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리스 잉글리시가 트래블러스챔피언십 최종일 연장 8차전에서 우승버디를 솎아낸 뒤 환호하고 있다. 크롬웰(미국)=Getty images/멀티비츠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해리스 잉글리시의 극적인 연장 우승이다.
28일(한국시간) 미국 코네티컷주 크롬웰 리버하이랜드TPC(파70ㆍ6841야드)에서 막을 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트래블러스챔피언십(총상금 740만 달러) 최종일 5언더파를 작성해 공동선두(13언더파 267타)에 오른 뒤 크래이머 히콕(이상 미국)과 연장 8차전까지 가는 사투 끝에 기어코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지난 1월 센트리토너먼트 이후 5개월 만에 2021시즌 2승째이자 통산 4승째, 우승상금 133만2000달러(15억원)다.
잉글리시는 2타 차 공동 6위로 출발해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묶었다. 첫 홀인 1번홀(파4) 버디로 일찌감치 포문을 열었고, 5, 8, 13, 16번홀에서 차곡차곡 버디를 쌓았다. 막판 17번홀(파3) 보기가 아쉬웠지만 마지막 18번홀(파4) 버디로 만회했다. 그린을 7차례나 놓쳤지만 스코어를 지키는 눈부신 쇼트게임이 돋보였다. 홀 당 평균 1.45개 ‘짠물퍼팅’을 동력으로 삼았다.
히콕과의 연장전은 그야말로 피를 말리는 팽팽한 접전이다. 18번홀과 17번홀(파4)을 수없이 오가며 위기를 벗어나는 동시에 우승버디가 홀을 스치는 장면이 연출됐다. 잉글리시는 결국 18번홀에서 속개된 여덟번째 홀에서 4m 버디로 마침표를 찍었다. PGA투어 역대 두번째, 로이드 맹그럼과 캐리 미들코프가 1949년 모터시티오픈 당시 무려 11차전을 치러 공동우승으로 마무리한 적이 있다.
연장 8개 홀은 5차례, 가장 최근은 존 허(미국)가 로버트 앨런비(호주)와 격돌한 2012년 마야코바클래식이다. 현지에서는 3라운드 공동선두 히콕이 조던 스피스와 텍사스대학 골프부에서 활동한 룸메이트라는데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발스파챔피언십 챔프 샘 번스 등 친구들이 응원했지만 ‘2%’가 부족했다. 또 다른 공동선두 버바 왓슨은 오히려 3타를 까먹어 공동 19위(7언더파 273타)에 머물렀다.
디펜딩챔프 더스틴 존슨(이상 미국)이 1오버파로 주춤해 공동 25위(6언더파 274타)다. 한국은 이경훈(30ㆍCJ대한통운)이 10오버파 난조로 공동 6위에서 공동 73위(2오버파 282타)로 밀렸다. 버디는 딱 2개, 보기 7개와 더블보기 1개, 트리플보기 1개 등 최악의 플레이가 이어졌다. 아이언 샷의 그린적중율 44.44%, 퍼팅 수는 평균 2.0개로 치솟았다. PGA투어 진출 이후 첫 80대 타수에 고개를 숙였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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