학적 근거 없이 작성하는 일
3) 대리처방, 대리 수술, 대리 처치
4) 비등록으로 하는 전공의, 군의관, 공보의 등의 불법 의료행위

이외에도 많지만 사실 원칙을 지키면 된다. 의사가 해야 할 일을 자기 이름과 면허를 걸고 의학적 근거대로 하면 사실 무서울 것이 뭐가 있겠는가. 

맺는말: 전공의나 전임의를 마치고 첫 직장을 구하거나 봉직경험이 얼마 없을수록 직장을 옮기는 두려움이나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개원하기 전까지는 계속 봉직을 하는 것이 의사들의 현실이기 때문에 좀 더 자신과 어울리는 같이 발전할 수 있는 직장을 잘 찾는 지혜가 필요하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봉직의사 # 김효상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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