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인비가 2020시즌 첫 메이저 AIG여자오픈에서 '2승 진군'에 나섰다.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약속의 땅."
'골프여제' 박인비(32ㆍKB금융그룹)가 스코틀랜드 원정길에 나섰다. 20일 오후(한국시간) 스코틀랜드 에어셔 로열트룬골프장(파72ㆍ6649야드)에서 개막하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AIG여자오픈(총상금 450만 달러)에 출사표를 던졌다. 올해는 AIG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대회 명을 바꿨고, 2020시즌 첫 메이저로 치러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메이저 일정이 엉켰다.
인비 역시 지난 2월 호주여자오픈 우승 이후 무려 6개월 만의 복귀다. 연초부터 일본 도쿄올림픽 티켓 확보를 위해 4개 대회 연속 출전이라는 강행군에 나섰고, 호주에서 기어코 '통산 20승 고지'를 접수했다. '코로나19'로 곧바로 LPGA투어가 셧다운되는 동시에 도쿄올림픽이 1년 미뤄져 아쉬움이 더 컸다. 잠시 귀국했다가 미국으로 건너가 3월 볼빅 파운더스컵을 준비했지만 또 다시 취소돼 한국에 돌아왔다.
국내에서 휴식과 훈련을 병행하다가 지난달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제주삼다수마스터스 공동 15위에 오르는 과정을 통해 실전 샷 감각을 조율한 상황이다. 남편 남기협씨가 캐디를 맡고 있다는 게 흥미롭다. 박인비는 "캐디 역할은 물론 스윙코치로서 큰 도움이 된다"고 자신감을 곁들였다. AIG여자오픈은 더욱이 2015년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각별한 의미가 있는 곳이다.
2008년 US여자오픈, 2013년에는 나비스코챔피언십과 웨그먼스 LPGA챔피언십, US여자오픈 등 '메이저 3연승'을 쓸어 담았다. 2015년 이 대회 우승컵을 추가해 마침표를 찍었고, 2016년 브라질 리우올림픽 금메달까지 보태 '커리어 골든슬램(golden slam)'이라는 새 이정표를 세웠다. 프로선수들이 1988년 일찌감치 올림픽에 합류한 테니스는 슈테피 그라프(독일)와 앤드리 애거시(미국) 등이 연거푸 '골든슬램 클럽'에 가입했지만 골프계는 박인비가 최초다.
대니엘 강(미국)이 경계대상이다. 지난 3일 드라이브온챔피언십과 10일 마라톤클래식에서 2연승을 수확해 순식간에 상금랭킹 1위(61만 달러)로 올라섰고, 세계랭킹은 2위로 치솟았다. 디펜딩챔프 시부노 히나코(일본)가 '타이틀방어'에 나섰고, 스코티시여자오픈 챔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는 2주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한국은 이미향(27ㆍ볼빅)과 전인지(26ㆍKB금융그룹)와 양희영(31ㆍ우리금융그룹), 김인경(32ㆍ한화큐셀) 등이 기회를 엿보고 있다.

대니엘 강이 2020시즌 첫 메이저 AIG여자오픈에서 '3승 사냥'을 노리고 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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