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재활은 진행형."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화려한 귀환이다. 2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리츠칼턴골프장(파72ㆍ7106야드)에서 끝난 PNC챔피언십에서 아들 찰리와 함께 2위(25언더파 119타)를 차지해 건재함을 과시했다. 첫날 10언더파, 최종일은 무려 15언더파를 몰아쳤다. 비록 각자 티 샷한 뒤 좋은 지점에서 다음 샷이 이어지는 ‘2인1조’ 스크램블방식 이벤트지만 일단 완주 자체가 의미있다.
우즈는 지난 2월 자동차사고 이후 3개월이나 침대에 누워 있다가 휠체어와 목발 등 오랫동안 치료와 재활을 거쳤다. 대회에 앞서 "하마터면 다리를 절단할 뻔했다"며 "병원에서 내 손이 남아있는지 알아보려고 (여자친구) 에리카한테 아무거나 던져주라고 부탁했다"고 소개했다. "특수부대 출신 아버지가 고통은 하나씩 잘라서 견디라고 가르쳤다"면서 "하루도 빼놓지 않고 몸을 관리했다"는 각오를 보탰다.
우즈가 클럽을 잡았다는 것부터 놀랍다. 몇 차례 300야드 이상 장타에 ‘송곳 아이언 샷’, 눈부신 쇼트게임까지 곁들였다. "체육관에 들어서면 여전히 엔도르핀이 솟는다"는 의지가 마침내 열매를 맺었다. 완벽한 부활은 물론 시간이 더 필요하다. 무엇보다 체력을 보완해야 한다. 실제 카트를 타고 이동했고, 첫날 16번홀 티 샷 이후 다리 부위가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드라이버 티 샷은 평균 280야드 안팎이었다. "다친 오른쪽 다리 때문에 스윙 아크가 작아지고, 유연성이 떨어지면서 파워를 제대로 싣지 못하고 있다"는 전문가들 분석이다. 우즈 역시 "늘 날리던 거리가 나오지 않아서 당황스러웠다"며 "PGA투어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수천 번 수만 번 공을 치며 연습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이미 여러 차례 부활에 성공하는 등 가능성은 충분하다.
2018년 9월 ‘플레이오프(PO) 최종 4차전’ 투어챔피언십 우승이 대표적이다.우즈는 2017년 4월 허리수술 직후 코스를 떠난 뒤 9개 월 만에 12월 히어로월드챌린지 공동 9위로 연착륙에 성공했고, 2018년 1월 파머스오픈 공식 복귀전, 투어챔피언십에서 기어코 통산 80승 고지에 올랐다. 이듬해 4월 마스터스 메이저 15승, 10월 조조챔피언십에서는 PGA투어 최다승 타이기록(82승)에 도달했다. 우즈가 다시 한 번 새 역사 창조에 나섰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