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공인식 건강보험지불혁신추진단장이 29일 포괄수련종합병원 정책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정부가 6월 발표한 건강보험 수가체계 개편방안 중 상당 부분을 내년 1월 시행하는 방향으로 준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중증 수술·처치를 시행하는 종합병원의 보상을 높여 상급종합병원과의 격차를 줄이고, 지역·필수의료 기능과 진료 성과까지 보상하는 체계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보건복지부 공인식 건강보험지불혁신추진단장은 29일 포괄수련종합병원 정책세미나 2026에서 '건강보험 지불혁신과 (포괄수련)종합병원의 지속가능한 보상체계'를 주제로 건강보험 지불제도 개편 방향을 소개했다.
공 단장은 건강보험 지불혁신을 수가의 단순한 인상·인하가 아닌 지불 단가와 단위, 방식, 의료공급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구조적으로 개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행위별 수가와 양적 투입 중심의 보상에서 질적 성과와 적정 의료 제공을 함께 보상하는 구조로 전환한다는 취지다.
보건복지부 공인식 건강보험지불혁신추진단장 발표자료 중 일부.
필수의료에서는 의료행위별 보상 수준을 조정하는 '균형수가'와 소아·응급·외상·분만 등 필수의료에 추가 보상하는 '차등수가'를 적용한다. 행위별 수가만으로 보상이 어려운 영역에는 의료손실을 확인해 기관단위로 보상하는 방식도 병행한다.
지역의료는 의료기관이 맡은 역할에 따른 '기능강화 수가', 의뢰·회송 등 의료기관 간 협력에 대한 보상, 의료인력 확보와 운영 여건 등을 고려한 '지역 차등수가'를 적용한다. 여기에 지역에서 맡은 기능을 유지하고 의료성과를 달성한 기관에 일정 기간을 기준으로 보상하는 체계를 결합하는 방향이다.
중증 수술하는 종합병원 보상 확대…상급종합병원과 격차 줄인다
정부의 지불체계 개편에 따라 종합병원에 적용되는 수가도 달라진다.
6월 발표된 건강보험 수가체계 개편방안에는 비수도권과 수도권 취약지의 종합병원 이상 의료기관에서 이뤄지는 1600여개의 수술·처치 항목에 10%를 추가 가산하고, 인구감소지역에서는 진찰료와 입원료를 5% 추가 가산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지역 차등수가에 따른 추가 보상은 환자에게 별도의 본인부담을 부과하지 않고 건강보험이 부담한다.
이와 함께 일반병동과 중환자실, 집중치료실 보상을 확대하고 응급·야간 진료와 마취 등에 대한 보상도 강화한다.
특히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이후 상급종합병원과 중증진료를 담당하는 종합병원 사이에 벌어진 보상 격차도 조정한다.
공 단장은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에서 1021개 중증 수술·처치에 50% 가산을 적용하면서 포괄 2차 종합병원 등 중증 수술을 시행하는 종합병원과 보상 격차가 커졌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상급종합병원에 적용하는 50% 가산 중 일부를 30%로 조정하고, 종합병원 이상에는 중증 수술·처치에 10%를 가산해 격차를 줄이는 방향으로 개편한다.
이어 공 단장은 6월 발표한 수가체계 개편방안과 관련해 "빠르면 10월에 일부 내용들이 의사결정을 통해서 내년 1월에 대부분이 많이 시행되는 것으로 내부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행위별 수가 밖 기능·성과도 보상…수련 역할은 향후 과제
정부는 의료서비스 제공에 드는 실제 비용을 수가에 신속하게 반영하기 위해 상대가치 조정체계도 개편한다.
건강보험공단 의료비용분석위원회의 의료비용 분석을 토대로 상대가치기획단 논의를 거쳐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수가 조정을 결정하는 구조다.
기존 4~5년이던 조정 주기를 단축해 2026년 1차, 2028년 2차 조정을 거친 뒤 2년 단위로 조정하는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저위험·다빈도 행위와 고위험·저빈도 행위 사이의 보상 불균형을 지속적으로 조정한다.
또한 개별 의료행위로 가격을 매기기 어려운 기능과 성과를 건강보험으로 보상할 법적 기반을 마련했다. 5월 공포된 국민건강보험법에는 공공정책급여와 공공정책급여 비용에 대한 근거가 신설됐으며, 관련 조항은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이에 따라 지역이나 요양기관별로 요양급여를 차등 지급하고, 지역·필수·공공의료 진료기능 유지나 의료기관 간 협력 활동 등을 별도로 보상할 수 있다.
공 단장은 "법적 근거 마련으로 관련 시범사업을 본사업으로 전환해 예측 가능하고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포괄수련종합병원의 수련 기능을 보상체계에 어떻게 반영할지가 향후 과제로 제시됐다.
현재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에는 수련 영역이 포함돼 있지만 포괄 2차 종합병원이나 종합병원의 성과보상에는 수련이 별도 영역으로 포함돼 있지 않다.
이에 공 단장은 지역의사제 등 의료인력 양성 과정에서 의료기관이 맡는 역할과 이에 따른 기관단위 보상 방식을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공 단장은 포괄수련종합병원의 지속가능한 보상체계를 설계하기 위해서는 의료서비스 전달체계와 의료인력 양성, 지역·필수·공공의료, 의료·요양 통합돌봄 등에서 병원이 맡을 역할과 책임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포괄수련종합병원이 의료인력 양성에서맡을 역할과 책임을 정립하고, 지역의사제를 포함한 인력 양성 과정에서 이를 건강보험 보상체계와 어떻게 연계할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