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5.14 21:07최종 업데이트 26.05.14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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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 2건보다 설계 완성도”…FDA 규제 변화에 CRO 역할도 ‘운영→전략’ 전환

FDA, ‘두 개 임상’ 관행 완화 움직임…ICH E6(R3)도 설계 기반 품질관리 강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글로벌 규제기관들이 신약 허가 과정에서 임상시험 ‘개수’보다 연구 설계의 과학성과 데이터 품질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규제 패러다임을 전환하면서,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의 역할도 단순 운영 지원에서 전략 설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14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최근 핵심 3상 임상시험과 관련해 기존 ‘두 개의 독립된 임상시험(two-trial rule)’ 중심 허가 관행에서 벗어나, 적절히 설계된 단일 핵심 임상시험과 보완적 증거만으로도 허가가 가능하도록 하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수십 년간 유지돼 온 ‘임상 2건’ 중심 규제 철학에서 벗어나, 임상시험 개수보다 연구 설계의 타당성과 데이터 품질을 더 중요하게 평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글로벌 신약 개발 전략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에는 대규모 환자 모집 능력과 다수 임상시험 수행 경험이 경쟁력을 좌우했다면, 앞으로는 상대적으로 적은 환자 수로도 치료 효과를 입증할 수 있는 정교한 임상 설계와 통계 전략이 중요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RNA 치료제, 유전자 편집, 세포·유전자 치료제 등 혁신 플랫폼 분야에서는 환자군 규모가 제한적인 만큼, 임상 설계 역량이 개발 성공 가능성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가 발표한 임상시험 국제 가이드라인 ICH E6(R3) 개정안 역시 이러한 흐름과 맞닿아 있다. 기존 가이드라인이 임상시험 운영과 관리 중심이었다면, E6(R3)는 설계 기반 품질(Quality by Design)과 위험 기반 품질관리(Risk-Based Quality Management)를 임상시험 전 과정에 적용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업계는 이 같은 변화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에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핵심 3상 임상시험 요구 건수가 줄어들 경우 임상 비용과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핵심 임상이 2건에서 1건으로 축소될 경우 약 3000만~1억5000만 달러 규모의 비용 절감 효과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절감된 자금을 다른 연구개발(R&D)에 재투자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 요소로 꼽힌다.

다만 전문가들은 단일 임상 기반 허가 가능성이 열리더라도 FDA가 대조군 설정, 1차 평가변수의 적절성, 통계적 검정 등 설계 완성도를 더욱 엄격하게 평가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초기 단계부터 전략적 임상 설계 역량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CRO 역할 역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과거 CRO가 환자 모집과 모니터링, 운영 대행 등 실행 중심 역할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임상 전략 수립과 통계 기반 설계, 규제 대응 자문까지 수행하는 개발 파트너로 역할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국내 CRO인 LSK Global PS 역시 최근 임상전략 조직을 CSD(Clinical Science & Development) 조직으로 확대 개편하고 통계·설계 중심 역량 강화에 나섰다.

LSK Global PS는 신약 개발 초기 단계부터 임상 전략과 의과학 기반 자문을 제공하는 K2B(Knowledge to Business) 모델을 공식화하고, 연구 전략·임상 전략·통계 분석을 연계한 컨설팅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SK Global PS 김선우 전무는 “이러한 변화는 국내 기업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오히려 더 높은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국내 제약사와 바이오텍 역시 변화된 규제 패러다임을 충분히 이해하고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임상 개발 역량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성공적인 임상시험은 시험 목적과 데이터 특성에 맞는 설계와 분석에 달려 있으며, 효율적인 통계 설계는 임상시험에 투여되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연구 전략과 임상 전략, 통계 분석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고부가가치 자문 체계를 기반으로 글로벌 최신 임상 설계 방법론을 실제 개발 전략에 적용해 초기 시행착오를 줄이고 신약 개발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도록 맞춤형 컨설팅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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