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뿐 아니라 병원 중간 다리 역할 가능한 개원 외과 전문의 배출 위한 수련 커리큘럼돼야
대한외과의사회는 15일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2026 춘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외과 개원가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교수만 키우는 외과 전공의 수련 방향 개선이 필요합니다."
외과 의사들이 외과 의원 개설 수 감소에 우려를 나타냈다. 의료전달체계가 더욱 왜곡되면서 비교적 간단한 외과 수술까지 대형병원으로 쏠리는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존 교수 요원을 만들기 위한 수련 체계에서 벗어나 일차의료에 근무할 외과 전문의를 키울 수 있는 외과 전공의 수련 방향성 변경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대한외과의사회 최동현 회장은 15일 '2026 춘계학술대회'에서 "최근 우리나라 의료계에서 의원 개설 수는 증가하고 있지만 그 내용이 매우 불균형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내과, 피부과, 성형외과, 정형외과 등 일부 진료과의 개원은 증가하는 반면 필수의료 분야인 외과 개원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5년까지 신규 개설 의원 중 일반의, 내과, 정형외과가 매년 최상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1월부터 8월까지를 보면 일반의 개설은 531곳, 내과가 146곳, 정형외과가 115곳 순이었다.
반면 외과,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는 개설 의원 수가 감소 추세였다.
최 회장은 "일반과 개원이 증가추세인데 이는 외과 의사가 전문과목을 표시하지 않고 일반과로 개원하는 경우도 상당수 포함돼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국민들에게 기피과로 인식돼 있는 외과와 필수의료 체계의 구조적 위기를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라고 전했다.
그는 "외과 개원가 감소는 비교적 간단한 외과 수술까지 중대형병원으로 집중되는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며 "지역사회에서 기본적인 외과 처치를 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이 부족해질 것이다. 상급병원으로 환자가 집중되면서 과밀화와 의료비 상승이 동시에 발생하게 될 것이다. 이로인해 의료전달체계 붕괴는 가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과의사회는 대안으로 외과 개원의를 키울 수 있는 수련 커리큘럼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민호균 교육이사는 "필수의료라고 불리는 외과는 최근 전공의 모집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모집이 어려워지면서 외과 수련을 3년으로 줄였지만 수련이 부실하다는 이유로 대학과 일부 학계에서 다시 4년제로 늘리려는 시도가 있다"고 설명했다.
민 교육이사는 "그러나 외과 전공의 수련을 늘리는 것이 향후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 현재 외과 전공의 수련 방향성이 확실하지 않다. 대학병원 교수 요원으로 남길 것인가, 아니면 외과 수련을 통해 효과적으로 외과 개원의로 나가게 할 것인가 확실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외과를 전공해서 응급실부터 배후 진료까지 책임지면서 고난이도 수술을 해내기 위해선 4년도, 6년도 부족하다. 나이로 따지면 거의 40대 중반이 돼야 이런 수술이 가능하다"며 "그런데 외과 수술 보상도 적절하지 않고 사법리스크는 높아지기 때문에 외과 전공의 지원율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전공의 수련을 대학병원 교수를 만드는 데만 치중하지 말아야 한다. 3년제를 4년제로 무조건 늘릴 것만 고민하지 말고 3년 기본 수련을 착실히 하되, 교수 뿐 아니라 개인병원에서 대학병원 중간 다리 역할을 할 수 있는 외과 의사 등 다양한 진로에 대한 선택지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외 의사회는 외과 개원가가 담당하는 1차 의과 진료 체계 재정립을 위해 ▲수가 현실화와 상대가치점수 제도 개혁, ▲외과 영역 포괄수가제(DRG) 제도의 합리적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봤다.
최동현 회장은 "외과 개원가를 지역 기반의 외래수술센터로 제도적으로 인정하고 이를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현행 상대가치점수제도는 의료행위의 난이도와 위험도, 노동강도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특히 국내 DRG 제도는 의사의 행위료와 병원의 운영 비용을 구분하지 않고 하나의 포괄수가로 통합해 보상하고 있다. 이는 의료행위 난이도와 전문성을 반영하기 어려워 결과적으로 수술 중심 진료과에 불리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