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240야드 거리 앨버트로스."
러셀 헨리(미국)가 15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 소그래스TPC(파72ㆍ7256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제5의 메이저’ 더플레이어스챔피언십(총상금 2000만 달러) 최종일 11번홀(파5ㆍ534야드)에서 홀인원보다 어렵다는 앨버트로스(더블이글)를 터뜨렸다. 294야드 티 샷에 이어 두번째 샷을 그대로 홀인시켰다. 파(par) 기준 3언더파, 단숨에 3타를 줄였다.
앨버트로스는 남태평양에 사는 거대한 새, 이른바 ‘신천옹’이다. 날개 길이가 무려 3.5m나 되는 하얀 꼬리 바다독수리과다. 골프 스코어는 유독 새와 관련된 용어가 많다는 게 흥미롭다. 파(par) 기준 1타씩 줄어들 때마다 작은 새(버디ㆍbirdie)부터 시작해 독수리(이글ㆍeagle)와 신천옹(albatross) 등 점점 몸집이 거대해진다. 앨버트로스는 특히 홀인원보다 더 확률이 낮다.
아마추어골퍼 홀인원이 1만2500분의 1, 프로 3000분의 1, 파5홀 앨버트로스는 200만분의 1, 파4홀에서 티 샷한 공이 곧바로 들어가는 앨버트로스가 585만분의 1이다. 헨리는 이날 2번홀(파5)에서 ‘2온 1퍼트’ 이글을 더하는 등 버디 2개와 보기 1개, 더블보기 1개 등 4언더파를 작성해 공동 13위(6언더파 282타)로 치솟았다. 세계랭킹 3위 빅토르 호블란(노르웨이)이 3라운드 잔여 경기 도중 8번홀(파3ㆍ219야드)에서 홀인원이라는 또 다른 진기록을 곁들였다.

‘넘버 1’ 욘 람(스페인)은 반면 4번홀(파4)에서 5오버파 9타, 이름도 생소한 ‘퀸튜플보기(quintuple bogey)’라는 치명타를 얻어맞았다. 티 샷이 페어웨이벙커에 잡혔고, 두번째 샷은 물에 빠졌다. 1벌타 후 네번째 샷마저 해저드, 여섯번째 샷이 가까스로 그린 프린지에 도착해 결국 ‘7온 2퍼트’다. 버디 4개와 보기 4개가 더해져 이날만 5오버파, 공동 55위(2오버파 290타)까지 추락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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