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노우래 기자] "나도 긴장은 되지만 내색하지 않고 잘 감춘다."
최가람(29·신협)은 ‘시드순위전 강자’다. ‘지옥의 레이스’인 시드전을 무난히 통과하는 선수다. 정규투어에 합류한 이후 4차례 시드전에서 모두 생존했다. "시드전에 참가한 모든 선수가 시드를 따내지 못하면 인생이 끝날 것이라는 불안감을 느낀다"는 최가람은 "그런 마음이 평소 실력을 발휘할 수 없게 만든다"며 "차분하게 평소처럼 경기하려고 노력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최가람은 2012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 합류한 10년 차 베테랑이다. 10년 연속 1부투어에서 활약해 ‘K-10클럽’에 가입했다. 단 14명만 가진 진기록이다. "벌써 10년이 됐다니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10년 동안 투어에서 뛰고 있지만 아직 우승이 없는 것이 아쉽다. 2018년 3월 브루나이레이디스오픈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다.
올해도 상금 91위(4429만8000원)에 그쳐 시드를 놓쳤지만 지난달 시드순위전 29위로 부활했다.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이다. 피를 말리는 시드전에서 강점을 드러내는 비결이다. "튀는 것보다는 무난하고 조용한 것을 선호한다"면서 "그런 게 골프에 도움 되는 것도 있다"고 웃었다. 내년 시즌을 대비하는 마음가짐도 달라졌다. 동갑내기 친구 곽보미(하이원리조트)가 11년 만에 우승한 것이 자극제가 됐다.
"비슷한 상황에 있던 선수가 우승하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열심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페어웨이안착률 33위(77.16%), 평균 퍼팅 32위(30.50개)다. 드라이브 비거리 104위(224.65야드)가 부족한 점이다. 코스 전장이 길어지는 추세를 감안해 비거리 늘리기에 힘을 쏟고 있다. "2년째 몸통 스윙으로 교정하고 있다"면서 "빨리 안정됐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올 겨울엔 체력훈련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고 있다"는 최가람은 "거리가 조금 더 나간다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며 "내년은 지금까지와는 다를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명했다. 올해까지 231개 대회에 출전해 646라운드를 소화했다. 35세까지 투어에 머무는 것이 목표다. "홍란(35·삼천리) 선배의 최다 출전 기록(356개 대회)에 도전하겠다"고 했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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