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소아흉부외과 임홍국 교수 연구팀이 이종항원을 제거한 돼지 심낭에 줄기세포를 단독 주입해 체외와 생체 내 재세포화 및 석회화 억제 효과를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현재 심장 수술에서는 돼지나 소의 심낭·판막 조직을 이식재로 널리 사용한다. 하지만 이 조직에는 사람에게 없는 이종항원이 남아 있어 면역 거부반응을 일으키고, 장기적으로 칼슘이 쌓이는 석회화로 이어져 이식 실패의 주요 원인이 된다.
연구팀은 앞서 돼지 심낭에서 효소로 이종항원을 제거한 뒤 사람 지방유래 중간엽 줄기세포(hADSC)와 제대정맥 내피세포를 함께 배양하는 체외 재세포화에 성공한 바 있다. 다만 임상 적용을 위해 과정을 단순화할 필요가 있어 줄기세포 한 종류만 쓰는 단일배양 재세포화를 구현하는 후속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돼지 심낭 조직을 탈세포화한 뒤 두 효소(α-갈락토시다아제·PNGase-F)를 함께 처리해 이종항원(α-Gal·Neu5Gc)을 제거했다. 이어 세포가 잘 부착되도록 특수물질로 표면을 코팅해 이종심장이식편을 제작했다. 이 이식편에 사람 지방유래 줄기세포를 주입해 8주간 배양하며 체외 재세포화를 관찰했다. 아울러 탈세포화·글루타르알데하이드(GA) 고정·항석회화 처리를 거친 이식편에는 쥐 골수유래 줄기세포(BM-MSC)를 심어 쥐 피하에 이식한 뒤 생체 내 재세포화와 석회 침착도를 평가했다.
실험 결과 탈세포화 후 두 효소를 함께 사용했을 때 판막 조직 구조는 그대로 유지됐다. 주입된 줄기세포는 28일째 조직 기질 안쪽까지 침투했고 56일째에는 표면과 내부 전반에 세포가 고르게 분포해 시간이 지날수록 세포 침윤과 조직 재형성이 활발해졌다. 재세포화 관련 단백질(비멘틴·파이브로넥틴·칼포닌·CD31·vWF/팔로이딘) 발현도 모두 늘었다. 이는 줄기세포가 단순히 부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조직 내부로 침투해 새로운 세포로 분화하며 재세포화가 진행됐음을 보여준다.
동물 실험에서도 이식된 판막이 안정적으로 정착했다. 탈세포화 후 글루타르알데하이드 고정 및 항석회화 처리를 거쳐 재세포화된 이식편에서 비멘틴(Vimentin) 발현이 더 강하게 나타났고, 석회화 수치도 재세포화되지 않은 군보다 유의하게 낮았다.
임홍국 교수는 “이번 연구는 면역학적 장벽 제거, 세포 정착, 조직 재형성과 석회화 억제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향후 이 기술을 실제 환자 치료로 연결할 수 있도록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 재원으로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생물의학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바이오엔지니어링(Bioengineering)'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항석회화 프로토콜을 돼지 심낭에 적용해 2018년 폐동맥 스텐트 판막 ‘PULSTATM’을 개발했으며, 이는 환자 1075명에게 이식돼 우수한 임상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해당 기술은 2026년 1월 유럽 의료기기 규제인 CE MDR(Medical Device Regulation) Class III 인증을 통과해 현재 유럽 시장을 포함한 글로벌 환자 치료 적용을 본격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