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에스티, GBC2026서 유연한 과학적 심사 체계 마련 제언…사전상담·보완 절차 등 심사 혁신 효과 체감
동아에스티 김준평 RA팀장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신약 허가·심사 기간을 단축하는 등 심사 혁신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신약이 아니더라도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가치를 줄 수 있다면 규제상 '혁신'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동아에스티 김준평 RA팀장은 27일 '2026 글로벌 바이오 콘퍼런스(GBC 2026)'에서 '산업계에서 바라본 신약 허가·심사 혁신의 글로벌 전망 및 기대'를 주제로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김 팀장은 현재 허가·심사 혁신의 혜택이 법적 의미의 신약에 주로 집중돼 있다는 점을 짚었다.
그는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새로운 치료 옵션, 혁신적인 치료 옵션은 신약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며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복합제나 새로운 제형, 다른 새로운 혁신을 식약처가 받아들이고, 신약에 대해서만 혁신 가치를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신약이 아닌 혁신 그 자체에 베네핏을 주는 제도를 고민해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허가·심사의 속도뿐 아니라 심사 방식도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식약처가 유연하면서도 과학에 기반한 심사를 수행하려면 개별 심사자의 역량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전문가가 독립적인 과학적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제도와 조직문화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김 팀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기반이 마련돼 있어야 하고 문화가 돼 있어야 한다"며 전문가를 존중하고 그 판단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토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존 가이드라인에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은 새로운 접근이라도 과학적으로 합리적이라면 심사자가 이를 받아들여 판단하고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국내 제약산업이 20여년간 임상시험 수행 역량과 바이오의약품 개발·생산 능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내는 신약도 만들어냈지만, 앞으로는 이미 정해진 개발전략을 수행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글로벌 개발전략과 독자적인 파이프라인을 설계하는 역량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 팀장은 "기업이 어떤 생각을 한다고 해서 그것이 규제기관에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며 "규제기관이 처음부터 신약개발에 들어와 함께 논의하고 진행 방향에 동의하면서 가야 길을 돌아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 식약처의 신약 허가·심사 혁신에 대해서는 실제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식약처는 2025년부터 신약 허가 목표기간을 기존 420일에서 295일로 줄이고 품목별 전담 심사팀과 GMP·GCP 우선심사, 대면상담 확대 등을 추진했다. 올해는 허가 전 체크리스트와 대면회의, 동시·병렬심사와 수시검토·보완체계 등을 포함해 목표기간을 240일까지 단축하는 허가·심사 혁신방안을 마련했다.
이에 김 팀장은 "단순한 개선이 아니라 큰 혁신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과거에는 처리기간 중심으로 심사가 이뤄졌지만, 현재는 실제 허가 목표 일정을 제시하고 회사와 식약처가 해당 일정에 맞춰 협업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실제 사례로 동아에스티가 국내 허가를 진행한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정'을 들었다. 엑스코프리는 2025년 2월 20일 국내 품목허가를 신청해 같은 해 11월 3일 식약처 승인을 받았으며, 신청부터 허가까지 256일이 걸려 당시 목표기간인 295일보다 빠르게 심사가 마무리됐다.
김 팀장은 허가 신청 전부터 식약처와 사전상담을 진행하면서 제조소 이전에 따른 기술이전과 한·중·일 임상자료 활용 방안, 추가자료 제출 일정 등을 논의한 것이 허가 절차를 예정대로 진행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허가 신청 이후에도 킥오프 미팅과 보완사항 설명회의 등을 통해 필요한 자료를 지속적으로 협의했다. 김 팀장은 "보완 요청이 정해진 일정에 맞춰 이뤄졌고 제출할 자료의 범위도 사전에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었다며 약 4개월 만에 보완자료 제출을 마무리했다"고 부연했다.
김 팀장은 "이것은 단순히 행정적인 개선, 효율 개선이라고만 말할 수 없다"며 "환자에게는 빠르게 새로운 치료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고 회사에는 신약의 라이프사이클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정말 귀중한 장치"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의 빠른 허가가 글로벌 진출 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로 한국 허가를 바탕으로 권리를 보유한 호주 등 다른 국가에서도 허가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