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2언더파 공동 19위."
이경훈(31)의 출발이 괜찮다. 1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 소그래스TPC(파72ㆍ7256야드)에서 개막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제5의 메이저’ 더플레이어스챔피언십(총상금 2000만 달러) 1라운드에서다. ‘AT&T 챔프’ 톰 호기(미국)와 토미 플릿우드(잉글랜드) 6언더파 공동선두, 악천후로 대다수 선수들의 경기가 순연된 가운데 ‘제네시스인비테이셔널 챔프’ 호아킨 니만(칠레)이 1타 차 공동 3위(5언더파)에서 추격하고 있다.
이경훈은 이글 1개와 버디 2개, 보기 2개를 묶었다. 6번홀(파4) 보기가 불안했지만 9~10번홀 연속버디와 11번홀(파5) ‘2온 1퍼트’ 이글 등 3개 홀에서 순식간에 4타를 줄이는 집중력이 돋보였다. 15번홀(파4)에서 2m 파 퍼팅이 빗나간 게 아쉬웠다. 막판 최대 승부처 ‘죽음의 17번홀’은 파로 틀어 막았다. 무엇보다 그린적중률 77.78% ‘컴퓨터 아이언 샷’이 위력을 발휘했다.
지난해 5월 AT&T바이런넬슨에서 PGA투어 챔프 반열에 오른 이경훈에게는 특급매치에서 남다른 파워를 과시할 호기다. "초반 8개 홀이 안풀렸다"며 "3시간 가까이 경기가 지연됐다가 속행된 이후 9번홀부터 버디와 이글이 나와 오히려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소개했다. "지난해와 달리 그린이 부드러워 아이언 샷 거리 맞추는데 공들이고 있다"면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보탰다.

세계랭킹 1위 욘 람(스페인)은 3언더파 공동 11위에 자리잡았다. 더스틴 존슨과 브룩스 켑카가 3개 홀 2언더파, 스코티 셰플러 3개 홀 1언더파 등 순위는 아직 의미가 없는 상황이다. 셰플러는 특히 지난달 24일 ‘골프 해방구’ 웨이스트매니지먼트 피닉스오픈과 7일 아널드파머인비테이셔널에서 순식간에 2승을 쓸어 담아 ‘2주 연속 우승’이자 벌써 2022시즌 3승째를 바라보고 있다.
‘넘버 2’ 콜린 모리카와 2개 홀 1언더파, 디펜딩챔프 저스틴 토머스(이상 미국)와 2019년 우승자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역시 2개 홀 이븐파로 순항하는 분위기다. ‘플레이오프(PO) 챔프’ 패트릭 켄틀레이(미국)는 반면 이븐파 공동 68위에서 1라운드가 끝난 발걸음이 급하다. 한국은 임성재(24)가 이븐파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2017년 챔프 김시우(27)는 출발도 못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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