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노우래 기자] '메이저퀸'이 다른 메이저 대회를 뛰지 못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비운의 주인공은 바로 지난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첫 메이저 AIG여자오픈 챔프 소피아 포포프(독일ㆍ사진)다. USA투데이 등 미국 언론은 26일(한국시간) "포포프가 ANA인스퍼레이션과 US여자오픈에 출전할 수 없다"고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뒤엉킨 LPGA투어 스케줄과 시드 없이 메이저에서 덜컥 우승한 특이한 신분이 이런 기막힌 사태를 불렀다.
당초 3월 말에 개최하려던 ANA인스퍼레이션은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9월로 연기하면서 출전 자격을 당시 기준으로 동결했다. 포포프는 당연히 이 대회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대회 직전 "LPGA투어 상금랭킹 20위 이내 선수는 추가로 출전시킨다"는 단서 조항이 있지만, 이 혜택도 받을 수 없다. 비회원 신분으로 출전해 받은 상금은 랭킹에 반영되지 않기 때문이다.
포포프는 AIG여자오픈 우승상금 67만5000달러를 포함해 70만2129달러(8억3000만원)를 벌었다. 상금랭킹 1위를 하고도 남는 금액이지만 포포프 이름이 없다. '2승 챔프' 대니엘 강(미국)이 이 부문 1위(63만6632달러)다. 6월에 열려다가 12월로 일정을 바꾼 US여자오픈 역시 출전 엔트리는 당시 기준이다. 다만 10월 KPMG위민스PGA챔피언십은 투어 우승자에 출전권을 부여해 나설 수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LPGA투어가 이런 황당한 상황을 바로 잡아야한다"면서 "만약 LPGA투어 비회원이 많은 한국에서 온 선수가 이런 일을 당했다면 곧바로 해결책이 나왔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LPGA투어와 ANA인스퍼레이션의 대회조직위원회, US여자오픈을 주최하는 미국골프협회(USGA)는 아직 포포프의 메이저 출전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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