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노우래 기자] ‘이틀 연속 콜로세움 홀인원’.
지구촌 골프계에서 유일한 ‘골프 해방구’로 유명한 무대인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웨이스트매니지먼트 피닉스오픈(총상금 820만 달러)에서 또 홀인원이 나오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카를로스 오르티스(멕시코)가 14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TPC스코츠데일(파71ㆍ7261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16번홀(파3)에서 홀인원을 작성했다. 개인 통산 3번째 홀인원이다.
179야드 거리에서 9번 아이언을 잡고 친 티 샷은 홀 앞 쪽에 떨어져 한 번 튕겨 오르더니 굴러서 홀 컵으로 빨려 들어갔다. 오르티스는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리며 환호했고, 갤러리도 함성을 지르며 그린 주변에 맥주캔을 던졌다. 오티스는 2015년 PGA투어에 데뷔해 2020년 휴스턴 오픈에서 1승을 올린 선수다. "샷이 조금 짧다고 생각했다"며 "홀인원이 되는 순간 깜짝 놀랐다"고 설명했다.
전날 16번홀에서도 샘 라이더(미국)가 생애 첫 홀인원을 터뜨려 주목을 받았다. 2015년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이탈리아) 이후 무려 7년 만에 나온 홀인원이다. 124야드 거리에서 54도 웨지를 잡고 홀인원을 성공시켰다. 라이더의 홀인원 순간에도 갤러리는 물병과 맥주캔을 폭죽처럼 쏘아 올리며 기뻐했다. 캐디와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세계랭킹 1위에 오른 기분"이라는 소감을 곁들였다.
홀인원이 나온 16번홀은 최대 3만명 수용 가능한 거대한 3층 스탠드를 설치해 마치 로마시대 검투장 콜로세움 같다. 음주, 가무, 고성방가 등이 허용되기 때문에 정상급 선수들도 엄청난 압박감을 느낀다. 9번 아이언으로 쉽게 버디가 가능하지만 어이없는 샷이 속출한다. PGA투어는 올해 대회를 앞두고 1997년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역대급 홀인원’을 소개하기도 했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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