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5.09.23 07:34최종 업데이트 25.09.23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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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쏠림' 환자·의료기관 부담금 생길까? 지역·필수의료 기금 재원으로 주목

울산의대 옥민수 교수, 담뱃세·타지역 의료기관 이용에 대한 부담금 등으로 기금 마련 제안

울산의대 예방의학과 옥민수 교수. 사진=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 유튜브 채널 영상 갈무리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지역·필수·공공의료 분야 지원을 위한 별도의 기금을 설치하고 담뱃세, 거주지 외 지역의료기관 이용에 대한 부담금 등을 재원으로 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앞서 이재명 정부는 국정과제로 지역·필수의료기금 신설을 내걸었으며, 국회에도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이 관련 기금 설치 내용을 담은 법안을 발의해 둔 상태다.
 
울산의대 예방의과 옥민수 교수는 22일 국회도서관 소강당에서 열린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어떤 정책이든 말만이 아니라 결국엔 지갑을 열어야 한다”며 ‘공공 및 필수보건의료 기금’ 설치를 주장했다.
 
옥 교수는 지금까지 지역·공공·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한 정책들이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던 건 대부분이 일회성 사업들이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지속가능한 정책을 위해선 기금을 통한 안정적 지원이 필수라는 것이다.
 
옥 교수는 “지역별 보건의료체계 문제를 해결하려면 재정적 지원책 마련이 요구된다”며 “중앙집권적 형태인 건강보험 재정만으로는 각 지역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기금의 재원을 마련하는 방안으로는 담뱃세, 주세, 타기금에서의 전입, 타지역 의료기관 이용에 대한 부담금, 비급여 부담금 등을 제안했다.
 
옥 교수는 “담뱃세는 가장 유력한 재원이다. 흡연이 야기하는 부담을 생각했을 때 담뱃세를 공공의료 기금으로 쓰는 건 합당한 결론”이라며 “최근 액상형 담배에도 세금을 붙이기 위한 법안이 준비되고 있다고 하는데 그런 돈을 기금으로 끌고 와서 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타지역 의료기관 이용에 따른 부담금을 신설하자는 제안도 이목을 끌었다. 옥 교수는 “논란이 클 것 같다”면서도 “거주지 외 지역의 의료기관을 이용할 경우 추가적인 본인부담금이나 의료기관의 부담금을 신설하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 환자에게 부과할지 의료기관에 부과할지가 큰 쟁점이겠지만, 논의는 시작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옥 교수는 또 “비급여 관리에 초점을 두고 실손보험의 분담금을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수 있다”며 “실손보험이 건강보험의 보장성 확대로 많은 혜택을 누렸다는 점에서 일정 부분 기금으로 전입시킬 필요가 있다”고 했다.
 
옥 교수는 기금의 사용처는 재원의 범위, 개별 정책의 타당도와 우선순위를 고려해 결정돼야 한다며 주세의 경우 음주 관련 질병 치료에, 타지역 의료기관 이용 부담금은 지역완결적 의료체계를 위해 쓰이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옥 교수는 재원 간의 역할 분담도 주장했다. 특히 특별회계 등의 예산이나 기금은 인건비에 쓰이는 적절하다고 했다.
 
그는 “흔히 필수의료 분야에서 저수가 얘기를 많이 하는데, 이 얘기는 결국 인건비가 안 나온다라는 걸로 해석할 수 있다”며 “의료 수요가 적은 지역일수록 현행 건강보험의 행위별 수가제하에서 수가를 올리는 방식으로는 원가 보상이 힘들다. 결국 고정적으로 들어가는 인건비는 따로 주고 건강보험에선 치료재료 등에 대해서만 보상하면서 재정을 아낄 방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보건복지부 권병기 필수의료지원관은 옥 교수의 제안에 대해 “국정 과제에 지역 필수의료기금에 대한 내용이 포함된 만큼 조속히 도입해 보려 한다”며 “기금 설치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는 쉽지 않지만, 그걸 기점으로 새로운 발전 가능성을 모색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기획재정부 배준형 연금보건예산과장은 “기금이나 특별회계 설치 자체는 별도의 통장을 만드는 것일 뿐 없던 돈이 갑자기 생기진 않는다. 의미를 가지려면 세입을 뭘로 할 것인지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달성하려는 목표가 지역필수의료에 대한 투자 확대라면, 가장 좋은 방법은 새로운 부담금을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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