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4오버파 공동 112위."
임성재(24)가 ‘우승 텃밭’에서 오히려 가시밭길을 걸었다. 25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가든스 PGA내셔널골프장(파70ㆍ7125야드)에서 개막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혼다클래식(총상금 800만 달러) 첫날 무려 4오버파를 쳤다. 커트 기타야마(미국) 6언더파 깜짝선두, 로리 사바티니(슬로바키아)와 대니얼 버거(미국) 등이 1타 차 공동 2위(5언더파 65타)에서 추격전을 펼치고 있다.
임성재는 버디 2개와 보기 2개, 더블보기 2개를 묶었다. 3번홀(파5) ‘2온 2퍼트’ 버디로 출발이 좋았지만 5번홀(파3)에서 곧바로 더블보기가 나왔다. 티 샷이 물에 빠졌다. 9번홀(파4)은 두번째 샷이 그린사이드벙커에 잡혀 보기, 후반 11번홀(파4) 버디는 12번홀(파4) 보기와 바꿨다. 마지막 18번홀(파5)이 특히 아쉽다. ‘3온’ 후 불과 1.2m 거리 파 퍼트가 홀을 3m 나 지나가면서 보기 퍼트마저 놓쳐 ‘4퍼트 더블보기’라는 치명타를 얻어맞았다.
이 대회는 더욱이 2020년 PGA투어 첫 우승을 일궈낸 곳이다. 지난해 공동 8위를 차지하는 등 PGA내셔널코스에 유독 강하다. 전문가들이 ‘우승후보 1위’로 지목한 이유다. 이날은 그러나 그린적중률 61.11%, 특히 홀 당 평균 퍼팅 수가 2.18개로 치솟아 그린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은 노승열(32)이 모처럼 2언더파 공동 10위에서 선전하고 있고, 강성훈(35) 1언더파 공동 28위, 이경훈(31) 이븐파 공동 45위 순이다.

노승열은 막판 15~17번홀 모두 파, 이른바 ‘베어트랩(Bear Trap)’에서 선방했다. 잭 니클라우스(미국)가 2001년 리뉴얼하면서 오거스타내셔널 11~13번홀 ‘아멘코너’를 롤 모델 삼아 조성한 최대 승부처다. 15번홀(파3) 티잉그라운드에 아예 커다란 곰 동상과 함께 "당신은 지금 베어트랩에 진입했다‘는 표지석을 세웠다. 버디 4개와 보기 2개를 묶었고, 1.69개 ’짠물퍼팅‘이 돋보였다.
빌리 호셜과 브룩스 켑카(미국)가 공동 10위에 합류했다. ’제네시스인비테이셔널 챔프‘ 호아킨 니만(칠레)은 공동 45위에 머물렀다. 10번홀(파4)부터 초반 12개 홀에서 4언더파 신바람을 내다가 4번홀(파4) 더블보기 등 나머지 6개 홀에서 고스란히 4타를 까먹었다. 디펜딩챔프 맷 존스(호주) 역시 3오버파 공동 104위, 타이틀방어는 커녕 일단 3라운드 진출이 급하게 됐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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