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그리즐리 덴(Grizzly Den)’.
25일(한국시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혼다클래식(총상금 800만 달러)이 열린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가든스 PGA내셔널골프장(파70ㆍ7125야드)의 초반 승부처다. 5~7번홀, ‘회색곰 소굴’이라는 애칭까지 붙었다. 5번홀(파3ㆍ217야드)과 6번홀(파4ㆍ479야드)은 왼쪽이 온통 물, 7번홀(파3ㆍ226야드) 역시 왼쪽 아웃오브바운즈(OB)를 조심해야 한다. 지난해 277오버파가 나왔다.
PGA내셔널은 PGA투어 개최지 가운데서도 최대 난코스로 유명한 곳이다. 출전 선수 88%가 적어도 한 차례 이상 오버파 스코어에 속을 태웠고, 2007년 이후 물에 빠진 공은 무려 1만6000개에 달한다. 막판 15~17번홀, 이른바 ‘베어트랩(Bear Trap)’이 중심이다. 잭 니클라우스(미국)가 2001년 리뉴얼하면서 오거스타내셔널 11~13번홀 ‘아멘코너’를 모델 삼아 만들었다.
오거스타내셔널 ‘파4-파3-파5’와 달리 ‘파3-파4-파3’로 구성됐다. 파3홀이 2개라는 건 ‘정타(正打)’가 절대적이라는 이야기다. 베어트랩은 곧바로 PGA투어 ‘악명 높은 3연속 홀’에 올랐다. 밸스파챔피언 격전지 이니스브룩(파71ㆍ7340야드) 16~18번홀 ‘스네이크 핏(Snake Pitㆍ뱀 구덩이)’과 웰스파고챔피언십의 무대 퀘일할로(파71ㆍ7554야드) 16∼18번홀 ‘그린 마일(Green Mileㆍ사형장으로 가는 길목)’ 등이 꼽힌다.
‘그리즐리 덴’은 ‘베어트랩’보다 더 어려웠다. 보기 이상 스코어가 278개, 베어트랩이 214개다. 5번홀(파3) 평균타수가 3.28타, 6번홀(파4) 4.19타, 7번홀(파3) 3.20타 순이다. 2020년 챔프 임성재(24)는 실제 이날 5번홀에서 티 샷이 물에 빠져 더블보기라는 치명타를 얻어 맞았고, 버디 2개와 보기 2개, 더블보기 2개로 결국 4오버파 가시밭길을 걸었다. 커트 기타야마(미국)가 5~6번홀 연속버디를 앞세워 6언더파 선두에 나섰다는 게 흥미롭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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