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과 파리공공의료원(AP-HP) 연구팀이 심근경색 환자의 베타차단제 복용 중단 가능성을 규명한 공동 연구 결과를 의학 학술지 ‘The Lancet’ 최신호에 게재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SMART-DECISION)과 프랑스(ABYSS)에서 진행된 대규모 무작위 임상시험의 개별 환자 데이터를 통합 분석한 결과다.
연구 대상은 심근경색 발생 6개월이 지나고 베타차단제 복용의 다른 사유가 없으며 심부전 등 심장 기능 이상이 없는 환자 6238명이다. 연구팀은 이들을 치료 중단 그룹(3092명)과 치료 지속 그룹(3146명)으로 나눠 3년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또는 심혈관 관련 입원을 포함한 일차 평가 지표 발생률은 치료 중단 그룹 17.2%, 치료 지속 그룹 15.9%로 통계적으로 동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과 심근경색 또는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을 포함한 이차 평가 지표 역시 치료 중단 그룹 6.5%, 치료 지속 그룹 6.4%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이는 심근경색 치료 후 심장 상태가 안정기에 접어든 환자라면 베타차단제를 중단하더라도 복용을 지속한 경우보다 건강상 문제를 더 많이 일으키지 않는다는 기존 연구 결과를 재확인한 것이다.
삼성서울병원 연구팀은 지난 3월에도 국내 25개 병원이 참여한 무작위 임상 결과(SMART-DECISION)를 바탕으로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NEJM)’에 베타차단제 복용 중단 가능성을 발표해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연구는 미국심장학회(ACC) 연례학술대회에서 ‘가장 주목받는 임상연구(Late-Breaking Clinical Trial)’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번 Lancet 게재로 의학계 양대 학술지에 모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최기홍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최근 스텐트 등 치료 방법이 개선되면서 심근경색 후 심장 기능이 회복해 안정적인 환자가 늘었다”며 “이런 환자에게 불필요한 약을 중단시킬 수 있으면 환자 부담도 덜 수 있다”고 말했다.
한주용 교수 역시 “이번 대규모 국제 공동 연구를 통해 베타차단제 복용 중단 치료 표준을 만드는 데 한 발 더 다가섰다”며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기준에 따라 꼭 필요한 환자에게만 약을 쓰는 문화를 만드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