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11.20 17:01최종 업데이트 23.11.21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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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5병원 레지던트 1년차 정원 12명 감소…수도권 수련병원 기존 인턴들 '대혼란'

수도권 비수도권 전공의 정원 6대4→정책정원 포함 5.5대 4.5로 조정... 지방은 전남대 14명·경북대 11명·부산대 10명 등 증원

최근 발표된 '2024년 레지던트 1년차 정원' 현황을 살펴보면 수도권 대형병원들을 중심으로 수도권 레지던트 1년차 정원이 감소한 반면, 지방 국립대병원은 정원은 크게 늘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서울아산병원을 제외한 빅5병원 모두 2024년 레지던트 1년차 수도권 배정 정원이 줄어들었다.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삼성서울병원 모두 각각 전공의 1년차 정원이 3명씩 감소됐다. 

이는 정부의 전공의 정원 배치 조정에 따라 기존 수도권과 비수도권 6대 4에서 5.5대 4.5로 조정된 결과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급작스러운 정원 조정에 따라 원내 레지던트 지원을 희망하던 기존 인턴들이 피해를 받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배치 조정에 따른 실효성도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빅5병원 레지던트 1년차 정원 12명 감소…서울의료원 등 공공병원 감소폭 커

20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발표된 '2024년 레지던트 1년차 정원' 현황을 살펴보면 수도권 공공병원들을 중심으로 레지던트 1년차 정원이 감소한 반면, 지방 국립대병원들은 정원은 크게 늘었다. 우선 수도권 빅5병원은 증감이 없는 서울아산병원을 제외하고 모두 정원이 줄었다. 
 
수도권에 위치한 수련병원들의 2024년도 레지던트 1년차 정원 증감표. (빨간색: 정원감소, 파란색: 정원증가)

서울대병원은 피부과, 외과, 재활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에서 1명씩 정원이 줄고 정신건강의학과에서 1명이 늘어 총 레지던트 1년차 정원이 3명이 감소했다. 신촌세브란스병원도 외과, 안과, 병리과에서 각각 1명씩 정원이 감소해 총 3명 줄어들게 됐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은 피부과를 1명 늘렸지만 산부인과, 안과, 재활의학과, 가정의학과에서 1명씩 줄여 총 정원이 3명 감소했다. 삼성서울병원도 소아청소년과 정원을 1명 늘렸지만 피부과, 외과, 성형외과, 가정의학과에서 정원 각각 1명씩 줄여 결과적으로 정원이 3명 줄었다.  

과별로 보면, 서울성모병원을 제외하고 모든 빅5병원에서 외과 정원을 줄였다. 또한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아산병원, 서울성모병원이 각각 가정의학과 정원을 1명씩 감축했다. 

레지던트 1년차 정원 감축 현상은 수도권 수련병원 대부분 비슷했다. 특히 공공병원 정원이 크게 감소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총 22명 정원에서 17명으로 줄어 5명이 감소했고 서울의료원은 26명에서 정원이 6명이나 줄었다. 서울시보라매병원도 정원이 2명 감소했다. 

한양대병원은 피부과와 성형외과, 비뇨의학과에서 정원이 1명씩 늘었지만 신경과, 흉부외과, 산부인과, 이비인후과 등에서 정원이 줄어 총 레지던트 1년차 정원이 3명 감소했다.

이외 중앙대병원은 정원이 42명에서 38명으로 총 4명이 줄였고 고려대안암병원은 정원이 60명에서 54명으로 6명이, 분당차병원은 정원이 3명 감소했다. 이와중에 정원이 늘어난 곳도 있다. 건국대병원은 총 정원 41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정원이 1명 증가했다. 

반대로 정원 수혜를 받은 지방은 국립대병원을 중심으로 전공의 정원이 크게 늘었다. 

전남대병원은 소청과 2명, 외과 1명, 산부인과 1명, 응급의학과 2명 등 필수의료 전공의 정원을 포함해 총 14명이나 레지던트 1년차 정원이 늘어났다. 

이외 경북대병원 11명, 부산대병원 10명, 충남대병원 9명, 조선대병원 7명, 단국대병원 6명, 대전을지대병원 5명, 강원대병원 4명, 대구파티마병원 1명 등 지방에 위치한 수련병원들은 대부분 정원이 증가했다. 

 
비수도권에 위치한 수련병원들의 2024년도 레지던트 1년차 정원 증감표. (빨간색: 정원감소, 파란색: 정원증가)


유인책 없이 배치 조정만으로 지방 의사 수급 문제 해결 어려워

이번 전공의 정원 배치 조정이 지역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당분간 병원 현장의 혼란은 막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가장 혼란이 큰 당사자는 수련병원 인턴 당사자들이다. 

보통 의료계에서 예비 전공의들은 특정 수련병원 레지던트에 지원하기 위해 그 병원 인턴을 수료하는 경우가 많다. 수련병원들이 원내에서 인턴을 마친 이들의 레지던트 선발을 아무래도 선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갑자기 수도권 수련병원 레지던트 정원이 급하게 줄어들게 되면서, 수도권에서 인턴으로 재직하던 의사들이 갈곳을 잃었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수도권 수련병원에 근무하는 한 의대교수는 "수도권 병원에서 인턴을 하는 90% 이상은 해당 병원에서 전공의 생활을 하려고 지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갑자기 정원이 줄면서 이들이 갈 곳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현재 인턴들 사이에서 대혼란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관계자도 "전공의 인력 배치 조정이 지역의료 활성화를 위한 것이란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그러나 이는 배치 조정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정책을 강행하더라도 효과는 미미할 것이고 현장에 큰 혼란만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수도권 병원에서 인턴을 거친 이들이 정원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지방에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권성택 명예회장(서울의대 교수)은 "지금 서울대병원 소청과, 흉부외과도 미달인 상황에서 정원만 늘린다고 전공의들이 지방필수의료를 하러 내려가겠느냐"며 "현재 필수의료는 빅5병원도 전부 미달이다. 현 상황에서 지방 정원만 늘린다고 절대 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정원 배정을 조율하는 것은 탁상공론에 지나지 않는다. 의사 직종은 낙수효과가 절대 발생하지 않는 곳이다. 전공의 정원 배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들을 어떻게 지방으로 유인할 수 있을지 정책적인 인센티브 등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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