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최대 348야드 장타."
그야말로 ‘여자 디섐보’다. 22세 루키 패티 타와타나낏(태국·사진)이 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미라지 미션힐스골프장(파72)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2021시즌 첫 메이저 ANA인스퍼레이션(총상금 310만 달러)을 제패해 뉴스를 만들었다. 1984년 줄리 잉스터(미국) 이후 무려 37년 만의 ‘루키 우승’, 2000년 카리 웹(호주)에 이어 21년 만에 ‘와이어 투 와이어’라는 진기록까지 수립했다.
타와타나낏은 2016년 미국주니어골프협회(AJGA) ‘올해의 선수’에 선정된 차세대 기대주다. 2017년부터 UCLA 골프부에서 활동하면서 7승을 쓸어 담았고, 2018년 US여자오픈에서 아마추어 신분으로 당당하게 공동 5위에 올랐다. 2019년 시메트라(2부)투어 역시 3승과 함께 상금 2위, 평균타수 1위 등 ‘잠룡(潛龍) 파워’를 과시했다. 지난해 LPGA투어에 진출해 14개 대회 ‘톱 10’ 한 차례가 오히려 의외다.
올해는 그러나 2월 게인브리지LPGA 공동 5위와 지난달 드라이브온챔피언십 공동 14위 등 가속도가 붙었다. 이번에는 특히 첫날 6언더파로 출발이 좋았고, 둘째날 3언더파, 셋째날 5언더파, 최종일 4언더파 등 일관성을 곁들였다. 무엇보다 타와타나낏의 평균 323야드 괴력에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헐크’ 브라이슨 디섐보(미국)의 미국프로골프(PGA)투어 1위(320.8야드)를 능가하는 수치다.
타와타나낏이 그린적중률 84.72% ‘컴퓨터 아이언 샷’을 가동했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평균 29개 ‘짠물퍼팅’ 등 도무지 약점이 없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마지막날 챔피언조의 중압감마저 극복하는 ‘강철 멘털’에 주목했다. "내 경기에만 집중했다"는 소감이다.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10언더파를 몰아쳐 코스레코드 타이기록을 작성했지만 2위에 그친 이유다. LPGA투어가 더욱 볼만해졌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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