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세영이 KPMG위민스 최종일 우승 직후 트로피를 놓고 셀카를 찍고 있다. 뉴타운스퀘어(美 펜실베이니아주)=Getty images/멀티비츠
[아시아경제 노우래 기자] "부족한 2%를 채웠다."
'메이저 퀸' 김세영(27ㆍ미래에셋) 이야기다. 12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뉴타운스퀘어 아로니밍크골프장(파70ㆍ6577야드)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세번째 메이저 KPMG위민스 PGA챔피언십(총상금 430만 달러)에서 5타 차 대승(14언더파 266타)을 일궈내 통산 11승째를 수확했다. 특히 메이저 도전 29번째 만에 거둔 짜릿한 첫 입맞춤이라는 게 의미있다.
김세영은 엘리트 코스를 밟은 선수다. 초등학교 때 아버지 김정일(58)씨를 따라 연습장에 간 것을 계기로 골프를 접했고, 중학교 2학년이던 2006년 한국여자아마추어선수권에서 최연소 우승을 차지해 두각을 나타냈다. 태권도장을 운영한 아버지 영향을 받아 어린 시절부터 기초 체력을 길렀다. 태권도로 몸을 단련한 '태권소녀'다. 공인 3단, 초등학교 때는 선수로 활동했다.
2007년과 2009년 골프 국가대표에 발탁됐고, 전국체전 개인전과 단체전 2관왕에 올랐다. 163㎝로 체구가 큰 편은 아니지만 장타를 뿜어낸다. LPGA투어 평균 드라이브 샷 비거리 12위(266.95야드)다. 2011년 KLPGA투어에 입성해 2013년 롯데마트여자오픈에서 첫 우승을 신고했다. 통산 5승을 모두 역전우승으로 쓸어 담아 '역전의 여왕'이라는 애칭까지 붙었다. 최종일 붉은 바지를 입어 '빨간 바지의 마법사'로 불린다.
2014년 퀄리파잉(Q)스쿨을 통해 이듬해 LPGA투어에 뛰어들었다. 2015년 첫 해 데뷔 2개 대회 만에 당당하게 '챔프군단'의 반열에 오르는 등 3승을 챙기며 신인상을 거머쥐더니 2016년 2승, 2017년과 2018년 1승, 지난해 3승 등 6년 연속 우승 소식을 전했다. 2018년 7월 마라톤클래식에서는 31언더파 257타로 우승해 LPGA투어 사상 72홀 역대 최저타와 최다 언더파 신기록을 세웠다.
지난해까지 박세리(25승), 박인비(20승), 신지애(11승)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4번째로 많은 우승 트로피를 수집했지만 '메이저 무관'이라는 꼬리표가 아쉬웠다. 여러차례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2015년 KPMG위민스 2위, 2018년 에비앙챔피언십 공동 2위 등 2차례 준우승을 포함해 8회 '톱 10'이다. 메이저 대회는 그동안 '아픈 손가락'이었지만 29번째 두드린 끝에 마침내 문을 열었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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